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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인들의 애심으로 가꿔진 눈강벌의 꽃동네 룡선마을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9.08.12일 17:13
  치치할시 룡강현 화민향 룡선촌 조선족로인협회 성립 22주년 축제측기

  (흑룡강신문=하얼빈) 2019년 8월 8일날, 치치하얼시 룡강현 룡선촌의 조선족로인협회 창립 22주년 축제에 참석하여 달라는 전갈을 받고 아쉬운 친척집의 결혼을 물리치고 급기야 대련에서 밤차를 타고 돌오와 화민향의 룡선촌으로 가는 길목에 들어섰을 때는 시계의 시침이 이튿날 아침 8시를 넘어서고 있었다.

  "저기 북쪽 하늘에 휘날리는 국기를 보세요, 저기가 우리 조선족마을이예요"라고 하는 안내원의 말에 내심에 찬 자호감이 차분히 비치였다. 그의 손길을 따라 유심히 살펴봐서야 저 멀리 비꽃이 날리는 하늘을 이고 높이 휘날리는 붉은 기발을 발견할 수 있었다. 길 옆에 키를 넘는 옥수수가 자라 동네는 보이지 않았지만 휘날리는 기발은 마치 어두운 밤하늘에서 북두성을 가려보는 심정이였다. 자그마한 마을에서 국기 게양식을 한다는 그 자체가 나의 상상에 날개를 달아 주었다. 그것도 그럴것이 조선족들의 해외 진출과 연해도시로의 인구이동으로 조선족 마을을 다니면서 머리속에 굳어진 것은 헐망한 빈집, 무너진 담벽, 터전에 쑥대만 무성히 자란 참담한 현실이였다.



룡선촌 로인협회의 부분적 회원들이 룡선촌 조선족로인협회 성립 22주년 경축행사에 참가한 래빈들과 기념단체사진을 남겼다. /강명찬

  풍년을 기약하는 탐스런 벼이삭을 보며 깔끔하게 다루어진 문전옥답을 지나 동네의 길목에 들어서니 벌써 명절 차림으로 한복을 입은 동네분들이 축제의 장소로 모여 들고 있었다. 그런데 마을에 들어서니 시야에 가장 유포하게 안겨오는 것이 집집의 마당에는 물론 인행도의 량쪽에 심어져 있는 가지각색의 꽃이였다. 마치 정성들여 꾸며진 공원의 꽃밭을 방불케 하였다.

  마당에 정성껏 장식된 축제 장소가 날씨 관계로 아쉽게도 실내로 옮겨졌다. 촌 당지부서기 류용하( 65세)의 사회로 축제의 개막식을 올렸다. 그의 소개에 의하면 백 몇십 세대가 사는 룡선촌도 발전 도상에 다른 곳의 조선족마을과 같이 겪어야 하는 진통의 대가를 치렀지만 정부의 민족정책의 덕분과 촌민들의 끈질긴 노력으로 마을의 지속적인 발전을 가져왔다고 하면서 이에 제일 앞장에 서서 향토지키미, 이웃도우미, 사랑도우미에 심혈을 아끼지 않은 로인협회의 여러분들에게 진심으로 되는 감사를 드린다고 칭송을 거듭하였다. 그의 말씀에 의하면 마을의 농토가 류실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지금까지 조선족마을에 다른 촌의 사람을 입주시킨 적이 없다는 것은 실히 촌사람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단합된 모습을 보여주었기때문이라고 자랑을 아끼지 않았다. 뒤이어 로인회 조윤봉 회장( 69세)이 주제발언을 하였다. 그는 "로인협회 22주년 기념일을 맞이하면서 전임 회장님을 비롯한 선배회원님들이 피땀을 흘리면서 협회를 영위해온 로고가 없었다면 오늘과 같은 풍성한 결실이 없었을 것"이라며 "그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온몸의 힘과 정열을 이바지하겠다"고 했다. 한편 지금까지 고향의 발전에 물심 량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은 국내외 친인들과 지인들에게 감사를 드린다고 인사를 거듭하였다. 국기의 수호신이라고 불리는 로인회부회장 최영순씨(76세)는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마을의 친환경 건설은 물론 후대 양성과 로인협회 사업에 여생을 이바지하겠다고 하여 장내에서 감격의 잔물결을 이루었다. 몸은 타향에 있어도 마음만은 고향을 잊어본 적이 없었던 수년간 고향의 발전에 심혈을 몰부어온 진황도에서 기업을 하는 리항모씨가 국내외 여러 래빈들을 대표하여 향후에도 변함없이 고향 발전에 일조하겠다고 담찬 모습을 보였다. 다음에는 향, 진 령도들과 래빈 축사가 이어졌다. 특히 치치하얼시 조선족로인협회 부회장 겸 치치하얼시 조선족문화원 수석 부원장인 리금숙씨는 협회 설립22주년을 축하한다고 하면서 치치하얼시 조선족문화원을 대표하여 룡선촌 로인협회에 정성을 담은 금일봉을 전달하였을 뿐만 아니라 회원들과 무용팀 성원들에게 정성어린 선물도 증송하였다.



홍기 수호신 로명성과 최영순 량주.

