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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차관에서 느껴본 차 한잔의 여유

[인터넷료녕신문] | 발행시간: 2019.07.01일 09:27



청차관툰 입구, 표지석의

“차”가 “찬”으로 잘못 적혀있다

청차관(清茶馆)이라고 하면 맑고 향긋한 차 한잔의

여유가 생각난다. 그런데 그런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을법한 지명이 연길에 있었다. 자전거로 불과 반시간거리밖에 되지 않는 연길시 의란진의

청차관툰(屯), 연변과학기술대학에서 북쪽으로 산발을 타고 뻗어올라간 도로를 따라 산등성이를 톺다보면 반기듯 나타난다.

청차관은 이른 새벽이거나 저녁 해질녘에 가봐야 멋진

풍경을 만끽할수 있다던 자전거동호인의 권고가 생각나 주말 늦은 오후에 자전거로 달려 보았다.

연변의 력사문화지리에 해박한 김희관선생으로부터

“옛날에 연길에서 도문이나 훈춘방향으로 가는 길은 모두 청차관을 경유해서 갔다”는 전설같은 이야기를 들은적이 있었다. 그것이 청차관길을 달려보고

싶었던 또다른 유혹이기도 했다. 력사가 깃든 길을 달려보면 방불히 세월속 어떤 이야기의 쪼각들이라도 주을 것 같은 예감이

들기때문이다.

연변지명에 대해 연구가 깊은 중국국제방송국의 기자

김호림씨는 연변지명이야기라는 글에서 청차관은 만족어로 “티티새”라는 뜻이며 그것을 “칭짜아라까스하(靑扎阿拉嘎斯哈)”라고 발음하는데 후날 중국어로

음역하면서 순화하여 청차관 혹은 청차툰이라고 불렀다고 해석하고 있다. 연길시 지명지에서도 청차관은 광서초년에 건립된 마을이며 만족어로

오도문조(五道门鸟)라는 새의 뜻이라고 해석하고 있었다. 청차관이 옛날 길가던 나그네가 차 한잔 마시면서 다리쉼이라도 했을법한 차집이라도 있었던게

아닐가 하는 추측과는 달리 어느 엉뚱한 새의 이름이라고 하니 허구픈 웃음이 나올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건 그렇다치더라도 청차관은 이름처럼

그윽하고 아름다운 곳임에는 틀림이 없다.



청차관툰에서 염소를 몰고

집으로 향하는 촌부의 모습이 보인다.

자전거를 타고 청차관에 도착했을 때는

하지(夏至)절기의 해가 아직 많이 남아 있었다. 오후 5시가 돼오고 있었고 한낮을 달구던 열기가 서서히 물러가는 느낌이였는데 푸른 자연이 펼쳐진

시교라서 한결 시원한 감을 주었다. 급한 오르막은 아니지만 완만하게 톺아야 하는 산등성이를 거의 다 올라왔을무렵 청차관툰이라고 쓴 표지석이

나타났다.

청차관툰은 광서초년에 벌써 마을이 섰는데 2개

촌민소조가 있고 주민들이 전부 한족이다. 지대가 연길분지보다 훨씬 높은 까닭에 밭농사를 위주로 하고 있었고 도시와 가까운 우세를 빌어 여러가지

남새농사도 짓는 것 같았다. 마을앞 채마전들에는 이제 막 통이 앉기 시작한 싱싱한 양배추밭들이 여기저기 펼쳐져 있었다. 석양빛 아래 염소를

풀어가지고 집으로 돌아가는 촌부(村妇)의 실루엣이 은근히 전원생활의 목가적인 향수를 던져 주었다.

그러나 비경은 다른 곳에 있었다. 청차관툰 산등성이에

올라서서 고개를 돌렸을 때 한눈에 안겨온 것은 다름아닌 연길의 모습이였다. 평소 그속에 살면서도 너무 가깝고 익숙해서 볼 수없었던

연길의 모습들이 한발 물러서고 거리를 두자 한가득 반가운듯 달려 들어온 것이다. 청차관에서 바라본 연길의 모습을 나는 연길시의 그 어느 방향에서

바라 보았을 때보다 더 아름답고 절실했다고 말하고 싶다.

