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눈 오는 날과 관절 통증의 련관성은 전문가들 사이에서 여전히 논란이 되는 주제다. 비·눈이 내리면 대기압 이 낮아져 관절 내 압력을 변화시키고 결국 통증으로 이어진다는 주장이 있지만, 어디까지나 추정일 뿐 정확히 규명되지는 않았다.
이와 관련해 비오는 날과 관절 통증 사이에는 아무런 련관이 없다는 내용의 연구가 최근 발표돼 시선을 끈다. 지금까지 진행된 연구 가운데 가장 많은 모집단을 대상으로 한 연구다. 미국 하버드 의과대학 아누팜 제나 교수팀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65세 이상 미국인 155만 명의 외래 방문 기록을 모아 기상관측소의 강수량 자료와 함께 분석했다. 그 결과, 비가 온 날 무릎·허리·어깨 통증을 호소한 환자는 전체의 6.23%였다. 맑은 날 같은 증상을 호소한 환자 비율은 6.42%로 오히려 높았다. 나이·성별·인종·만성질환 등 변수를 보정한 결과도 6.35% 대 6.39%로 비슷했다. 강수량이 1㎜ 증가할 때 관절통으로 외래를 방문할 가능성 역시 0.318% 높아지는 데 불과해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연구를 진행한 제나 교수는 “비 오는 날 관절통이 심해진다는 기존 연구는 모집단이 작아 제한적이었다”며 “여전히 많은 사람이 강수량·습도·기압 변화로 관절통이 심해진다고 믿지만, 이는 단순히 집단적인 믿음에 불과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이 연구에 대한 반론도 적지 않다. “통증의 심각성에 따라 조사를 하면 다른 결과가 나올 것”이라거나 “비 오는 날 관절통이 심해졌을 때 병원을 찾는 대신 처방전이 필요 없는 진통제를 먹으며 버텼을 가능성이 있다”는 등의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