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지역 전통극 1인자 조선족 최광려
(흑룡강신문=하얼빈) “해외에서 전통극 공연을 하면 객석의 중국인들이 고향에 온 듯하다며 눈물을 흘립니다. 전통극은 문화의 뿌리죠.”
중국 경극 국가 1급 배우이고 조선족인 최광려(56,崔光丽) 씨의 말이다.
최근 그녀는 한국국제교류재단의 문화예술계 인사 초청 행사에 참여차 한국을 방문했다. 그는 “전통극이 외면받고 있지만 뿌리를 지키는 일이라는 사명감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며 “방한을 계기로 량국간 합동공연 등 문화교류를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최광려씨는 사천성을 대표하는 전통극단인 천극원의 대표배우로 20년 전인 36살 때 국가 1급 배우로 지정될 정도로 천극(川剧)분야에서 독보적인 일인자다. 북경의 전통극 ‘경극’에 ‘패왕별희’가 유명하다면 사천성의 전통극인 ‘천극’ 중에는 량산백과 축영대의 사랑이야기를 그린 ‘류음기(柳荫记)’ 등이 널리 알려졌다.
그는 12살 때 천극에 입문해 14살 때부터 주연배우로 무대에 섰다. 류음기를 비롯해 각종 천극 공연에서 단연 주연으로 뽑혀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싱가포르 등 15개 나라에서도 공연했다.
문화예술 분야에서 뚜렷한 공적을 세운 배우에게 정부가 수여하는 매화상과 백모란상을 받았고 사천성 정치협상회의 문화예술 분야 위원으로 활약하면서 전통극 분야에서 인정받는 인물이다.
친구의 오디션을 응원하러 갔다가 천극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우연히 발탁돼 전통극 배우의 길에 들어섰다는 그는 “춤과 노래로 사람들을 웃기고 울리는 일은 너무 매력적인 일”이라며 “처음에는 반대했던 부친도 나중에는 가장 열렬한 팬이 돼서 응원해주었다”고 했다.
그녀는 천극에 나오는 각양각색 인물들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독특하게 표현하는데 능했다. 그래서 그가 맡은 배역들은 생동감이 넘치고 서로 다른 개성을 가지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5살 때 료녕성에서 사천성으로 이주해 성장한 그는 “우리 말은 잊었지만 조선족 출신이란걸 잊고 산 적이 없다”며 ”내가 남보다 많다는 신명과 끼야말로 우리 민족의 DNA”라고 자랑스러워했다.
그는 현재 전통문화가 젊은이들한테서 외면받고 있어 후학을 양성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하면서 다행히 정부에서 본격적으로 나서서 전통 문예 부흥에 힘쓰고 있기에 앞으로 많이 좋아질 것이다고 기대했다.
최 씨는 “소학교에도 전통극 수업이 생겨 종종 강의하거나 간단한 련습 등을 학생들과 함께 해보고 있다”며 “어려서부터 전통극을 친숙하게 느끼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에 있는 기간 판소리 명인 등 예술인들과 교류할 예정인 그는 “전통예술을 지키기 위한 다양한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특히 한중 전통극 합동무대를 만들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에서 춘향전과 같은 판소리를 천극이나 경극 스타일로 무대에 올리면 중국인들이 한국문화를 친숙하게 리해할 수 있을 것이며 마찬가지로 한국에서는 류음기나 패왕별희를 판소리로 풀어내는 공연을 하고 싶다고 자신의 생각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예술은 아름다움을 추구하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감동을 준다”며 “젊은이들이 무조건 전통문화를 싫어할 거라고 미리 포기하지 말고 새로움을 가미해 아름다운 무대를 꾸민다면 외면받지 않을 거라 확신한다”면서 “중한 량국 예술은 각자의 독창성이 있기에 량국 문화의 교류를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전했다.
/종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