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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변은 최고!-상해지식청년들 마음속의 연변

[길림신문] | 발행시간: 2019.08.06일 14:19
 7월 31일, 룡정시 동성용진 룡산촌 봉산농장원은 50년전 이 마을에 하향했던 ‘상해지식청년’들이 뜻밖으로 찾아들어와 반가움과 기쁨으로 들끓었다.



연변은 최고!

“김아바이 안녕하십니까?” 서투른 발음이나마 그 말투는 곧 상해지식청년들의 정나미 흐르는 인사말이였다. 농장원의 주인 김정일(78세) 아바이는 얼른 대문께로 걸어나가 맨 앞장에서 걸어들어오는 호숭달(胡崇达 68세)씨를 얼싸안았다.

“룡산마을 사람들이 우리 상해지식청년들을 보살펴주던 이야기는 사흘 낮과 밤을 이야기해도 다 못합니다. 그 감정은 정말 지울 수가 없습니다.” 성정미가 통쾌해 보이는 호씨는 숨 돌릴 사이도 없이 소개하였다.

“이 농장이 왜 잘되는지 아십니까. 우리가 1969년 3월 1일 상해를 떠나서 이 고장에 와 보니 무서운 산간벽지였습니다. 사흘째 되는 날 나는 대대 회계였던 이 김아바이 앞에서 울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랬더니 김아바이는 나의 어깨를 다독여 주며 ‘너희들이 얼마 지나지 않아 다들 집으로 돌아갈 것이니 너무 상심해 하지 말거라.'라고 하는 것이였습니다. 그 말과 같이 우린 정말 다들 돌아갔습니다. 김아바이가 이렇게 원견이 있는 분이니 지금 대를 이어 이 봉산농장을 경영하며 잘살고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룡산촌의 상해지식청년들 김정일 아바이를 모시고

당년에 룡산촌에는 상해지식청년들 35명이 각 생산대에 나뉘여 있었다고 한다. 그들이 집으로 방문갈 때면 이 룡산촌에서는 98원이라는 려비를 꼭꼭 손에 쥐여주었다고 했다. 지금 돈 98원은 아무것도 아닐 수 있지만 그때는 정말 큰돈이였다며 청년들이 돌아올 차비까지 념려해주신 룡산촌 촌민들이였다고 한다.

마을에 정을 붙이고 허물없이 살아갈 때쯤 그에게는 ‘퉁사발’(눈이 큰 사람)이라는 별명이 붙었는데 거리에 나서기만 하면 아이들이 별명을 부르는 바람에 그 애들을 쫓아가노라면 온 동네가 웃음소리로 들썽했다고 한다.

2년 반쯤 될 때는 개산툰화학섬유공장 로동자 모집에 추천받아 갔다고 했다. 한 작업반에서 일하는 주동무는  공산당원으로서 여러 면에서 선두적인 역할을 하였는데 점심때면 만두개로 대충 에우려고 하는 자기에게 늘 새하얀 이밥도시락을 절반 나눠주군 하였다면서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잊을수가 있겠냐고 한다.



개산툰팔프공장의 잊지 못할 '주동무'(오른쪽)를 소개하는 '상해지식청년' 호숭달

마침 그 주동무도 자리를 함께 하고 있으면서 한마디 했다. “당신은 또 상해에 갔다올 때마다 나에게 옷이랑 사다 줬잖아?” “그래 맞다 맞아. 우리 상해 청년들은 또 이 고장 사람들에게 상해문명을 가져다주었지. 그것도 큰 공헌이고 말고…”

“야- 니 마리(말이) 잘한다야-”  나무람인지 칭찬인지를 하며 나서는 이가 있었다. 룡정현 팔도공사 쌍봉 4대에 상해지식청년으로 왔었다는 김운(金芸68세)녀사였다. 그는 거의 조선어를 구사하고 있었다. 지금도 상해에서 연변에 왔던 지식청년 친구들끼리 가끔씩 모여 연변말을 하고 연변이야기를 한다고 하였다. 열일곱살 청춘들이 “고생도 죽음도 두려워 않지 않는 혁명정신”으로 빈하중농의 재교육을 받던 나날이 행복한 추억으로 남아 있고 연변은 마냥 그리운 제2의 고향이라고 했다.

