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한 잠을 휴일에 몰아잘 수 있다, 없다를 두고 학계의 연구결과가 엇갈린다.
지난해 《수면연구저널》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쉬는 날 잠을 몰아 자면 주중 수면 부족으로 인한 건강상 위험을 일부 상쇄한다. 그러나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최근 실린 연구에 따르면 주말 몰아 자기로 주중에 쌓인 피로를 해소하기 어렵다.
뭐가 맞는 이야기일가? 미국 주간지 《타임》의 전문가에게 물었다.
많은 사람이 잠을 은행 계좌의 돈으로 여긴다. ‘월요일에 한시간 인출했다가 토요일에 한 시간 예금하면 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수면의 방정식은 그것보다 복잡하다.
미시간대학교 수면장애쎈터 캐시 골드스타인 교수는 “주중 수면이 부족한 상태에서 주말에 많이 자고 나면 ‘깨여있는’ 기분을 느낄 수 있겠지만 한시간 부족한 수면을 한시간 몰아 자기로 벌충할 수 없다”고 말했다.
2016년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한시간의 수면 부족을 벌충하려면 나흘간 충분히 자야 한다. 골드스타인 교수는 “많은 사람이 주중 내내 수면이 부족하기 때문에 주말에 몰아 자기로 이걸 전부 벌충하는 것은 수학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 “잠 빚이 계속 쌓이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몰아 자기의 부작용도 있다. 수면 리듬이 깨지는 것이다. 생체시계는 매우 예민하므로 하루, 이틀만 늦잠을 자도 수면시간은 뒤로 밀린다. 결국 부족한 잠을 보충하려다 다음주의 수면 부족을 예약하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그래서 주말에 종일 자는 것보다는 주중 낮에 틈틈이 쪽잠을 자는 게 바람직하다고 충고한다. 미국의 국립수면재단에 따르면 20분 안팎의 낮잠은 피로를 풀고 컨디션을 회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골드스타인 교수는 “주말에도 기상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잠자리에서 스마트폰 등으로 수면 리듬을 깨지 않는다면 수면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가장 좋은 방법은 주중에 충분한 수면시간을 확보하는 것”이라면서 “잠을 잘 자면 낮 시간의 효률이 높아져 업무에 드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