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력발전소 굴뚝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 배출농도를 기존 설비의 10배 수준까지 제거할 수 있는 친환경 설비가 한국서 개발됐다. 이 설비는 화력발전소 굴뚝에 설치된 기존 장비를 전기 방식으로만 바꾸면 바로 사용할 수 있어 국내 미세먼지 감축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기계연구원은 두산중공업과 함께 화력발전소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를 입방미터당 0.5밀리그램(mg) 이하까지 제거하는 ‘고효율 정전 습분제거기(Electrostatic Mist Eliminator, 이하 EME)’를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김용진 기계연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개발한 EME는 정전기의 원리를 이용한 것이 특징이다. 화력발전소 굴뚝에 설치된 ‘습분제거기(Mist Eliminator, ME)’에 강한 전기를 흘려보내면 정전기가 발생하고, 이로 인해 오염물질이 한 곳에 모여 제거되는 것이다.
기존 습분제거기는 오염물질 입자를 걸러내기 위해 굴뚝에 회전기를 달아 오염물질을 원심력에 의해 외벽과 충돌시켜 걸러내는 방식을 사용했다. 또 파이프관을 따라 오염물질을 충돌시켜 제거하는 ‘관성 충돌 방식’도 사용했다.
이러한 방법들은 20마이크로미터(㎛) 이하 크기의 입자를 가진 오염 물질을 걸러내지 못하는 단점을 갖는다. 때문에 5~10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미세먼지와 같은 미세 입자 제거를 위해서는 고가의 습식전기집진기를 추가로 필요하다.
하지만, EME는 별도의 습식전기집진설비 없이 기존 탈황장치 상부 습분제거기에 고유속용 강체방전극과 전기집진 방식을 조합하기만 하면 미세먼지까지 걸러낼 수 있다. 특히 세계 화력발전소의 미세먼지 최저 배출기준(5㎎/N㎥)의 10% 수준인 0.5㎎/N㎥까지 농도를 감축한다.
연구팀은 두산중공업 창원공장에 EME 파일럿 시설을 설치해 이같은 결과를 얻었다. 해당 실험에서 EME는 미세먼지 농도를 입방미터당 0.5mg 이하까지 제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앞으로 500메가와트(MW)급 EME 상용화 설계를 완료해 실증에 착수할 계획이다.
김용진 책임연구원은 "EME는 기존 석탄화력발전소 미세먼지 배출농도를 LNG 가스 발전소 배출 수준으로 청정하게 하는 장치기술"이라며 "대용량 발전소 환경개선은 물론 중소 일반 산업용 미세먼지 저감장치로 활용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외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