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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배후에 깃든 감동적인 이야기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9.08.07일 15:39
   할빈시 조선민족로년문화협회 ‘칼춤’공연팀을 찾아



  (흑룡강신문=하얼빈)7월 18일 오전, 목단강사범학원 음악홀의 무대는 노래소리, 음악소리가 울려퍼져 흥분의 도가니에 빠졌다.

  환한 등불, 끊임없이 변화되는 LED동영상아래, 새중국 설립 70돐 경축 전성 조선족로년협회문예공연에 참가한 각 대표팀들에서 일일이 등장해 정채로운 종목을 공연해 천여명 관람자들의 열렬한 박수갈채를 자아냈다.

  그중에서도 8번째 종목으로 등장한 할빈시조선민족로년문화협회 예술단에서 출연한 ‘칼춤’(안무에 강월화, 작곡에 박천룡)은 무용의 내재적 함의와 예술수준, 복장, 도구, 표연기능 등 일류의 종합실력으로 평심원들을 탄복시켰고 관람자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한 대표팀의 팀장은 ‘대단합니다. 우리는 뒤꿈치도 못 따라가겠소’하며 엄지손가락을 내밀었다.

  공연이 끝난 후, 기자의 인터뷰를 받은 공연조직위원회 부주임인 흑룡강성조선족로년협회친목회 한동걸 비서장은 “칼춤은 전반 17개 시합종목중에서 9.8이란 최고득점으로 1위를 따냈습니다. 저는 전에도 연변지구와 기타 다른 지방에서 공연한 ‘칼춤’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할빈대표팀의 ‘칼춤’을 본 후 그 강력함과 부드러움, 격정과 서정의 조화로움을 훌륭히 표현했고 ‘칼’을 휘드르는 동작이 강유력하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칼춤’이 높은 평가를 받게 된 데는 그 배후에 많은 감동적인 이야기들이 깃들어 있다.

  ‘칼춤’을 훈련시키기 위해 할빈시조선민족로년문화협회 부회장 겸 예술단 단장인 강월화씨는 모든 심혈을 몰부었다. 국무원특수수당금 혜택자이며 우리 성의 저명한 무용전문가인 그는 새로 구성된 협회예술단무용팀을 거느리고 7월의 전성 조선족로년협회문예공연에 참가하고저 훈련에 온갖 정력을 기울여 무용동작을 시범해 보이며 차근차근 배워주었다. 위장염에다 감기까지 덮쳐 열이 나고 온몸이 나른했지만 눈앞에 닥친 공연준비로 이를 악물고 빠짐없이 훈련지도에 나섰다. 소나기가 억수로 퍼붓던 어느 하루, 다급히 자가용트렁크에서 장고와 가방을 꺼내 들고 예술관 4층 무용련습실로 향하려고 할 때 뜻밖에 주차장의 란간에 부딪쳐 넘어지는 바람에 무릎이 상해 피를 흘렸고 장고와 가방도 땅에서 나뒹굴었다. 하지만 자기를 기다리고 있는 팀원들을 생각해 그는 아픔을 참고 비물속에서 장고와 가방을 주어들고 간신히 일어났다. 무용전문가로서 그는 늘 평심원으로 나와달라는 여러 대학교 예술학과의 특별초청을 받게 된다. 하지만 ‘칼춤’의 훈련지도에 영향을 줄가봐 여러 번 완곡히 거절했다.

  선생님의 감화력은 팀원들을 더없이 고무했다. 시합의 책임을 걸머졌다는 것을 깊이 깨달았고 ‘칼춤’은 강선생님이 알심들여 안무한 창작품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는 팀원들은 ‘칼춤’에 깃든 전설적인 이야기를 다시 한번 깊이 체득했다. 그 옛날, 신라의 백성들이 백제왕을 칼로 찔러죽이려다 살해당한 황창랑을 추억해 절반 끊어진 칼을 들고 용맹무쌍하게 휘들던 모습이 삼삼하게 머리속에 떠올랐다. 이 무용은 용감하고 대담하며 지혜롭고 락관적인 우리 민족의 기개를 잘 반영했기에 모두들 최선을 다해 잘 배우겠다고 작심했다.

