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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일유적지 답사 실기(7) 그 산 그 강은 기억하네

[인터넷료녕신문] | 발행시간: 2019.07.01일 09:44
항일유적지 답사 실기(7)

그 산 그 강은 기억하네

김도선, "량세봉은 우리의 수령이다!"

김창영

량세봉장군 기념원에서 일행은 곧바로 신빈현 향수하자향 쌍립자조선족촌으로 향했다. 쌍립자 마을 앞산 중턱에 자리하고 있는 조선혁명군 지하통신원이였던 김도선의 묘소를 참배하기 위해서였다. 쌍립자촌은 강남촌과 이웃촌으로 량세봉 장군 기념원에서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았다. 10여분 달렸을가? 봉고차는 어느새 쌍립자마을 입구에 도착했다.

쌍립자마을은 자연풍광이 수려한 곳이다. 부이강이 흑구산성(고구려산성)을 등진 마을 앞을 감돌아흐르고 앞산 계곡에서 흘러내리는 실개천이 부이강과 만나며 기막힌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일행은 그 실개촌을 왼쪽으로 하고 남산 중턱에 자리잡은 김도선 묘소를 찾았다. 이번 답사에 동행한 김도선의 손자 김용걸씨가 직접 술잔에 술을 붓고 일행과 함께 식을 올렸다.



김도선을 알기 위해선 량세봉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두 사람의 희생이 한 끈으로 이어져있기 때문이다. 전번기에 소개된 "량세봉 편"에서는 "1934년 9월 19일 량세봉은 일제의 사주를 받은 동변도유격대 간첩 두목 박창해에 의해 암살되였다."고만 소개했었다. "압록강류역의 조선민족과 반일투쟁"(김양 저) 책자에는 량세봉과 김도선의 희생이 아래와 같이 기술되여 있다.

"1934년 8월 말, 동변도유격대 간첩두목 박창해는 끝내 량세봉의 행적을 탐지해냈다. 박창해는 산림대수령 압동양(壓東洋)을 중금으로 매수한 후 압동양이 일찍 량세봉과 거래가 있었다는 점을 리용하여 그더러 량세봉을 권고하여 투항하게끔 하였다. 량세봉의 당연한 거절을 당하자 박창해는 량세봉을 암살하기로 결정하였다.

9월 19일, 압동양 등 두 사람은 환인현 상수하자촌 북전자툰에 찾아들었다. 당시 량세봉은 농가집에서 회의를 소집하고 있었다. 압동양은 량세봉을 만나 자기 부대를 량사령 부대에 귀속시키려 왔다고 하였다. 량세봉이 그의 요구를 접수하고 이튿날 구체적으로 협상하자고 하자 압동양은 많은 사람이 량사령과 련합하는 것을 반대하니 지금 가지 않으면 도망칠 것이라고 하였다.

량세봉은 그 말을 곧이 듣고 당장에 김두칠, 장명도, 정광배와 함께 20여명 전사를 데리고 삼과수촌에 가 압동양 부대를 접수하기로 하였다.

...그들이 소황구에 이르렀을 때 갑자기 검은 구름이 달을 가리웠다. 이때 압동양은 앞으로 잰걸음을 놓았다. 얼마후 압동양의 그림자가 사라졌다. 이때 죄악의 총아귀가 량세봉을 겨누었다. 《땅!》하는 총소리와 함께 량세봉은 그 자리에 쓰러졌다. 장명도, 김두칠, 정광배 등은 급히 량세봉을 농가에 데려가 구급하였다. 그러나 흉부에 치명상을 받은 량세봉은 이튿날 아침 영원히 잠들고 말았다."

책자에 따르면 조선혁명군 장병들은 량세봉의 시체를 고구려산성아래 김도선의 집에 모시고 한주일동안 추모하였다. 9월 25일, 조선혁명군 관병들은 량세봉의 시체를 흑구산성기슭에 안장하였다. 조선혁명군이 량세봉의 시체를 김도선의 집에서 한주일동안 모신 사실에서 량세봉과 김도선의 각별한 인연을 알수 있다. 아래는 책자에 소개된 김도선의 희생 경과이다.

"9월 26일, 통화 일본령사분관에서는 량세봉이 피살되였다는 소식을 듣고 트럭 한대에 일본 경찰들을 가득 싣고 김도선을 찾아왔다.

