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미생물이 화성으로 옮겨 가 살아남을 수 있으며 심각할 경우 오염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030년 화성 유인 탐사 시대를 앞두고 이를 염두에 둔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위치토주립대 생명과학과와 미국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 공동 연구팀은 21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2019 미국미생물학회'에서 소금에 강한 내염성 세균을 건조시켰다가 되살리는데 성공했다고 공개했다.
이는 소금물에 강한 성질이 있는 일부 지구 미생물을 건조시켜 화성으로 가져가 화성 표면과 내부에 소금 호수 등에 가져다 놓으면 다시 살릴 수 있다는 뜻이다. 화성에 없던 지구 미생물이 정착할 수 있다는 뜻으로 향후 지구 미생물들이 화성을 오염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확인한 셈이다.
연구팀은 미국 오리건주의 핫레이크와 오클라호마주의 그레이트솔트플레인즈호 등 염분이 많은 환경에서 사는 내염성 세균인 할로모나스(Halomonas)와 마리노코쿠스(Marinococcus)를 물과 황산마그네슘을 일대일 섞은 수조에서 키웠다. 그리고 진공 용기에서 2시간 가량 건조시켰다가 다시 습도를 높였다. 그 결과 세균의 50% 이상이 되살아났다.
연구를 이끈 마크 슈니거트 위치토주립대 생명과학과 교수는 "내염성 세균이 건조했다가도 다시 습기가 충분한 환경이 되면 생존 가능하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혀냈다"며 "염분이 가득한 화성 표면에서도 이 세균들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화성에서는 2015년 표면에 염분이 섞인 물이 흐른다는 사실이 처음 규명됐다. NASA 전문가들은 화성정찰위성(MRO)이 촬영한 이미지를 분석해 화성 표면에 염소산마그네슘, 과염소산나트륨이 물이 흐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지난해 7월에는 유럽우주국(ESA)이 보낸 탐사선 마스익스프레스가 화성 지하에 염분이 많은 호수가 있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화성은 낮에는 기온이 높아 매우 건조하지만 밤이 되면 습도가 80~100%까지 올라간다.
그는 "지금까지는 화성 표면에 염분이 많아 생명체가 살기 힘들다고 추측했다"며 "이 연구 결과에 따르면 오히려 화성에서 소금물이 형성되는 지역에서 미생물들이 생존할 수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