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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후에도 당신이 일자리를 가지고 있을 확률

[인터넷료녕신문] | 발행시간: 2019.05.28일 10:38
옥스퍼드 대학의 칼 베네딕트 프레이 교수(이하 프레이 교수)와 마이클 오스본 교수(이하 오스본 교수)는 미국 노동시장의 702개의 직종을 분석하여 이들 직종이 자동화의 위험에 얼마나 노출되어있는지를 발표하였다. 이들의 논문 'The Future of Employment: How Susceptible are Jobs toComputerization?'(2013)에 따르면, 2010년을 기준으로 향후 미국의 일자리 중 47%에 해당하는 일자리가 사라질 위험에 처해있다고 했다.

2016년 12월 고용정보원은 프레이 교수와 오스본 교수의 분석기법을 활용해 한국의 고용시장의 미래 전망을 분석한 '기술변화에 따른 일자리 영향 연구'(2016)를 발표했다. 고용정보원의 발표에 따르면, 2016년 기준으로 10년 후인 2025년에는 전체의 71%에 달하는 일자리가 인공지능·로봇 등 자동화로 인해 대체될 위험에 처하게 된다. 인원으로 따지면 약 1740만 명이다.

물론, 이에 대한 반론도 존재한다. 인공지능이나 로봇에 의한 일자리 위협은 지나치게 과장된 것으로 일부 단순 직무만이 대체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다. 그들은 오히려 새로운 기술에 의해 더 많은 일자리가 생겨날 것이라 주장한다.

"인공지능이나 로봇은 걱정할 만큼 그렇게 강력한 성능을 가지지 못했고, 설사 인공지능과 로봇의 성능이 더 발전하여 기존의 일자리를 다소 대체하더라도, 그보다 더 많은 수의 일자리를 새로운 분야에서 만들어 낼 수 있다"라고 말이다.

과연 그럴까?

물론, 아직까지 인공지능이나 로봇의 성능은 영화 속 터미네이터처럼 인간을 능가할 정도로 강력하지는 못하다. 그러나 그건 종합적인 능력에 한해서 그렇다는 것이지, 제한된 분야, 그것도 우리가 취업을 해서 일을 하는 분야와 관련해서는 그렇지 않다. 인공지능이나 로봇의 성능은 우리가 느끼는 것보다 더 강력하며, 충분히 우리 인간의 일자리를 위협할 정도다. 2016년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결에서 목격했듯이, 이미 기계는 특정한 분야에 한해서, 또 제시된 특정한 업무와 관련해서는 인간을 위협할 정도로 충분히 강력한 성능을 가지고 있다.

제조 현장에서 산업용 로봇은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정밀도로 휴식도 없이 반복된 작업을 수행한다. 비용도 인간보다 더 저렴하다. 상점에서는 인간 계산원의 자리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무인주문 시스템을 통해 안전하고 정확하게, 그리고 더 저렴한 비용으로 그 업무를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무실에서 수치계산이나, 서류 감수, 거래처 확인 등의 단순 반복적인 업무는 이제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 Robotic Process Automation)라는 이름의 자동화 기술로 대체 중이다. 화이트칼라-사무직 일자리도 자동화의 대세에 휩쓸려 갈 날이 이제 멀지 않았다.

이처럼 자동화로 인한 일자리 대체는 이미 충분히 위협적인 상황에 처해있다.

더구나 자동화 기술이 기존의 일자리를 급속도로 소멸시키는 것에 비해, 그들이 만들어 내는 새로운 분야의 새로운 일자리의 수는 그다지 많지 않다. 새로운 기술과 관련된 제품, 부품, 서비스를 생산하고 제공하는 것 역시 인간 노동자가 아니라 또 다른 자동화 기술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기술에 의해 기존의 일자리는 대규모로 사라지지만, 새로운 분야에서 생겨나는 일자리는 아주 미미하다. 고작해야 새로운 기술을 연구 개발하는 분야와 관련된 일자리가 전부다.

그런데, 여기서 생각해볼 부분이 있다. 자동화에 의해 기존의 일자리에서 밀려나는 노동자들 대부분은 전문적인 기술이나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지 못한 단순 업무 종사자들이라는 점이다. 평생을 단순 기계조작이나, 판매원, 사무직에 종사하던 사람들이 단기간 내에 전문적인 기술과 지식을 습득하여 새로운 분야에서 일자리를 구할 가능성이 과연 얼마나 될까? 노동연구원에 따르면, 10년 후 인공지능이나 로봇에 의해 일자리를 잃게 될 가능성이 높은 노동자의 숫자는 약 1천7백40만 명이나 된다. 10년 후 일자리를 잃은 이들 1740만 명 중 새로운 분야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얻을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가 될 것이다.

