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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적 고통이 동반되는 백반증

[조글로미디어] | 발행시간: 2018.01.17일 22:26

화장하는 이유, 미용 때문이 아닙니다

[채정민 기자 cwolf@msnet.co.kr] 60대 초반 남성 A씨는 ‘화장하는 남자’다. 요즘 젊은 층을 중심으로 화장하는 남자가 느는 추세라지만 중년 남성이 얼굴에 분을 바르는 건 보기 드문 일. 그가 이렇게 하는 것은 목과 뺨에 걸쳐 생긴 흰 반점 때문이다. 화장했다는 걸 남들이 알게 되는 게 싫어 외출하기 꺼려진다. 맨 얼굴로 나섰을 때 느끼는 시선도 부담스럽긴 마찬가지다.

30대 초반 여성 B씨도 목덜미와 팔의 흰 반점이 고민거리다. 병원에선 백반증이란다. 그나마 겨울이라 긴 옷과 목도리 등으로 가릴 수 있는 게 다행이다. 하지만 흰 반점이 다른 곳에도 나타날까 두렵다. 추위를 많이 타는지라 겨울이 반갑지 않지만 날이 따뜻해지면 더욱 문제다. 옷차림도 가벼워질 텐데 어떻게 흰 반점을 가릴지 고민이 크다.

사람을 괴롭히는 질환은 손에 꼽기 어려울 만큼 많다. 목숨을 앗아갈 정도로 치명적인 질환이 있는가 하면 대수롭지 않은 것도 적지 않다. 전염되지 않고, 생명에도 지장을 주지 않지만 삶을 불편하게 만드는 질환도 있다. 몸에 흰 반점이 나타나는 백반증도 그중 하나다. 정신적 부담은 물론 사회생활을 하는 데도 영향을 끼친다.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백반증

백반증은 피부에 흰 반점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흰 반점의 크기나 모양은 매우 다양하다. 발생 부위도 사람마다 다르다. 가렵거나 아프지는 않다. 보통은 내부 장기에도 문제가 없다. 생명을 위협하는 것도 아니다. 백반증을 앓고 있는 이들은 전 인구의 1% 내외다. 특히 ‘팝의 황제’라 불렸던 전설적 스타 마이클 잭슨이 앓았던 병으로 알려져 있다.

백반증은 피부 색깔의 문제다. 그러나 팔, 다리, 얼굴 등 자주 노출되는 부위에 흰 반점이 생기면 적지 않은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단지 남과 다른, 독특한 피부 무늬라 생각해도 된다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남들과 다른 것을 넘어 이상해 보인다는 이유 등으로 백안시되고, 이를 감수해야 하는 환자들은 정신적으로 힘들어한다. 지난해 법원에선 백반증이 안면 장애에 해당한다는 판결을 내린 적도 있다.

백반증의 발생 원인은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 멜라닌 색소를 합성하는 멜라닌 세포가 파괴되면서 흰 반점이 나타난다는데 이 세포가 파괴되는 원인은 아직 잘 모른다. 다만 전문가들은 백반증 환자가 있는 집안에서 백반증이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볼 때 유전적인 영향이 있지 않을까 의심하고 있다. 또 면역 반응에 의해 색소를 만들어내는 세포가 파괴돼 생길 수 있다고 보기도 한다.

그래도 백반증을 악화시키는 원인은 정리해볼 수 있다.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라는데 백반증에도 예외가 아니다. 스트레스는 면역 체계에 이상을 일으켜 백반증이 심해질 수 있다. 백반증이 있다면 표백제나 머리 염색약 등의 화학제품은 피하는 게 좋다. 백반증이 있을 때 상처 부위에 흰 반점이 발생하는 경향(콰브너 현상)이 있어 상처가 나지 않게 주의할 필요가 있다.

백반증을 앓는다면 강한 햇빛도 피해야 한다. 멜라닌 세포는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데 백반증 부위에선 멜라닌 세포가 제대로 기능하지 않는다. 겨울이라고 안심해선 안 된다. 백반증이 많이 생기는 10~30대는 겨울철 스키, 스노보드 등을 한창 즐길 연령대다. 겨울철 눈은 자외선을 반사, 가뜩이나 약해진 피부를 더 손상시킬 수 있다.

◆백반증의 진행 과정, 진단과 치료

백반증은 색소가 감소해 하얘지는 질환이다. 백인들에겐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셈이다. 피부색이 짙을수록 피부의 흰 반점은 두드러지게 보일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사람을 비롯해 피부색이 짙은 이들에겐 심리적으로 상당히 부담스러울 수 있는 증상이다. 10~30대에서 많이 발병한다지만 나이와 관계없이 발생할 수 있다.

백반증은 어느 부위에서나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백반증이 잘 생기는 부위는 손, 발, 무릎, 팔꿈치와 얼굴이다. 발생 초기 흰 반점의 크기가 작다고 안심해선 안 된다. 백반증이 계속 진행되는 경우 흰 반점이 광범위하게 퍼질 수도 있다. 심한 경우에는 전신의 피부가 하얗게 되기도 한다.

피부가 하얗게 변한다고 모두 백반증은 아니다. 백반증과 비슷하게 보이는 피부 질환도 여러 가지다. 어릴 때 흰 반점이 나타나는 ‘부분백색증’도 그중 하나다. 머리카락이나 피부에 흰 반점이 생긴다. 이마 부위의 백색 갈기가 특징이다. 흰 반점 부위에는 멜라닌 세포가 발견되지 않으며 멜라닌도 없다.

‘탈색 모반’도 백반증과 다르다. 탈색 모반은 백반증과 가장 많이 혼동하는 질환으로 어린 아이들에게 생기는 피부 저색소증이다. 탈색 모반은 몸의 한쪽에만 발생하고, 시간이 지나도 흰 반점의 크기가 달라지지 않는다. ‘이토멜라닌 저하증’이라는 질환도 어릴 때부터 발생한다. 몸의 양쪽에 흰 반점이 불규칙하게 나타난다. ‘백색잔비늘증’ 역시 비교적 어린 나이 때 발생하는데 아토피 피부염이 동반되기도 한다.

‘특발 물방울 모양 멜라닌 저하증’은 나이가 들면서 발생할 수 있는 피부 저색소증. 햇빛에 의한 노화 현상의 일종으로 팔과 다리에 작은 크기의 흰 반점이 여러 개 나타난다.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나타날 수 있는 직업병인 ‘백색 피부증’, 피부 내 모세혈관이 발달하지 못해 피부 표면이 희게 보이는 ‘빈혈 모반’도 백반증과 구별되는 질환이다. 젊은 여성의 몸에 흰 반점이 발생해 번져가는 ‘진행 저색소반’ 역시 백반증과 다르다.

백반증을 반드시 치료해야 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스트레스가 심하다면 치료 시기를 놓치지 말고 서둘러 병원을 찾는 게 좋다. 백반증을 본격적으로 치료하기 전에는 동반 질환이 있는지 검사해보는 게 바람직하다. 갑상선기능항진증, 당뇨병, 악성빈혈, 부신기능저하증, 결합조직질환 같은 자가면역질환과 동반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도움말 이원주 경북대병원 피부과 교수

매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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