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드로 파블로 쿠친스키 페루 대통령의 정치적 미래에 먹구름이 짙게 드리웠다. 대통령의 부패 혐의와 관련해 야당이 자진 사퇴하지 않으면 탄핵 절차를 밟겠다고 경고했다. 일부 각료들도 퇴진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제 1야당으로 의회 과반을 확보하고 있는 우파 민중권력당(FP)은 14일(현지시간) 지난해 취임한 쿠친스키(79) 대통령의 '부패 행위'를 입증할 충분한 증거가 있다고 주장했다.
FP는 오는 21일까지 대통령이 자진 사퇴하지 않으면 탄핵 절차를 밟겠다고 밝혔다. FP의 대변인인 다니엘 살라베리 의원은 쿠친스키 대통령이 "국가 최고직에 머무는 것이 옹호받을 수 없다는 것이 자명하다"고 말했다.
여당 '변화를 위한 페루인 당(PPK)' 소속의 핵심 각료와 의원들도 쿠친스키 대통령의 퇴진을 원하고 있다고 2명의 페루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쿠친스키 대통령의 혐의는 브라질 대형 건설사 오데브레히트가 2004~2013년 쿠친스키 대통령에게 '자문료'란 이름으로 500만달러(약 55억원)을 지급했다고 지난 13일 밝히면서 드러났다. 이 기간 동안 쿠친스키 대통령은 재무장관과 총리를 지냈다.
미 당국의 수사를 받은 오데브레히트는 공공 계약을 따내기 위해 12개국에서 고위 정치인들에게 뇌물로 7억8800만달러(약 8596억원)를 제공했다고 1년 전 시인한 뒤 35억달러(약 3조8181억원)의 벌금을 납부하기로 합의했다.
오데브레히트 스캔들로 여러 나라에서 정치인들이 기소됐다. 지난 13일 에콰도르에선 호르헤 글라스 부통령이 오데브레히트로부터 1350만달러의 뇌물을 받았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이번 스캔들과 관련해 기소된 최고위급 정치인이다.
이날 살라베리 대변인은 "페루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대통령이 자진 사퇴하고 헌법상의 이행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며 "그렇게 되면 부통령이 대통령 대행이 된다"고 설명했다.
월가 은행가 출신의 쿠친스키 대통령은 오데브레히트로부터 돈을 받은 적이 없다고 말해왔다. 하지만 지난 9일 자문을 했다는 사실을 인정했지만 불법으로 돈을 받은 적은 없다고 말했다. 또 오는 22일 오데브레히트 뇌물 사건을 다루는 의회 청문회에 참석하겠다고 말했다.
쿠친스키 대통령이 물러나게 되면 수석 부통령이 마르틴 비즈카라 현 캐나다 대사가 대통령 권한 대행으로 취임하게 된다.
이번 위기로 FP는 정치적으로 이득을 볼 것이란 진단도 나온다. FP는 반인도 범죄 등으로 수감중인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딸인 게이코 후지모리가 이끌고 있다.
후지모리는 2016년 대선에서 쿠친스키 대통령에 석패했다.
출처:료녕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