요즘 대한민국에서는 자동화가 어떻게 일자리를 사라지게 만드는지 그 생생한 증거가 되는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다.

자동화 기술이 시장에 도입되기 위해서는 첫째, 자동화 기술이 인간이 수행하는 특정한 업무를 대체할 수 있어야 하고, 둘째, 자동화 기술이 수행하는 업무의 신뢰성이 인간보다 더 높아야 하며, 셋째, 자동화 기술의 도입 비용이 인간보다 낮아야 한다. 지금까지는 이 세 가지 조건 중에 하나 이상이 충족되지 못했었다. 특히 비용 부분이 그랬다. 그러나 불행히도 현재 우리는 대부분의 산업영역에서 "인간보다 높은 신뢰성을 가지고, 인간보다 더 낮은 비용으로 인간의 상당한 업무를 대체하는" 자동화 기술을 맞이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최근 2년 사이 급격히 늘어난 무인주문시스템이다.

문재인 정부는 취임 직후부터 최저임금 1만원을 목표로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정책을 추진했다. 임금 소득의 증가를 통해 소비를 진작하고 투자를 촉진시켜 경제를 선순환시킨다는 의도였다. 그러나 시장은 정부의 의도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특히 비용절감이 생계와 직접적으로 관련되는 자영업자들을 중심으로 종업원들을 해고하고, 그 자리를 기계로 대체하는 바람이 불었다. 그 결과가 바로 키오스크를 활용한 무인주문시스템의 급격한 도입이다.

무인주문시스템 1대는 노동자 2~3명을 대체한다. 시장에는 이미 최저임금 노동자 임금의 10분의 1수준의 저가 모델까지 나온 상태이다. 이 정도의 가격적 메리트가 있는 데도 구태여 인간 노동자를 고용할 사업주는 많지 않다. 패스트푸드나 요식업을 중심으로 무인주문시스템은 확산되었고, 최저임금을 받으며 생계를 이어가던 사람들 다수는 일자리를 잃었다.

결과적으로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은 적어도 서비스업계에서는 자동화 시스템(무인주문시스템)이 인간 노동자를 대체하는 상황을 촉진시켰다. 그리고 자동화에 의해 어떻게 인간의 일자리가 사라지는지에 대한 생생한 사례를 남겼다. 정부의 고용정책 수립 시 필수적으로 고려할 사항에 자동화라는 요소를 추가해야 할 필요성도 확인되었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앞으로 더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김상하

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언급하며, 사람들, 특히 정부와 기업은 자율주행차량, 인공지능, 로봇 등 새로운 기술이 생산성을 향상시켜, 경제가 성장하고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한다. 그 과실을 쟁취하기 위해 기업들은 새로운 기술에 투자를 늘리고, 정부는 세제 혜택 등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기술 발전에 의해 생산성이 개선되고, 경제가 성장하고,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라는 믿음이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에 정당성을 더한다.

그러나 자율주행차량, 인공지능, 로봇 등 새로운 기술을 통해 기업들의 경쟁력이야 제고될 수 있겠지만, 정부의 기대처럼 일자리는 늘어날 수 있을까 하는 부분은 의문이다. 그 이유는 ‘생산에서 인간의 배제’라는 4차 산업혁명이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속성 때문이다.

기계식 설비를 통한 생산이 시작된 1차 산업혁명, 컨베이어 벨트와 전기 동력에 의한 대량 생산이 시작된 2차 산업혁명, 전자기술과 IT 기술을 통해 부분적인 자동화가 구현된 3차 산업혁명까지는 어떤 형태로건 생산의 주체는 인간이었다. 인간은 생산의 모든 과정에 개입하고 통제해왔다. 그러나 이제 막 시작지점에 서 있는 소위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이 공식은 깨어질 예정에 있다. 생산의 주체가 인간이 아닌 기계 그 자체가 되기 때문이다.

자율주행차량, 스마트 팩토리, 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시대를 대표하는 새로운 기술에서, 스마트한 기계는 그 자체가 주체가 되어 생산을 통제하고, 관리하고, 업무를 수행한다. 그 결과인 재화와 용역을 제공한다. 이 과정에서 인간이 설자리는 점점 사라진다.

