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애플 등과 '중동 테크 허브' 패권 다툼 뛰어든다
구글의 공동창업자인 래리페이지(왼쪽) 알파벳 최고경영자(CEO)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권력 실세 모하마드 빈살만 왕세자. /위키피디아
[서울경제]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이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와 손잡고 중동에 합작 데이터센터 건설을 추진한다. 지난해 말 아마존과 애플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본격 진출을 선언한 중동시장에 구글까지 뛰어들면서 ‘중동 테크 허브’를 놓고 IT 공룡들의 패권 다툼이 격화할 전망이다.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알파벳이 아람코와 중동에 데이터센터를 짓는 방안을 수개월 동안 협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데이터센터를 누가 운영할 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협상에는 구글의 공동창업자인 래리 페이지 알파벳 최고경영자(CEO)와 사우디의 권력 실세인 모하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적극 참여하고 있다고 WSJ는 덧붙였다.
아람코는 세계 석유 매장량의 16%를 보유하는 회사로 기업 평가가치가 2조달러에 달해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으로 꼽힌다. 올해 말께는 지분 5%를 자국과 해외증시에 동시 상장하는 기업공개(IPO)를 계획하고 있다. WSJ는 “이번 협상은 아람코의 IPO와는 직접적 관계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구글과의 합작회사 설립이 투자자를 끌어들이는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빈 살만 왕세자가 추진하는 미 실리콘밸리 진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분석됐다.
구글 입장에서는 아람코와의 협력이 중동 현지에서 외국자본에 대한 거부감을 희석하고 본격적인 중동 진출의 기반을 구축할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아마존과 애플이 지난해 중동 진출을 본격화한 상황에서 뒤늦게 시장에 뛰어드는 구글은 아람코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단숨에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게 된다고 WSJ는 설명했다. 앞서 제프 베저스 아마존 CEO는 지난해 말 중동으로의 본격 진출을 선언했으며, 애플도 중동 각국에서 현지 생산 공장을 짓고 애플스토어를 설립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한편 이날 알파벳과 아마존은 지난해 4·4분기 및 연간 실적을 발표했다. 알파벳은 지난해 4·4분기 323억달러의 매출액과 9.7달러의 주당순이익을 기록했으며, 특히 연매출은 1,100억달러로 2011년 애플, 2015년 아마존에 이어서 연매출 1,000억달러 클럽에 정식으로 가입했다. 아마존도 지난해 4·4분기 매출액 605억달러, 주당순이익 3.75달러로 월가 예상치를 웃도는 호실적을 기록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출처:서울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