  하루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고 대부분 무대 출연경험이 없었지만 극한을 향해 도전장을 내밀었다. 근 두달가량 이들은 강월화씨의 지도와 팀장 전미화, 최향의 인솔하에 모질게 훈련에 달라붙었다. 매일 ‘칼’에 치이다보니 두 팔과 앞가슴이 퍼렇게 멍들어 온통 상처투성이였다. 그리고 한 번씩 훈련에 달라붙게 되면 3-4시간씩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련습에 련습을 거듭 했다.

  어쩔수 없이 ‘칼’에 적게 치이려면 삼복철의 찜통더위날에도 두툼한 비닐로 붕대감듯 팔을 칭칭 감아야 했다. 락관적인 무도팀 팀원들은 퍼렇게 멍이 든 자신의 두 팔을 바라보며 “찜질방이나 수영관에는 못가겠네. 영문을 모르는 사람이 보면 가정폭력을 당하지 않았냐고 의심할 수도 있으니깐”하며 가끔씩 우스개를 했다.

  어려움이 이만저만이 아닌 강훈련으로 하여 구슬땀을 흘렸고 옷이 땀에 흠뻑 젖어 속옷은 짜면 물방울이 뚝뚝 떨어졌으며 저녁에 집문을 들어서면 곧 기진맥진해 쓰러지군 했다. 하지만 그 누구도 힘들어서 그만하겠다고 물러서지 않았으며 다음 날이면 또 밝은 미소를 짓고 강훈련에 달라붙었다.

  안과 의사인 박향숙씨는 퇴직한 후 모 병원에 초빙돼 출근하는 몸이였고 할빈시공안국 퇴직간부인 김영빈씨도 모 회사에서 바삐 보내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진종일 일터에서 일한 피곤도 마다하고 퇴근하자마자 급급히 련습장으로 달려온다.

  침착하고 세심한 김영빈씨는 출근하는 자신을 돌봐서 선생님이 특별히 련습시간을 저녁으로 배치했다는 것을 잘 알고 묵묵히 련습에 몰두했다.

  평균 나이56세인 이들 중, 부모님에게 효도해야 할 분들도 적잖았다. 허단화씨는 팔순 넘은 시어머니와 년로한 부모님을 보살펴 드려야 했는데 심장수술을 받은 남편마저 몸이 허약하다보니 홀로 로인들을 보살펴드리고 가정살림을 도맡아야 했다. 하지만 활달하고 강직한 그는 종래로 물러나겠다는 말을 내비치지 않았다. 90여세 고령인 년로한 친정 아버님을 모시고 있는 리옥선씨도 무용예술에 대한 극진한 애착심을 보이며 “어려움이 많지만 절대 포기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자기 대신 친정 아버님을 보살펴 달라고 남편의 량해를 구하면서 단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련습에 달라붙었다.

  전임 할빈시 향방구교육국 조직부 부장인 권혁철씨는 강훈련으로 인한 체력소모로 인해 목단강 공연을 며칠 앞두고 고열이 나 나흘동안 링게르주사를 맞았다. 하지만 그는 이를 악물고 련습에 나섰으며 약을 수두룩 갖춘채 목단강으로 향했다.

  김분선씨는 줄곧 자매들과 함께 련습에 참가해 ‘칼춤’동작을 익혔다. 그런데 생각밖으로 목단강 공연을 앞두고 얼마전 발에 입었던 상처가 재발했다. 아쉽게 공연에 참가할 수 없게 되자 자매들과 기쁘게 목단강행을 기대했던 그는 그만 서운한 마음을 금지 못해 눈물을 펑펑 흘렸다. 하지만 포기할 대신 부지런히 물리치료하러 다니면서 하루빨리 완쾌해 무대에 오르겠다고 작심했다.

  막내로 불리우는 김영씨는 아무리 고달프고 힘들어도 응석을 부리지 않고 묵묵히 매일 남몰래 ‘우황청심환’을 먹어가며 련습을 견지했다.

