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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폰으로 '세상'을 얻고 '인간'을 잃는다

[인터넷료녕신문] | 발행시간: 2019.02.18일 09:11
어렸을 때 읽었던 우화에는 늘 요술방망이가 등장했다. 도깨비들이 가지고 있는 요술방망이는 무엇이든 요구만 하면 척척 해결해주는 만능의

해결사였다. 그런 우화를 읽으면서 나에게도 저런 방망이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 가 하는 생각을 늘 하군 했다. 그런데 어쩔가! 그것이 점차 현실로

되고 있다. 우리 손에 줘여져 있는 핸드폰이 거의 만능의 도구로 변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이 자신이 갖고 있는 육체적 지리적 한계를 극복하고, 더욱 큰 세상과 만날 수 있는 것이 인류의 큰 꿈이었다. 옛날에는 인간이

아무리 날구쳐도 평생 자그마한 동네를 벗어날 수 없었고, 공업화가 다 실현된 사회에서도 인간이 만날 수 있는 세상은 여전히 제한되어 있었다.

그러나 정보화시대에 접어들면서 그것이 완전히 변화였다. 세상에 존재하는모든 것이 동영상, 사진, 그림, 음성, 문자로 부호화되어 가상공간에

저장될 수 있고, 사람은 손에 핸드폰만 들고 있으면, 필요에 따라 그것을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는 세상이 된 것이다. 인간이 집에 앉아 세상구경

마음 껏 할 수 있는 세월이 온 것이다.

  지금 그것도 모자라 부호의 저장용량과 전송속도를 크게 늘린 5G기술의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으며, 육안보다 더 생생하게 현실을 체험할

수 있는 증강현실기술, 사람의 수요를 파악하여 상응한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해줄수 있는 인공지능기술이 현실화되고 있다. 프랑스 사회학자

보르디야르가 말한 것처럼 인간이 “부호”를 소비하고, “현실”과 “가상”을 구분하기 힘든 세상이 온 것이다.

  이런 세상은 인간이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대폭 증강시켜 주었다. 기존의 신문, 방송, TV시대에 정보전송은 단방향적인 것이어서

인간이 피동적인 정보 접수자였다면,오늘날의 정보소통은 쌍방향적인 것으로 인간이 주동적인 정보의 전파자로 변신하게 되었다. 따라서 매개인이 마음껏

자기 념원에 따라 자신의 가지고 있는 자원과 창조물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파할 수 있는 무궁한 기회를 가지게 된 것이다. 따라서 오늘날의

가상공간은 수 많은 개인들이 자신을 표현하고, 자기의 작품을 타인과 공유, 교환할 수 있는 세상이 됨으로써, 인류사에서 처음으로 인간이 정보의

결핍이 아닌 정보 과잉의 시대에 살게 되었다.

  필요한 정보와 지식을 쉽게 얻을 수 있게 됨에 따라 배움의 과정이 날로 무의미해지고 있다. 필요에 따라서 수시로 정보를 검색하고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긴 시간을 들여 정보를 외워 둘 필요가 없게 된 것이다. 중국 숫자경제의 대부 마윈은 학교에서 아무리 학생들에게 열심히

계산을 가르치고 련습시켜도 인간이 절대 계산기를 이길 수 없기 때문에 굳이 많은 시간을 들여 그것을 련습할 필요가 없다고 역설한다. 계산과정을

배우기보다 계산기 다루는 방법을 배우는 쪽이 훨씬 효율적인 시대가 된 셈이다.

  이런 세상은 또 스승과 어른을 필요치 않는 존재로 만들고 있다. 스승이나 어른은 젊은 세대에 비하여 많은 정보나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그러나 오늘날은 정보를 위하여 이들에게 의존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왜냐하면, 인터넷에 이들보다 무한대로 많은 정보가

저장되어 있고, 낮은 비용으로 그것을 마음대로 검색하여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바이두(百度)가 가장 휼륭한 스승이 된 셈이다. 그래서

요즘 젊은 세대가 가장 싫어하는 사람이 만나기만 하면 자신의 경험을 내세워 훈시부터 하려드는 어른들이라고 한다.

  더욱 난감한 것은 기기의 사용과 정보 검색능력이 윗세대보다 젊은 세대가 훨씬 더 능란하기 때문에, 예전처럼 젊은이들이 어른들에게 지식을

배워야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어른들이 애들에게 의존해야 하는 시대가 되어 있다는 점이다. 젊은이들은 핸드폰으로 택시를 불러 타지만, 그

사용법을 모르는 어르신들이 택시를 잡지 못해 길거리에서 서성거리고 있으며, 젊은이들이 핸드폰으로 식당을 예약해서 식사하지만, 그것을 모르는

어르신들은 밖에서 애들 식사 끝나기를 기다려야 하는 기막힌 세상이 되어버렸다.

  더우기 눈여겨 봐야 할 점은 핸드폰으로 인간이 큰 세상을 얻고 있지만, 정작 가까운 세계는 잃고 있다는 점이다. 모든 정감의 공동체가

약화되고 있다. 친구들이 커피솝에서 만났지만 결국 대화보다 핸드폰을 쳐다보고 있으며, 일년만에 마주앉은 형제들이 제각기 핸드폰을 치겨들고 자기의

세상에 빠져 들고 있으며, 한 침대에 누운 부부는 등을 돌리고 기기와 마주하여 다른 꿈을 꾸고 있고, 자식은 부모보다 핸드폰을 더 떠나지 못하는

시대로 되었다. 가상공간에 듬뿍 차 있는 무궁무진한 놀이거리와 정보들은 인간을 유혹하고 있으며, 유혹에 취약한 인간은 그에 빠져 주위의 사람들을

점차 성가스런 존재로 여기고 있다.

  더욱 요상한 것은 놀이와 정보의 무한성으로 하여 사람마다 자기의 의미세계를 따로 구성해갈 수 있기 때문에 사회와 집단생활을 위하여

필수적인 공동의 의미세계가 점차 상실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로하여 동료사이, 친구사이, 형제사이, 부부사이, 부모와 자식간의 공동언어가 점차

소실되고 있으며, 한지붕 아래에서 점차 다른 “종”으로 변이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요즘 사람들은 주위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불편함을 느끼기 보다는 본인에게 무한한 즐거움만 가져다 주는 기기에 더욱 의존하게

되며, 그것을 매개로 얼굴도 모르는 불특정자들이 생산한 내용물과 물건들에 열광하고 있다. 구경 기기와 사는 건지, 사람과 사는 건지 헷갈리게

된다.

  결국 핸드폰으로 "세상"을 얻고, "인간"을 잃고 있는 셈이다. 최저로 점차 우리가 익숙해 있던 "인간"이 아니고, 다른 "종"으로

변이되고 있다.한자로 풀이하면 인간(人间)이란 "사람과 사람사이"를 의미한다. 그러나 오늘날은 "사람과 기기사이"(人器间)이고, 기기너머로

누구와 접속하는 지도 모르면서 살고 있다. 예전에는 사람과 사람이 접촉하면서 서로 배우고, 례의도 형성하고, 정도 쌓고, 공동체도 만들면서

살아왔지만, 오늘날에는 이러한 것들이 점차 의미를 잃고 있다. 그렇다면 구경 미래의 "인간"과 "사회"는 어떤 모습일가? 인류가 새로운 문명의

입구에 서있는 것 만은 분명하다.

박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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