  계속하여 축제는 80고령 이상 로인들에게 효도와 사랑을 상징하는 붉은 꽃을 가슴에 달아주었으며 선물도 전달했다. 한편 전체 로인들의 만수무강을 기원하는 춤판을 이어 축하공연의 시작을 선언했다. 축제를 맞이해 특별히 준비한 마을 로인협회 무용팀이 출연한 '대해항행은 키잡이의 힘'라는 광장무는 관람자들이 시공을 넘어 먼 옛날의 회억에 잠기게 하였다. 만고풍상 비바람을 이겨온 주름이 깊숙히 패인 얼굴이였지만 환한 웃음에는 저마다 생활에 대한 긍지 그리고 행복에 찬 만족이 슴베여 있었다. 이번 축제를 위하여 치치하얼시 조선족문화원에서 조직하고 거느린 선명예술단의 독창 '오늘은 기쁜 날', '살기 좋은 세월' 등 수준급의 출연은 관중들의 열광에 찬 박수갈채를 받았고 지난해 홍콩의 무대를 장식했던 선명예술단의 군무 '농악무' 역시 관람자들에게 잊지 못할 인상을 심어주었다. 공연하는 와중에 가장 인상적인 것은 행사에 참석한 향 당위서기가 좌석을 떠나 적정한 위치를 찾아 핸드폰으로 출연의 모든 절목을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모두 록화하는 것이였다. 그에게는 좋은 홍보자료가 될듯 했다.

  비가 멈춰자 활동장소가 다시 실외로 옮겨 졌는데 마당에는 벌써 로인들에 적합한 병낚기 등 유희항목들이 준비되여 활동의 주인공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 기회를 빌어 나는 조용히 조윤봉 회장과의 면담을 가졌고 마을을 돌아 볼 기회를 얻었다. 그의 소개에 의하면 이러한 친환경 마을건설에는 모든 로인협회 성원들의 공로가 숨어있다고 하였다.



  '고향 노래'를 열창하고 있는 예술단 단원들.

  활동실의 벽 중앙에는 모주석과 당중앙 습근평 총서기의 초상화가 나란히 걸려 있었고 사면 벽에는 명인들의 격언과 명언이 새겨진 족자가 줄지어 걸려 있었으며 복도에는 '고향 사랑 우리 사명'이란 표제밑에 부조금 명세가 정중히 밝혀져 있었다. 그만큼 고향을 위한 친인들의 은공을 잊지 않으려는 촌민들의 뜨거운 정이 슴베여 있었다. 마당의 주변과 담벽에는 애민애족의 숨결이 물씬 풍기는 구호판과 광고물들이 정갈하게 걸려 있었는가 하면 로인을 존경하고 어린이들을 사랑해야 한다는 민족의 효성을 송가하는 글귀 또한 손님들의 눈길을 끌었다. 대문을 나서 큰길에 나서니 콩크리트로 포장된 길옆에 줄지어 심어놓은 가지각색의 꽃들이 손님을 반기고 있었으며 집사이와 골목길에도 어디라 할것없이 여러가지 꽃들이 자태를 뽐내며 곱게 피여나고 있었다.질서와 조화를 상징한다는 키다리 코스모스, 향기 그윽한 국화꽃, 손톱에 물들이는 봉숭아꽃, 사랑 찾는 개나리, 비에 이슬 맺은 듯 반기는 백일홍 그외에도 옥수수, 꽃, 뱀꽃, 다리야를 망라한 이름모를 꽃들이 만발해 있었다. 이는 동네의 로인들이 의무로동으로 이루워 진것이라고 한다.



  꽃길을 따라 국기가 걸려있는 곳을 찾아 가 보니 바로 로인협회 부회장 최영순씨의 집앞이였다. 그의 남편 로명성씨에 따르면 국기게양을 시작한 것은 4년째라고 한다. 처음에는 농촌 문화건설에 일조하고저 채색기를 걸려고 작심하였는데 촌의 당서기 류용하의 권장으로 국기를 게양하게 되였다고 하였다. 국기 게양은 엄숙하고 장엄한 일이라 마음의 생각을 조윤봉 회장에게 알렸더니 로인협회의 도움으로 무봉제 스테인리스강 파이프(无缝不锈钢管)를 구입하여 12미트 되는 기대를 마련하고 쇠줄을 장착하여 기발을 갈아 달고 승강에 편리하도록 하였다고 하였다. 그때로부터 그들은 오성붉은기를 수호하는 임무를 맡아 나섰는데 작은 힘이지만 가족사랑, 고향사랑, 나라사랑에 일조할 수 있어 매우 기쁘게 여긴다고 실토정하였다. 룡선마을 촌민들의 거듭된 친절한 만류를 물리치고 같이 간 치치할시 조선족문화원 예술단 성원들을 배동하여 용케 마을을 벗어났다. 갑자기 축제에서 선명예술단이 출연한 가무중의 노래가사 한구절이 뇌리를 스쳤다. 눈강물 굽이굽이 흘러드는 이곳에 / 오붓이 자리잡은 내고향 강북마을 / 관계수 따라 몇리런가 / 기름진 옥답 / 언제나 나를 반겨 손짓한다네 / 아 예가 바로 내고향 룡선이라오.







  나는 먼곳에 서서 다시 한번 룡선마을 상공에 펄럭이는 오성붉은기를 바라보며 고향을 지키면서 행복한 만년을 가꿔가는 그들의 꽃같이 아름다운 심령에 옷깃을 여미며 존경과 감사의 묵례를 보내였다.

  /전창국 특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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