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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해본 설겆이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9.07.05일 09:36



강지수(훈춘시제4소학교5학년3반)

  (흑룡강신문=하얼빈)내가 학교에 입학해서부터 어머니는 나보고 다른 일은 하지 말고 공부만 열심히 하라고 하셨다. 나도 이젠 학생이기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나절로 하겠다고 해도 엄마는 학생은 공부를 잘 하는 것이 주요 임무라면서 안 해도 된다고 하셨다. 그래서 나는 어머니를 도와 집안일을 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어느 한번 어머니가 외출하게 되여 집에는 나 혼자만 남게 되였다. 어머니는 내가 혼자 있을 때 먹을 음식을 푸짐히 해놓고 나더러 차려 먹으면 된다고 하셨다. 그리고 식사 후 음식을 빈그릇과 숟가락, 저가락을 싱크대에 놓으면 엄마가 돌아와서 설겆이를 하겠다고 하셨다.

  엄마가 외출한 후 나는 끼니마다 어머니가 씻어놓은 깨끗한 그릇에다 밥과 국 그리고 반찬을 담아 먹고는 엄마가 시킨 대로 싱크대에 쌓아놓았다. 이틀이 지나자 싱크대에는 음식을 담았던 그릇들이 가득 쌓이면서 이상한 냄새까지 났다. 여름이라 냄새가 더 고약해서 나절로도 참기 어려웠다.

  나는 어머니가 없는 틈을 타서 나절로 한번 설겆이를 하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먼저 싱크대 안의 그릇들을 물에 담궜다. 나는 어머니가 설겆이 하던 모습을 생각하면서 행주에 세제를 조금 놓은 다음 그릇들을 부셨다. 세제를 너무 많이 놓은 탓에 손이 미끌면서 그만 사발 하나를 떨구어 깨뜨리고 말았다. 나는 당황해 어쩔바를 몰라했다. 엄마가 올해 설을 맞으면서 새로 사들인 비싼 사기그릇을 깨버렸던 것이다. 나는 시키지도 않은 일을 하다가 실수를 했으니 엄마가 꾸중할 거라고 생각하면서 깨짓 그릇조각들을 손으로 하나하나 줏고 있었다.

  이 때 마침 어머니가 돌아왔다. 나는 마치 도적질하다 들킨 사람처럼 겁에 질린 눈길로 어머니 눈치를 슬밋슬밋 살펴 보았다.

  “지수야, 손 다치겠다. 손으로 줏지 말고 먼저 비자루로 쓸어야지.”

  나는 그제야 부랴부랴 비자루를 들고 살살 쓸었다. 사처에 널렸던 그릇들을 다 치우고 나서 나는 머리를 긁적거렸다.

  “그릇에서 냄새가 나기에 나절로 씻는다는 것이 그만…”

  나는 어머니의 호통이 떨어질 거라고 짐작하고는 지레 겁을 먹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어머니는 꾸중하지 않고 철이 들고 부모한테 효도하는 아이라고 칭찬 해주셨다. “후-” 하고 나는 안도의 숨이 절로 나왔다.

  그후 어머니는 내가 집안일을 하는 것을 허락하였다. 그래서 나는 어머니를 도와 양말도 씻기도 하고 집청소도 도와주기도 하였다. 나의 자립성을 키워 준 한차례의 소중한 기회이다.

  /지도교원: 최은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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