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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 언제 개로 변신했나… 9000여년전 목줄 맨 사냥개 그림 찾았다

[조글로미디어] | 발행시간: 2017.11.25일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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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우디서 암각화 발견

인간과 함께 염소 사냥

귀 뾰족, 꼬리 위로 말려

현지 케이넌 개 시조인듯

- '개 목줄' 그림 세계 最古

5500년 이집트 벽화 앞서…사육 기원지가 유럽인지 중동지역인지 의견 분분


먼 옛날 늑대 한 마리가 사냥꾼을 따라다니기 시작했다. 사냥꾼이 사냥감을 처리하고 남은 고기를 받아 먹으며 늑대는 한 걸음 한 걸음 사냥꾼에게 다가갔다. 오랜 시간이 흐른 뒤 늑대는 사냥꾼과 함께 사슴, 멧돼지 사냥에 나섰다. 늑대에서 개로 변신한 것이다.

개가 사람과 같이 살기 시작한 모습을 그린 가장 오래된 그림이 발견됐다. 독일 막스 플랑크 인간역사과학연구소의 마리아 구아그닌 박사 연구진은 국제 학술지 '인류 고고학 저널' 최신호에 "사우디아라비아 사막에서 9000년 전 인간이 목줄에 묶인 개와 함께 사냥에 나선 모습을 그린 암각화(岩刻畵)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구아그닌 박사는 지난 3년간 사우디 관광국가문화유산위원회와 함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올라 있는 주바(Jubbah)와 슈와이미스(Shuwaymis)의 암각화를 조사했다. 이곳은 과거 강가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바위 절벽에서는 7000마리 가까운 동물을 그린 암각화 1400여 점이 발견됐다.

사우디아라비아 슈와이미스 유적지에서 발견된 암각화. 활을 든 사냥꾼과 줄에 묶인 개들이 그려져 있다./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

암각화에 나오는 개는 오늘날 중동에 사는 케이넌 개(위)와 흡사한 형태로 어깨의 흰무늬까지 표현하고 있다(아래)./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


암각화는 인류 사회의 변천 과정을 보여준다. 고고학자들은 1만년 전, 수렵 채집하던 사람들이 이 지역에 들어와 살기 시작했다고 본다. 바위 맨 아래 풍만한 여성은 이 시기에 그린 것으로 추정됐다. 7000~8000년 전 사람들은 목축을 하게 됐다. 주바 유적지에선 당시의 가축 유골이 많이 발굴되며, 절벽 위쪽에 그려진 암각화의 동물도 소와 양, 염소가 주를 이룬다.

사람과 함께 사냥을 나선 개의 모습은 고대 여성과 가축 그림 사이에서 찾을 수 있다. 슈와이미스에 156마리, 주바에 193마리 개가 바위에 새겨져 있다. 개들은 모두 요즘으로 치면 중간 정도 크기에 귀가 뾰족하고 꼬리가 둥글게 위로 말려 있다. 우리나라 진돗개를 연상시키는 모습으로, 현지 케이넌(Canaan) 개의 조상으로 보인다. 고대인들은 케이넌 개의 어깨와 가슴에 나있는 흰색 털까지 표현했다.

암각화의 제작 연대는 정확하게 알아내기 어렵다. 유골을 발견하면 그 안에 있는 탄소 성분으로 연대를 측정할 수 있지만, 암각화는 광물이어서 그럴 수 없다. 대신 암각화가 그려진 순서를 토대로 수렵 채집에서 목축 사회로 변화하던 시기에 그려진 것으로 추정됐다. 구아그닌 박사는 "최소 8000~9000년 전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는 이란에서 발굴된 8000년 전 도자기의 개 그림을 앞서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암각화 제작 연대를 확정할 수 없다고 유보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렇지만 최소한 개가 줄에 묶인 모습을 그린 그림으로는 최초라는 데 이견이 없다. 지금까지는 5500년 전 이집트 벽화가 줄에 묶인 개를 그린 가장 오래된 그림이었다.

연구진은 "목줄이 사냥꾼 허리에 묶여 있는 것은, 활을 쏘려면 두 손을 써야 했음을 보여주는 그림"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개를 묶은 줄 역시 요즘과 같은 목줄이 아니라 인간과 개의 유대감을 보여주는 상징이라는 주장도 있다. 어쨌든 유대감이 있다는 것은 이미 길들여진 상태임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늑대는 언제 개로 길들여졌을까. 과학자들은 현존하는 개와 늑대, 그리고 화석에 남은 DNA를 분석해 짧게는 1만5000년에서 4만년 전 사이 개가 출현했다고 본다. 개가 처음 나타난 지역도 의견이 분분하다. 2000년대 초 과학자들은 동남아시아 원산지 개들이 가장 유전적 다양성이 적다는 점에서 그곳을 개의 기원지로 지목했다. 하지만 이후 중동의 늑대가 오늘날 개와 DNA가 가장 비슷하다는 점에서 중동 기원설이 나왔다. 최근에는 시베리아 기원설까지 나왔다.

복수 기원설도 있다. 지난해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진은 아일랜드에서 발굴된 5000년 전 개 유골에서 처음으로 세포핵 DNA를 온전한 상태로 추출했다. 이를 오늘날 개 605종과 비교해 개의 진화 과정을 보여주는 계통도를 그렸다. 개는 크게 유럽산과 아시아산으로 나뉘었다. 분리 시기는 6400~1만4000년 전으로 추정됐다. 연구진은 개가 아시아와 중동·유럽에서 각각 따로 길들여졌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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