지척에서 뻗치면 닿을듯한 거리에 한눈에 담아도

좋을만큼 펼쳐져 있는 연길의 도시모습은 감동 그 자체였다. 마음을 가라 앉히고 이윽토록 도시를 주시해보노라면 그속에서 살아왔던 익숙한 풍경은

물론, 사람과 사연들마저 더욱 가깝고 흥미롭게 느껴진다. 역시 우리들 삶에는 망각하고 살았던 삶의 돌아봄과 느낌, 그리고 깨달음이 더없이

중요함을 느낀다…



청차관쪽에서 바라본 연길시

전경.

다시 자전거페달을 밟았다. 그제야 내가 달리는 길이

오래된 옛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재에 따르면 기원 698년~926년사이

말갈족이 세운 당조 발해국시기 동경룡원부 소재지인 훈춘 팔련성으로부터 성자산성과 할바령을 지나 길림, 료하류역에 이르는 통로를 닦았다고 기재되여

있다. 이는 발달한 당조의 중원지구와 발해국이 경제문화교류를 진행한 제일 첫 통로였다고 력사는 기재하고 있다. 연길에서 청차관 고개를 넘어

장안진을 거쳐 두만강연안과 훈춘에 이르는 길도 그때 중요한 교통요도였을 것이다.



청차관구역 발해국시기

변성유적지.

이와 함께 청차관구간에는 당조 발해국시기에 세워졌다는

변성유적지까지 남아 있었다. 발해국 초기에 수축되였다고 하는 연길청차관구간 변성은 화룡시 토산자진 오명촌 동산에서 시작되여 강골짜기, 가파른

산과 더불어 병풍모양의 장벽을 이루면서 룡정, 연길, 도문시를 경유하여 훈춘시 하다문향 태평촌에 이르는데 총길이가 114.3키로메터라고 한다.

변성연선에는 관문, 성보, 막사, 봉화대 등 부속시설 94곳이 있다.



연변변성-연길청차관구간

표지석.

연길청차관구간 변성은 토축성으로서 그 길이가

5421메터인데 연길시 의란진 청차관 상촌 동북 1000메터 지점에서 시작하여 의란진 신농촌 북쪽의 연길-의란 도로옆에 이른다. 연변변성은

발해국이 수축한 방어시설로서 주요한 력사적 가치와 과학적가치를 갖고 있다고 기념비는 적고 있었다.



청차관에 와서 자연을 즐기는

시민들.

곧 해가 지고 땅거미가 내리려는데도 삼삼오오 떼를

지은 사람들이 자가용으로 청차관에 계속 올라오고 있었다. 산등성이에서는 구름이 흐르듯이 양떼들과 소떼가 여유롭게 풀을 뜯고 있었고 찬란한

석양빛에 아름답게 물든 구릉과 초원은 그대로 잠간 멈춰세웠으면 좋을 만큼 흘러보내기 아쉬운 풍경들이였다.



청차관에 있는 목장

청차관을 찾은 사람들은 긴장하고 바쁜 삶의 일상과는

무관한듯 연도 날리고 주섬주섬 텐트도 치면서 삶의 여유를 즐기고 있었다. 문득 청차관이 연길시의 명소라는 생각이 들었다. 흘러간 력사도 있고

바라보면서 현실에 대한 반추도 할 수있는 곳, 그런 풍진세월의 숨결을 느낄 수있는 곳이 명소가 아니면 과연 어떤 곳이 명소가 될

것인가?!



석양빛에 더욱 아름다운

청차관의 저녁.

아니나 다를가, 청차관지역을 망라한 부근 지역들이 연룡도신구역건설총체방안의 향촌전원마을

개발의 범위에 들었다면서 부근의 공동묘지들을 이장할데 대한 해당부문의 통고도 여기저기 여러곳에 나붙어 있었다. 이곳이 조만간 연길시의 또 다른

향촌관광의 명소가 될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청차관이 그 이름처럼 맑고 향긋한 차 한잔의 여유를 즐길 수있는 곳이 되였으면

좋겠다.

/길림신문 안상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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