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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청소년들에게 모어(母語)교육을 해야 하는가?

[인터넷료녕신문] | 발행시간: 2019.04.19일 09:13



황유복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사색(3)

오늘 중국조선족이 흩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하나의

민족사회를 보존하고 발전시키는 일이 절실한 시대적 과업으로 되고 있다. 그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우리 민족 지성인들의 앞에 놓인 어렵지만

풀어가야만 하는 공동한 과제일 것이다.

조선족은 누구이고 우리는 어떤 힘을 지니고 있는가?

라는 문제에 대답하기전에 먼저 석춘화양의 이야기를 살펴보자.

금년 10월 21일, 한국에서 개최된 제18회 한,

중, 일 텔레비죤방송제작자포럼에서 한국 KBS는 《삼대-연변처녀 동경 정착기》라는 다큐멘터리(纪录片)를 제출하였다. 다큐멘터리는 화룡출신의

석춘화양이 북경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일본에 가서 대학원 석사과정을 마친 후, 일본의 잘 나가는 회사의 해외영업담당으로 취직된 이야기를 기록했다.

한국인들의 조선족차별의식을 불식시키기 위해 찍었다고 설명하는 다큐멘터리 감독은 연변에서 집을 지키고 있는 외할머니와 서울에서 로무하고 있는

어머니, 그리고 동경에서 활약하는 석춘화의 일상을 대조시키는 수법으로 중, 한, 일 3개국 언어를 동시에 구사할 수 있는 조선족 젊은이들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지금 산재지역 조선족학생들의 이러한 우세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관내 대도시로 진출한 부모들을 따라온 학생들은 한족학교를 다니면서 점차 우리가 조선족일 수 있게 하는 우선 조건인

민족언어를 상실하게 되기 때문이다. 다른 민족지역으로 이주한 사람들이 민족특성을 상실하는 순서는 제일 먼저 민족의 언어를 상실하고 그 다음에

음식습관을 상실하며 마지막으로 가치관을 상실한다고 한다. 대도시로 들어온 조선족 가정의 청소년들이 제일 먼저 상실하게 되는 것이 바로

민족언어이다. 인간은 자신의 모어(母語)를 사용할 때 가장 창의적인 사고를 할 수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모든 소수민족들의 언어가 보존돼야

세계적 인류의 지적 자산이 보존될 수 있다고 한다.

민족을 형성하는 5대 요소가운데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언어이다. 언어는 문화현상중에서 민족의식을 갖게 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된다. 언어는 의사소통의 도구일 뿐만 아니라 의사소통을 통하여

감정을 공유하고 류사한 사유체계를 형성하게 한다. 민족언어는 민족문화를 민족구성원들에게 공유하게 하고 또 그것을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전달해주는 가장 중요한 담체이다. 문화와 언어의 관계에서 문화가 언어의 구조와 내용에 영향을 미치는 동시에 언어구조가 문화의 다른 측면과

사고방식에 미치는 영향도 매우 크다. 따라서 우리는 한 민족의 언어행위를 통해서 그 민족의 사회관계와 사회구조 및 사고의 구도까지도 파악할 수

있다. 언어와 문화는 떼여서 생각할 수 없는 매우 밀접한 관계에 있으며 그만큼 언어의 중요성은 크다.

도시 조선족학생들의 모어상실현상을 해결하기 위하여

필자는 1989년 3월 미국 하버드대학 교환교수생활을 정리하고 돌아와서 미국에서 받은 강사료로 북경시 교육부문의 정식인가를 받고 법인자격을 가진

‘북경조선어학교’를 설립했다. 그리고 각지의 요청에 따라 북쪽의 할빈에서 최남단의 해남도 해구에 이르기까지 전국의 15개 도시에 분교를 설립해

조선족청소년들에게 모어교육을 실시하였다. ‘북경조선어학교’는 무료로 도시청소년들에게 우리말을 가르치는 주말학교였다. 1995년 학교는 국가

교육부의 새로운 규정에 따라 학교명칭을 ‘북경한국어배훈(培训)학교’로 바꾸었고(북경에 민족언어교육을 목표로 하는 학교는 우리 밖에 없기 때문에

외국어학교로 분류시킴), 북경에서 걷잡을 수 없이 치솟는 교실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2013년에 문을 닫게 되였다. 그동안 학교와 분교는 만

5천 여명이 넘는 학생들을 교육했고 그중 600여명의 우수한 학생들을 미국과 한국에 보내 류학하게 하였다.

지금은 필자가 ‘북경조선어학교’를 설립할 때와 달리

조선족기업인들이 성장했기 때문에 조선족들이 진출해있는 도시마다 조선족기업인들의 도움으로 우리말을 배울 수 있는 주말학교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중국조선민족사학회 산하의 조선민족발전위원회는 성립

당시부터 조선족 청소년들의 모어교육을 위해 해마다 ‘상해화동조선족주말학교’에 재정지원을 해오고 있다.

21세기는 다양한 민족문화의 가치들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시대여야 한다. 비록 세계화가 피할 수 없는 력사의 추세라 할지라도 그것은 여러 민족의 언어나 문화가 어느 한 언어나 문화에로의 동화로

이어져서는 안된다. 모어는 민족문화의 요람으로서 일단 상실하기만 하면 그 회복은 불가능하다. 다양한 민족들의 언어와 문화는 그 문화의 자주성에

바탕을 둔 동참과 협력이 토대가 되여 모든 민족들의 미래를 위한 생존전략으로서의 가치를 부여해야 한다. 언어와 문화의 획일화가 인류문명에 끼칠

수 있는 가장 심각한 부작용은 인류문화가 갖는 언어, 문화적 다양성을 말살시킴으로써 인류가 선택할 수 있는 문화적 대안을 제한시킨다는 점이다.

길림신문/ 황유복(중앙민족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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