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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룡고인 5] 숨결이 바람 될 때

[길림신문] | 발행시간: 2019.05.31일 14:06
저자는 10년의 수련 끝에 정상을 앞둔 36살 신경외과 의사다. 사회에서 인정 받고, 일류대학교수 자리를 제안 받았다. 저자가 인생의 정점에 있을 때, 그는 페암말기 선고를 받는다.

그는 대학 시절 인간의 의미를 찾으려고 문학과 철학을 공부했고, 더 정확한 답을 얻기 위해 의학을 공부하였다. 그는 의사가 되어서 문학적 철학적 의미로만 파고들었던 죽음과 삶을 바로 가까이에서 목격하게 된다. 모든 이가 언젠가는 마주치기 마련인, 삶과 죽음과 의미가 서로 교차하는 문제들은 대개 의학적 상황에서 발생한다는 것이다. 인간은 결국 생물학적 죽음을 겪게 되는데, 그렇다면 계속 살아갈 만큼 인생을 의미 있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신경외과의는 인간의 본질인 뇌를 조작하며, 뇌수술을 받는 환자와 대화할 때에는 정체성의 문제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그는 환자의 뇌를 수술하기 전에 먼저 환자의 마음을 리해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환자의 정체성, 가치관, 무엇이 환자의 삶을 가치 있게 하는지, 또 얼마나 망가져야 삶을 마감하고 싶은 생각이 드는지를.... 요점은 단순히 사느냐 죽느냐가 아니라 어느 쪽이 살아갈 만한 가치가 있는 가이다.

 

그런 저자도 죽음을 선고받게 된다.

저자도 암판정을 받고 슬픔의 5가지 단계를 겪었다. 처음엔 변이 가능한 암판정을 받고 희망을 갖게 된다. 점점 깨끗해지는 자신의 CT사진을 보면서 그는 다시 희망을 느끼고 체력을 기르고 수술대로 오른다. 그는 빠른 시간내 원래의 실력과 권위를 되찾게 된다. 동시에 대학에서 최고의 대우를 약속 받으며 모든 것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듯 싶었지만 변이 불가능한 암의 발견과 함께 그의 몸상태는 급속도로 나빠진다.

“당신에게서 가장 중요한 게 뭔지 찾아내야 해요.”

그는 문학에 대하여 다시 생각하게 되였다. 의사의 의무란 죽음을 늦추거나 환자에게 예전의 삶을 돌려주는 것이 아니라, 삶이 무너져 버린 환자가 다시 일어나 자신들이 처한 실존적 상황을 마주보고 이해할 수 있을 때까지 돕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그는 가족들의 축복 속에서 자신의 머리색과 같은 딸아이를 만났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네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무슨 일을 했는지. 세상에 어떤 의미 있는 일을 했는지 설명해야 하는 순간이 온다면, 바라건대 네가 죽어가는 아빠의 나날을 충만한 기쁨으로 채워줬음을 빼놓지 말았으면 좋겠구나. 아빠가 평생 느껴보지 못한 기쁨이었고, 그로 인해 아빠는 이제 더 많은 것을 바라지 않고 만족하며 편히 쉴 수 있게 되였단다. 지금 이 순간, 그건 내게 정말로 엄청난 일이 란다” ―딸아이에게 남긴 메시지

암이 뇌까지 갔을 때 그는 가족의 반대에도 안락치료를 선택했다. 이것은 현재 인간의 사상을 배반하는 결정이었으나 삶의 의미를 계속 파고들었던 그에겐 용기 있는 마지막 순간이였다.

글을 다 읽고 난 후 처음으로 느꼈던 건 죽음에 대한 암울함과 위로를 받았다는 아이러니함이였다. 멀리에만 있다고 생각했던 죽음에 대해 저자가 문학과 의학을 두루 섞어 너무 생생하게 표현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후반부에서는 저자가 자신이 처한 상황을 현실감 있고 담담한 문장으로 보여주면서 여러가지 감정들을 대신 느끼게 해주었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오는 것이다. 저자는 누구한테 빨리 찾아온다고 해서 왜 하필 나인가는 말할 수 없다고 했다. 왜 내가 아니여야 하는지도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저자는 ‘죽음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순회 방문객과도 같지만, 설사 내가 죽어가고 있더라도 실제로 죽기 전까지는 나는 여전히 살아있다.’고 했다. 그래, 결론은 내 삶의 가치를 찾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그것이 아주 작고 하찮은 일일지라도 말이다. 그것으로 내가 행복할 수 있다면 그런대로 의미가 있는 삶이다고 생각된다.

이 책은 나에게 죽음을 여러가지 각도로 보게 해주었다. 죽음은 한 인간의 인생의 끝이 아니라, 어쩌면 인간의 인생을 더 가치 있게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닌가 생각을 해본다.

/박미령(룡정고중 독서회〈책 읽는 룡고인〉)

[독서회 소개]

‘룡정고중 독서회’는 룡정고중동창회 쟝쩌후(江浙沪)분회 산하의 동호회로서 2016년 10월 설립되였고 ‘룡고인’의 다채로운 문화생활과 풍부한 독서를 실천하고저 이루어졌다.

설립된 이래 이 독서회에서는 매달 한번의 오프라인 정기 모임을 가지고 룡고 내부와 외부 강사를 모시고 읽었던 책 혹은 지식점을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해오고 있다. 둥둥 떠있는 독서가 아니라 현실과 생활에 밀착된 유용한 독서로의 전환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오프라인 독서회 외 온라인에서도 현재 읽고 있는 책, 생활에서의 생각을 공유하여 활발한 토론을 벌이고 있다. 이 모임에서는 ‘독서’라는 매개물을 통해 서로를 좀 더 알아가는 유익한 장을 만들어가기도 한다.

모임 외 룡정고중 독서회에서 2년째 견지하고 있는 것이 있는데 바로 독후감이다. 책을 그냥 휙 읽고 지나가는 독서가 아니라 책을 읽은 뒤 그 자리에 멈춰 정리해보는 시간, 내 자신을 점검해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다.

한편 2018년 11월에는 대본, 연출, 출연진 전부가 룡고인으로 구성된 연극을 공연하여 상해 여러 독서회들과 문화 교류의 장을 만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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