 

1970년 팔도공사 쌍봉4대 간부들과 지식청년들(김운 오른쪽 두번째 제공)

“그때 우리 집체호는 연변의 모범집체호여서 쑈푸투라지(손잡이뜨락또르)도 상으로 탔다. 이봐라, 이 사진은 1970년도에 기자가 오봉산기슭에서 우리를 찍어준 것이다. 김대장이랑 박호장(집체호 호장)도 있다. 부녀주임 금옥이도 있다. 선숙이, 희숙이 우리 동개비(동갑)들이 정말 같이 잘 지냈다.” 표준어는 아닐지라도 한문식간체로 연변말을 잘도 엮어가는 김운녀사는 그 사진을 소중한 기념으로 잘 간직하고 있었다. 상해지식청년기념관에도 전시되여 있는 사진이라고 했다.

훈춘현 반석공사의 호룡 5대에 왔던 조홍평 녀사는 열일곱살에 하향을 했는데 같은 또래 청년들은 처음엔 밥 할 줄도 몰라 조선족아주머니들이 손을 잡고 밥 하는 방법이며 나무불을 지피는 방법부터 일일이 가르쳤다고 했다. 집집이 색다른 음식이 있으면 찰떡이랑 김치랑 서로 가져다 주어 정말 맛갈스럽게 먹던 기억이 잊혀지지 않는다고 했다.



떡돌에다 찰떡도 쳐보면서

그때 산간마을의 생활은 생소하면서도 신기했고 나중에 소달구지도 몰고 산에 나무하러 가서 꽃사슴도 보았다며, 모내기철에는 새벽 한시에 일어나 아침밥을 지었고 녀자들 둘씩 한조를 짜서 점심, 저녁을 책임졌는데 남자들은 물을 긷고 나무를 패고 하면서 한 집체호의 14명 식구는 마을사람들의 본을 받아 모두가 의좋은 형제처럼 지냈다고 한다. 이번 걸음에 연변에 와 모아산에도 비암산에도 오르고 장백산에도 올라 관광을 하면서 보니 연변은 변화가 대단히 크고 곳곳이 아름답기 그지없다면서 아예 눌러살고 싶다고 한다.

룡정 세린하마을에 하향했었다는 한 선생은 또 세린하에 가보니 초가집은 사라지고 정부의 혜택으로 기와집들이 줄느런히 들어서서 보기 좋았다고, 그런데 옛날 정들었던 사람들은 이미 많이 세상뜨고 없거나 외지로 이사를 해가고 없어서 퍽 서운했다고 한다.



손님에게 최고의 대접을 하는 것은 연변사람들의 풍속습관

봉산농장집 김정일 아바이네는 이 무더운 삼복철에 귀한 손님들이 보신을 하라고 닭곰을 푹 고아 상에 올렸다. 또 상해지식청년들과 함께 모내기철이면 논두렁을 타고 앉아 마시던 막걸리며 설명절이면 함께 치던 찰떡도 떡돌에 치고 터밭에서 뜯은 풋옥수수도 삶아놓고 손두부도 앗아놓고 김매기철에 아주머니들이 밭머리에 이고 가 바가지로 퍼담아주던 돼지고기 ‘책면’국수(‘호국수’ ‘분토재’라고도 불렀음)도 해놓고 상해지식청년들의 추억속의 음식들을 두루 갖춰놓고 대접했다.

밥상을 마주하고 그들은 또 하많은 이야기들을 나누었다.상해지식청년들의 하향 40주년에 연변에서는 대형기념행사가 있어 얼마나 많은 '상해청년'들이 연변으로 왔는지 모른다며 올해는 50주년이 되는 해로서 얼핏 살펴봐도 주위에서 수백명은 연변을 찾은 것 같다고 하였다. 앞으로 연변에 후대들을 단련시킬수 있는 조건이 마련되고 '농가락' 같은 시설들이 활성화되면 꼭 후대들도 함께 데리고 와 체험하고 단련하도록 하겠다고, 자손들과도 언녕 의합을 보았다고 했다.



바람 맑고 숲이 우거진 연변에서

그들에게 연변은 한폭의 아름다운 그림이요 연변사람들은 세상에서 가장 선량하고 부지런하고 의좋고 지혜로운 사람들로 각인되여 있었다. 그들은 너나없이 ‘연변은 최고!’라며 엄지를 내밀었다.

연변이 전국으로 나아감에 있어서 상해지식청년들은 둘도 없는 홍보대사이고 문화관광시대 그들은 또한 ‘늘 집으로 와 보고싶은’(常回家看看) 친인들이나 다름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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