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헥타르 농장에서 ‘활보’하는 닭들.
닭우리에 갇혀 지내는 닭들의 스트레스를 해소해주기 위해 일부 농장에 ‘닭 운동장’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뉴스를 접한 적이 있다. 닭들도 방목을 해야 되는데 방목하면 닭들이 너무 많이 없어져서 위험하다는 리유로 운동장을 만들기 시작한 것이란다. 닭들의 생활공간이 넓어지고 쾌적해질 것을 기대하면서 말이다.
기사에 언급된 내용에 비해 지난 10일에 찾은 천덕양식기지의 닭들은 늘 ‘운동장’에서 생활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그 ‘운동장’이 지나치게 크다는 점이 문제이긴 하지만 말이다.
취재당일 도착한 병아리들을 옮기고 있는 리금조씨.
황토닭은 출시한 지 약 한달 되는 새 제품이다.(자료사진)
흙 목욕하고 나무 그늘에서 쉬고 벌레 잡아먹고 풀도 뜯어먹고 일광욕도 하는 닭들…이곳 천덕양식기지의 ‘동물복지’는 쏠쏠했다.
“천덕양식기지에서 풀어 키우는 닭이 2300마리 정도 됩니다. 오늘 들여온 병아리들까지 합쳐도 5000마리 미만입니다. 이 닭들이 뛰여놀 수 있는 면적이 4만 5000평방메터이면 너무 사치인가요?”
천덕양식기지 법인 대표 리금조(37세)씨의 기분 좋은 우스개이다. 그는 천덕, 닭들은 옛날 농촌 마당에서 키우는 법과 똑같이 키우고 있다며 사료 대신 옥수수가루와 두병을 주고 있으며 방목하다 보니 풀 뜯어먹고 모래 삼키는 건 ‘닭들이’알아서 잘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양식법 때문에 45일이면 출하할 수 있는 고기닭에 비해 1년은 키워야 암탉은 2.5킬로그람, 수탉은 3.5킬로그람, 출하 가능한 정도로 자란다고 소개했다.
중의학을 전공하고 병원에서 근무하던 리금조씨가 병원일을 그만두고 안해 림소미(28세)씨와 함께 천덕양식기지를 운영하기 시작한 리유는 의외로 단순했다. 동물과 어우러져 살고 싶은 지극히 생태형 귀촌이였다.
“심심풀이로 흥안시장에서 병아리 33마리를 사다 키웠는데 30마리가 살아남았죠. 그게 닭농장을 시작할 마음을 굳힌 계기였어요.”
처음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리금조씨의 닭농사는 잘됐고 그렇게 용기를 얻어 2013년 연길시 의란진 류채촌에 4만 5000평방메터에 달하는 부지를 도급받아 지금의 천덕양식기지를 시작하게 됐다. 그리고 농장의 첫 주 품종으로 남창에서 도입한 600마리 오골계(黑凤鸡)는 자체 부화에까지 성공해 이듬해에는 1500여마리로 늘어나며 농장사업이 탄탄대로를 달릴 것만 같은 기대감을 안겨줬단다.
그러나 순조롭지만은 않았다. 약효는 뛰여나지만 털은 물론 껍질, 고기, 심지어 뼈까지 검정색인 오골계에 대한 소비자들의 거부감이 예상했던 것보다도 더 컸기 때문이였다. ‘소비자들이 외면한 제품은 과감히 포기해야겠다’는 생각에 오골계를 신속하게 처분하고 연변 토종닭으로 대체하기 시작했다. “현재는 오골계를 몇마리 남겨놓고 모두 처리했습니다. 지금 농장에서 양식되는 닭은 전부 연변 토종닭들입니다. 판매상황이 훨씬 좋아졌습니다.” 리금조씨가 이같이 설명했다.
천덕양식기지의 제품라인은 단순하다. 토닭알과 생닭, 토닭곰, 그리고 한달 전부터 출시된 황토닭이 전부이다.
“닭곰은 4~5년째 꾸준히 사랑받고 있고 매일 생산되는 700알 정도의 토닭알도 없어서 못팔 정도죠. 황토닭은 한달 전에 출시했는데 보통은 대여섯마리, 많을 땐 하루에 열다섯마리씩 팔립니다.”
황토닭은 리금조씨가 직접 만든다. 새벽 4시면 일어나 주문받은 분량의 닭을 33가지 중약재에 약 4시간 정도 담궜다가 황토를 씌워 380근 되는 항아리에 3시간에서 3시간 반 구워 직접 소비자들에게 배달한다. 요즘에는 소비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달고 맵고 짜고 등등 다른 맛 황토닭 개발에 매달리고 있다고 리금조씨가 전했다.
“깨끗한 자연, 정직한 고기, 건강한 닭알…친환경양식법으로 얻을 수 있는 리득입니다. 안할 필요가 없죠.” 리금조씨가 친환경농장을 고집하는 당연한 리유이다.
토닭곰의 인기는 5년째 지속되고 있다.(자료사진)
매일 사육하는 닭 개체수의 30%, 약 700알 정도의 토닭알이 생산된다.(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