  어떤 힘? 어떤 신념이 그들로 하여금 이를 악물고 이와 같은 강훈련에 이겨낼수 있었을까? 만부하의 체력소모, 가정의 이런저런 어려움도 그들의 앞길을 가로막지 못했다. 무용예술을 사랑하는 그 애틋한 정, 우리 민족의 우수한 전통문화예술을 전승해 가려는 그 일편단심, 집단의 영예를 위해 이들은 난관을 물리치고 앞으로 달리고 있다.

  ‘칼춤’팀은 굳센 팀이고 조화롭고 서로 보살피는 화목한 팀이였다.

  팀장 전미화씨와 최향씨는 언제나 솔선수범하여 동작을 빨리 익혀 일찍 련습장에 도착해 팀원들을 거느리고 련습을 해왔다. 차근차근 한 동작, 한 동작씩 지도해 주는 이들은 따라가지 못하는 팀원들이 있을가봐 걱정돼 련습이 끝난 후에도 늘 주동적으로 련습장에 남아 함께 무용동작을 익혔다. 늦게 집으로 가면서 팀원들을 지도해 주는 이들은 매 번 자매들이 눈에 띄이게 동작을 익혀가는 모습을 볼 때마다 환한 웃음을 짓군 했다.

  왕언니로 불리우는 65세인 리희옥씨는 무용도구를 수선하려고 특별히 할빈용접연구소에서 일하는 남편의 친구를 찾아갔었다. “저희들을 지지해 주세요, 련습과 출연의 안전성을 고려해 무용도구인 ‘칼’을 잘 처리해줘야 될 것 같아요. 잘 부탁드립니다.”상대방은 그의 열정에 감동된 나머지 두말없이 무용도구를 몽땅 요구대로 고쳐주었다.

  어느 하루 칼춤련습을 하다가 김분선씨가 불주의로 권혁철씨의 ‘칼’에 치여 눈에 상처를 입게 되였다. 당시, 강선생과 팀원들은 분선씨의 상처가 걱정돼 속으로 진땀을 흘렸다. 안과의사인 박향숙씨가 다가와 인츰 상처를 검사하고 40분동안 반듯이 누워있도록 처치했다. 그날 저녁 팀원들은 분선씨가 걱정돼 모두 위문전화를 걸어왔고 권혁철씨도 특별히 강선생에게 전화를 드렸다. “선생님, 오늘 많이 놀라셨죠? 래일 아침 제가 일찍이 분선씨를 동반해 병원에 가서 검진해보겠어요. 선생님 걱정마세요.” 이튿날 아침, 권혁철씨는 일찍 병원에 이르러 분선씨를 기다렸고 그를 동반해 전면 검진을 했다. 의사가 눈에 별문제가 없다고 알려주자 두 자매는 너무도 기뻐 한동안 서로 부둥켜 안고 손을 놓지 않았다. 그날 두 자매는 인츰 강선생님에게 무사하다는 소식을 전한 후 점심식사를 함께 하면서 오손도손 이야기꽃을 피웠다.

  ‘칼춤’팀은 또한 겸손한 팀이였다.

  총점수 1등을 따내 우리 성을 대표해 9월초에 개최될 예정인 전국 조선족로년협회 문예공연에 참가하게 된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모든 팀원들은 추호도 자만하거나 우쭐거리지 않았고 저마다 겸손하게 허점을 찾았다. “잘 추지도 못했고 잘 발휘하지도 못했는데...”, “공연 때 저의 실수로 하마트면 큰코를 닥칠번 했는데...”, “전국에서 온 여러 공연참가팀들의 실력이 이만저만이 아니여서 최선을 다해 더 열심히 련습해야 하겠어요...”

  팀원들은 공연이 끝나자마자 저마끔 남편에게 희소식을 알렸다. 그것은 뽐내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지지해주고 리해해준 가족에 대한 고마운 인사였다. ‘칼춤’ 공연팀은 그야말로 시련을 이겨낼 수 있는 굳센 팀이였고 얼음도시 할빈에 피여난 아름다운 진달래꽃이였다.

  9월초에 개최 예정인 전국 조선족로년협회 문예공연에 참가하고자 이들은 삼복철의 무더위를 이겨내면서 ‘칼춤’련마에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최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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