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평양 쿡제도 출신 고래 전문가 낸 하우저(63·여)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바닷속으로 들어갔다가 난폭한 뱀상어와 맞닥뜨렸다. 위험천만한 순간 하우저에게 영화 같은 일이 일어났다. 상어밥이 될뻔한 위기에서 하우저를 구한 것은 다름 아닌 거대한 혹등고래였다.
뉴질랜드 언론 허브뉴스는 9일(현지시간) 상어의 위협에서 하우저를 구해낸 혹등고래 이야기를 보도했다. 지난해 10월 라로통가섬 동쪽 바다에서 스노클링을 하던 하우저는 혹등고래 무리를 관찰하고 있었다.
유튜브 영상 캡처
유튜브 영상 캡처
그러던 중 갑자기 거대한 수컷 혹등고래 한 마리가 하우저에게 바짝 다가와 밀치기 시작했다. 몸길이 약 14m, 몸무게 약 22t에 달하는 이 혹등고래는 머리와 입을 이용해 하우저를 밀어냈고 지느러미로 그녀를 감싸 안기도 했다. 심지어 하우저를 자신의 몸에 태워 물 밖으로 내보내려 하기도 했다.
28년 차 고래 전문가인 하우저는 단 한 번도 본적 없는 혹등고래의 이상 행동이 계속되자 물 밖으로 나올 수밖에 없었다. 배로 돌아간 하우저는 수중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을 확인하고는 깜짝 놀랐다. 영상에는 하우저 곁을 맴돌던 4m 길이의 뱀상어가 포착됐기 때문이다. 뱀상어는 상어류 중 백상아리와 더불어 가장 난폭한 성질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우저를 물 밖으로 밀어내던 혹등고래의 행동은 뱀상어로부터 그녀를 보호하기 위한 행동이었다.
유튜브 영상 캡처
유튜브 영상 캡처
배에 있던 하우저의 동료들은 주변에 있던 또 다른 혹등고래 한 마리가 꼬리지느러미로 물보라를 일으켜 뱀상어의 접근을 막는 모습을 목격하기도 했다.
혹등고래는 ‘바다의 수호자’라 불릴 만큼 위험으로부터 다른 종을 지켜주는 보호 본능을 가진 것으로 유명하다. 지금껏 혹등고래가 연약한 바다 생물을 위험한 생물로부터 보호하는 사례가 많이 포착됐지만, 사람을 보호한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외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