지난 7일 구글의 자회사 웨이모는 차량공유서비스 업체인 리프트와 손잡고 자율주행차량을 이용한 차량공유서비스에 뛰어든다고 발표했다. 이미 작년 말부터 자율주행차량을 이용한 택시 서비스의 상용화를 미국 내에서 시작한 웨이모였다. 이미 미래는 시작되었다. 몇 년 후면, 인간은 운전이라는 노동에서 해방될 것이다. 긴 여행 중에 아무것도 하지 않고 모두가 편히 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편리성은 대가를 수반한다. 운전과 관련된 업종의 일자리 소멸이다. 운전할 필요가 없는데, 운전사를 고용할 고용주는 없기 때문이다. 그것이 택시이건, 버스건, 트럭이건, 또 다른 운전수단이건 간에 점진적으로 운전으로 생계를 이어갈 일자리는 사라지는 운명을 맞이하게 된다. 운전면허 학원, 개인용 자동차 보험시장 등 운전과 관련된 일자리 역시 동일한 운명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제조업 현장에서 자동화는 이미 대세이다. 벌써 8년째 대한민국은 노동자 1만 명당 로봇 대수로 계산하는 로봇 밀도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2017년의 로봇밀도는 노동자 1만 명당 710명으로, 2년 전인 2015년 531대보다 34%나 증가하였다. 이는 322대인 독일이나 308대인 일본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이다. 이 자동화 수준은 앞으로 더 가속화될 예정이다. 기계 자체가 생산의 주체가 되는 소위 4차 산업혁명의 시대의 제조업인 스마트 팩토리가 이제 막 시작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대기업을 중심으로 로봇프로세스 자동화(RPA)라는 이름의 사무자동화 도입이 늘어나고 있다. RPA란 기업의 업무 영역 전반에서 반복적으로 처리되는 업무들을 소프트웨어 등을 통해 자동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상당히 오래된 개념이었던 이 기술이 최근 다시 도입 붐이 일어나고 있는 이유는 인공지능 기술과 결합된 RPA를 통해서 보다 강력하게 효율성 제고와 비용 절감이라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애초에 RPA는 비용 절감, 그중에서도 인력 절감을 목적으로 한다. 따라서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더욱 발전된 RPA 기술은 필연적으로 화이트칼라 일자리를 대거 없애버릴 가능성이 높다. 참고로, 작년 5월 발표된 LG경제연구원의 보고서 '인공지능에 의한 일자리 위험 진단'(2018. 5.)에 따르면, 2017년 상반기 기준으로 우리나라 노동시장 일자리의 43%가 향후 자동화에 의해 일자리가 대체될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군에 속했으며, 그중에서 사무직 종사자의 86%에 해당하는 약 395만 명이 인공지능에 의해 일자리가 대체될 위험성이 높은 고위험군에 속했다.

인간을 대체하기에 충분히 강력한 성능의 자동화 기술들이 이제는 충분히 저렴한 비용까지 갖추며, 점점 더 많은 분야에서, 점점 더 많은 인간 노동력을 대체해가고 있다. 비용이라도 비싸다면 도입 속도가 늦어지겠지만, 성능은 점점 더 좋아지는데 도입비용은 점점 더 낮아진다. 과거 산업용 로봇을 구매하는 데에 든 비용을 회수하는 자본 회수 기간은 11년이 넘었다. 그러나 근래에 나오는 로봇의 자본회수 기간은 1.3년에 불과하다. 심지어, 자본회수 기간이 195일에 불과한 제품도 있다.

인간 노동자가 기계 노동자의 일자리 경쟁에서 이길 수 있을까? 10년 후까지 자신의 자리를 보존하고 있을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고용시장의 환경은 인간에 있어서 날로 적대적으로 되어가고 있고 그 중심에 자동화라는 요인이 있지만, 위정자들은 보다 강력한 자동화가 기본인 새로운 기술, 소위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기술로 일자리가 늘어난다는 주장을 반복한다. 무지의 소치일까, 아니면 반발을 잠재우려는 목적에서 남발하는 희망 고문일까?

우리가 어떤 난관에 처해있을 때,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현실에 대한 냉철한 인식이다. 현재 우리가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지를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판단해야,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 적절한 대안을 찾을 수 있다. 현재 우리가 처한 자동화로 인한 일자리 소멸 문제 역시 동일하다. 현재 우리가 처한 상황을 냉정하고 정확하게 분석해야 한다. 인간보다 싼 가격으로 인간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일하는 인공지능, 로봇 등 자동화 기술이 속속 도입되고 있으며, 이들 자동화 기술에 의해 우리 인간 노동자의 일자리가 심각한 위협에 처해있음을 인식하고 인정해야 한다. 그런 다음에 상시적인 이직을 대비한 평생 교육 시스템을 정비하건 사회적 안전망을 확충하건 "현재 처한 상황에 적합한" 대안이 나올 수 있다.

다음 기회에는 냉철한 현실 인식 속에서 어떠한 대안을 찾아볼 수 있을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외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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