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강신문=하얼빈) 중국 학생들의 해외 견학 려행은 매년 학기말인 여름 방학마다 반복된다. 아예 7, 8월에는 북경이나 상해 등 주요도시에서 출발하는 해외 항공권을 구매하기도 힘들 정도다.
미국 북동부 보스턴에 위치한 하버드 대학 캠퍼스는 요즘 학생들로 넘쳐난다. 특히 중국학생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름 방학을 맞아 명문 대학가로 려행을 온 이들은 캠퍼스 곳곳을 돌며 인증 샷을 하는가 하면 가게에 들러 기념품을 사느라 바쁘다. 영국 등 유럽도 사정은 비슷하다. 옥스퍼드나 캠브리지 대학으로 가는 골목에는 삼삼오오 몰려 다니는 중국 학생들 재잘거리는 소리로 시끄럽다.캘리포니아 실리콘 밸리에 위치한 구글 이나 페이스북 본사 정문 앞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연출된다. 유명 박물관이나 도서관에도 아이를 데리고 온 학부모들로 만원이다.
중국 정부에서 해외 연수를 자유화한 지난 2013년 이후 견문을 넓히기 위해 방학중 해외려행을 하는 학생 수는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50% 정도 더 늘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일인당 평균 3만원씩 하는 연수비를 감안하면 폭발적인 증가세다. 특히 비용이 싼 태국 등 동남아로 가는 학생 려행자는 두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해외연수 려행에는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참여한다. 1억 명에 달하는 초등학생과 9000만 명인 중 고등학생이 대상이다 보니 시장은 늘 호황이다.
방학 후에는 어디까지 연수려행을 했나를 놓고 아이들끼리 차별이 생길 정도다. 마치 ‘만 권의 책을 읽고 만리를 려행하라(读万卷书,行万里路)’는 중국판 인문 려행객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맹모삼천지교로 유명한 중국 학부모들이 하나뿐인 아이들을 데리고 방학 때마다 세계를 주유하는게 당연지사란 생각이다.
인문려행은 개혁개방 이후 재개했다. 이른바 한국, 일본 등지에서 중국으로 몰려드는 수학려행 수요에 따라 산업화했고 중국의 려행산업도 급팽창되면서 현재는 여름방학이 되면 해외연수 려행수요가 폭발하고 있다. 특히 부모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근검 절약 교육으로만은 글로벌 시대를 살아가기에 역부족이라는 생각도 한몫했다.
중국 학생들이 선호하는 지역은 정해져 있다. 주로 어학 체험을 위해 미국 호주 캐나다 등 영어권을 선호하고 력사와 예술을 좋아하면 유럽으로 간다.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는 상해청소년 유럽 미술전과 중국·유럽 어린이미술교육포럼이 방학때마다 열린다. 참석자를 보면 마치 중국에서 열리는 듯 한 행사다.
12일 일정으로 미술의 력사를 설명하는 회화전은 중국 오스트리아 예술계 공동 기획작이다. 유럽타임스 문화센터 초청으로 량측 지역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회화전시회를 열고 아동들에게 내용을 설명해준다.
덴마크에서 매년 여름 열리는 국제아동 연극제의 주요 참여자도 중국 어린이들이다. 유치원과 초등학교 지역 문화관 도서관 등지에서 매일 3~4편의 연극을 보고 친구들과 교류하는 프로그램이다.
덴마크어를 몰라도 감수성을 키우는 데 도움을 준다는 게 중국 학부모들의 생각이다. 안데르센의 고향에서 열리는 축제답게 예술 도시라는 분위기에서 상상력을 자극받고 숨겨진 개성이나 소양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란다.
현장 학습에 참여한 아이들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연수를 마친 후 류학을 가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중국 교육현장에서 배우기 힘든 공감능력이나 소통능력을 배우는 것도 중요한 연수 목적이다. 나름 행복하게 살아가는 방식을 터득하는 데 도움을 주다보니 현지 연수에 대한 인기는 식을줄 모른다.
중국 류학기관에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류학생 수는 105만 명으로 1년전 86만명보보다 크게 증가한다. 년간 시장 규모도 200억원을 넘어서고 있다. 경제력이 조금 떨어지는 사람들은 동남아로 간다. 비행기 표를 제외하고 6000원 정도면 10일간 태국 연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태국 말고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지로 간다. 중국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모바일 결제 시스템을 구비한 이후 일본으로 가는 학생 려행 수요는 25%나 증가하고 있다.
/려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