조선인 한간을 앞세우고 김도선의 뜨락에 들어선 일병은 김도선을 끌고가 소 과장신기는 기둥에다 발줄로 꽁꽁 매놓고 '누가 독립군이냐? 독립군들이 어디로 가 숨었느냐? 량세봉의 시체를 어디에도 묻었는가?'라며 김도선을 사정없이 때렸다. 김도선의 둘째 딸 효순은 갑자기 부닥치는 봉변에 무서워 부엌문 뒤에 숨어서 지켜보고 있는데 놈들은 효순을 끌어당겨 귀쌈을 쳤다. 그리고 나서 효순을 집안으로, 마당으로, 밖으로 끌고 다니면서 독립군을 대라고 호통쳤고 김도선의 처도 집안에서 끌고 나와 피대로 후려쳤다.

놈들은 김도선에게 혹형을 들이대였다. 김도선이가 까무라치면 물독에서 찬물을 퍼다가 머리와 몸에다 퍼부었고 고추가루물을 코에다 쏟아넣으면서 핍박했으나 김도선은 입을 열지 않았다.

...놈들은 동시에 향수하자 마을 70여명의 조선농민들을 강제로 집합시켜놓고 량세봉의 시체를 찾아오라고 으르렁대였으며 만약 찾아오지 않으면 몽땅 총살하겠다고 로계봉 툰장을 위협하였다.

산에 올라간 사람이 량세봉의 시체를 파다가 마당에 갖다놓으니 놈들은 피투성이가 된 김도선을 끌고와 작두로 량세봉의 목을 짜르라고 호령쳤다. 이때 김도선은 '량세봉은 우리의 수령이다. 백성으로서 어찌 수령의 목을 자를수가 있느냐?'고 강경하게 웨쳤다. 김도선의 말이 떨어지자 일본경찰이 총을 빼들고 김도선의 앞가슴을 쏘았다. ......그후 김도선은 두시간도 못되여 숨을 거두었다."

손자 김용걸씨는 할아버지의 얼굴을 본적이 없다고 했다. 김용걸씨에 따르면 할아버지가 돌아가실 때 아버지는 19살이였다. 아버지 이야기가 나오자 김용걸씨는 그간의 서러움을 한꺼번에 쏟아낼 양 말문을 열었다.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한테 수십전 들은 이야기다. 일본 경찰들은 할아버지를 죽인 다음 아버지를 잡아다가 못 박힌 나무통에 집어넣고 돌렸다. 그때 그 아픔을 아버지는 한평생 잊지 못하고 계셨다. 원래 술을 못 마셨는데 일본 경찰에 고문 받던 일을 생각하면 괴로움에 술을 마시기 시작했고 술로 아픔을 달래셨다. 술을 마시기만 하면 늘 하시던 말씀이 '아버님께서 돌아가신 것이 헛되지 않아야 한다'였는데 운명하실 때도 역시 그 말씀이셨다."

듣고 보니 그럴만도 했다. 일제에 빼앗긴 나라를 되찾겠다고 압록강 두만강을 건너 남의 나라에 와서 일제와 총칼 들고 싸우다 목숨까지 바쳤건만 옳바른 평가와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작금의 실정이니 말이다.

김도선 묘소에서 마을 너머 흑구산성(고구려산성)이 어렴풋이나마 한눈에 안겨왔다. 자료에 따르면 행정적으로 홍묘자향 사두구촌에 속하는 흑구산성은 료녕성과 길림성의 접경지대, 신빈현성에서 동남쪽으로 30킬로메터, 환인현성에서 북쪽으로약 35킬로메터 되는 곳이다. 동쪽으로 3킬로메터 되는 곳에 부이강이 흐르며 남쪽으로 2킬로메터 되는 곳에 취류하가 흐른다. 산성 일대는 산들이 련달아있고 많은 강들이 흐르고 수림이 무성하며 토지가 비옥하여 자연조건과 지리적 환경이 주민들의 생활에 적합할 뿐만 아니라 침략자들의 침공을 방어하는데도 유리하게 되여 있다. 량세봉도 바로 흑구산성의 이러한 지리적 및 자연환경의 유리성을 리용하여 일제와 맞서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묘소를 떠나며 생전에 저 산성 기슭에서 살았던 영웅이 지금은 이곳에 누워 그곳을 지켜보고 있다고 생각하니 세월의 무상함이 강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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