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가예(목단강시조선족소학교 6학년1반)
(흑룡강신문=하얼빈)“따르릉– 따르릉-”
휴식시간을 알리는 종소리가 귀맛 좋게 들려왔다. 다른 친구들은 “하하-” “호호-” 웃으며 떼를 지어 운동장으로 나갔지만 나는 어쩐지 불안하기 그지없었다. 왜냐하면 매일 오후 두번째 시간이 끝난 후이면 내가 그토록 싫어하는 달리기시합을 하기 때문이였다.
(오늘은 선생님께 어디 아프다고 말씀드릴가? 어제는 다리 아프다고 절뚝거리며 겨우 청가를 맡았는데…)
한참 머뭇거리는 나의 속내를 꿰뚫어보신 듯 선생님께서는 나에게 “가예야, 운동은 만병통치약이란다. 지금부터 열심히 련습한다면 신체도 좋아지고 운동도 잘할 수 있지 않겠니?”라고 조용히 타일러주셨다. 더는 떼를 쓸 수 없는지라 울며 겨자 먹기로 선생님의 뒤를 따라 나갔다.
오후까지 맑게 개였던 하늘에 어느새 먹장구름이 꽉 뒤덮여서 당금이라도 비가 내릴상싶었다.
“시작!”
선생님의 구령소리에 발맞춰 친구들은 쏜살같이 앞으로 달렸다. 나는 젖먹던 힘까지 다해서 달리면서도 제발 비가 내리기를 빌었다.
“후둑- 후둑-” 나의 마음을 알아주기라도 하듯 하늘에서 비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였다. 나는 뛰면서도 언제 선생님께서 “친구들, 교실로 들어가시오!”라고 말씀을 하실지 귀를 기울였지만 그 말은 좀처럼 귀가에 들려 오지 않았다. 바로 이 때 성큼성큼 나의 옆을 달려가시는 선생님의 모습이 보였다. 선생님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옷이 많이 젖어있었다. 우리 반 선생님은 항상 우리와 같이 운동하는데 오늘도 례외가 아니였다.
“선생님, 비가 내리는데 얼른 교실로 들어가세요. 감기에 걸리면 안되잖아요! 선생님이 계시지 않아도 열심히 달릴게요.”
“그건 안되지! 너희들도 비를 맞으며 달리는데 선생님이 비가 온다고 교실에 들어가면 안되지!”
비를 맞으며 열심히 달리기를 하시는 선생님의 뒤모습은 오늘따라 그토록 자애롭고 멋졌다.
이렇게 한바퀴, 두바퀴, 세바퀴… 여섯바퀴까지 달린 우리들은 모두 ‘물병아리’가 되여버렸다. 하지만 비맞은 ‘엄마닭’ 옆에 오손도손 모여서 희희닥닥 웃음꽃을 피우는 24마리의 ‘물병아리’들은 더없이 행복하였다.
/지도교원: 강송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