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우리나라 고용률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평균보다 높다. 하지만 '일자리가 없다'고 난리다. 이유는 연령층별 고용률에 있다. 청년들은 OECD 평균보다 고용률이 낮은데, 노인들은 평균보다 많이 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예산정책처(NABO)의 '경제동향(62호)'에 실린 '우리나라와 OECD국가의 연령층별 고용률 비교 분석' 보고서에서 황종률 경제분석관은 "우리나라의 15세 이상 기준 고용률은 OECD 평균 고용률을 상회하나, 고령층을 제외한 고용률은 OECD 평균을 오히려 하회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ㅣ
고용률은 생산가능인구 대비 취업자수로, 실업률(경제활동인구 대비 실업자수)과 함께 노동시장을 평가하는 주요 지표다.
우리나라의 15세 이상 고용률은 지난해 기준 60.4%로 동기준 OECD 평균 고용률(56.4%)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일본(58.2%), 독일(58.4%), 미국(59.7%) 등 주요 선진국도 우리나라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우리나라 고용률은 2000년대 들어 59%대에서 정체되어 있었으나 최근 3년 연속 60%를 상회하여 완만히 상승하는 추세다.
하지만 연령대별로 들여다보면 우리나라만의 특이점이 보인다. 고령층 고용률은 평균보다 높지만 고령층을 제외한 15~64세 기준 고용률은 우리나라가 OECD국가의 평균보다 낮은 수준이다. 15~64세 기준 고용률은 지난해 기준 66.1%로 OECD 35개국의 평균 고용률(67.0%)에 비해 낮다. 독일(74.4%), 영국(74.3%), 일본(74.3%), 미국(69.4%) 등 주요 선진국의 경우, 이 연령대의 고용률이 대부분 70%를 넘어서거나 70%에 육박하고 있다.
65세 이상 고령층 고용률은 지난해 기준으로 30.7%에 달했다. 이는 OECD 국가 고령층 평균 고용률(14.1%)의 두 배 수준이다. 우리나라 65세 이상 고령층의 고용률은 2000년대 이후 30% 수준을 기록하다 2010년 금융위기 여파로 28.7%까지 하락했지만 다시 30%대로 복귀했다. 2014년에는 31.3%로 정점을 찍었다.
우리나라 청년층 고용률은 2004년 45.1%를 정점으로 2013년 39.7%까지 하락했다. 최근 3년 연속 상승세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을 기록 중이다. OECD 국가 청년층의 평균 고용률도 2000년 55.1%에서 2013년 50.6%까지 하락하다 최근 상승 추세지만, 청년층 고용상황이 대부분의 OECD국가에서 추세적으로 악화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청년층의 고용률 기여도도 상대적으로 낮다. 우리나라 청년층(15~29세)이 생산가능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기준 21.7%로 OECD 평균(23.0%)보다 소폭 낮은 수준이며, 청년층 고용률은 42.3%로 OECD 평균(52.6%)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청년층의 고용률 기여도는 9.2%포인트(기여율 15.2%)에 그쳤다. OECD 평균 기여도인 12.1%포인트(기여율 21.5%)를 밑도는 수준이다. 우리나라 청년층의 경제활동참가율 역시 낮다. 지난해 기준 46.9%를 기록, OECD국가들 중 이탈리아(41.6%)와 그리스(46.4%)에 이어 세 번째로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앞으로도 이같은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황 분석관은 "기업이 기술혁신과 자동화를 통해 신규 고용을 최소화하고 직접고용을 줄이는 추세가 일반화되면서 양질의 고용이 감소하고, 고학력 청년층의 노동시장 진입이 어려워지는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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