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은 (연길시동산소학교 4학년1반)
(흑룡강신문=하얼빈) 어느 주말아침이였다. 늦잠을 잔 내가 눈을 비비며 거실로 나가보니 글쎄 평소 나보다도 늦게 일어나던 아빠가 할아버지와 함께 컴퓨터를 놀고 계셨다. 나는 의아해서 가까이 가보았다. 할아버지와 아빠는 세계일주를 하는 컴퓨터게임을 하고 계셨다.
문득 아빠가 전에 나한테 들려주신 이야기가 머리속을 스쳐지나갔다.
“할아버지는 어릴 때부터 세계일주를 하는 꿈이 있었단다. 하지만 아빠를 키우면서 그 꿈을 잠시 접어두어야 했단다. 그래서 아빠가 할아버지 대신 꿈을 이뤄드리려 했지. 하지만 아빠도 너를 키우면서 지금까지 할아버지의 꿈을 이뤄드리지 못했단다.”
아버지의 말씀에 나는 갑자기 가슴 한구석이 아파나 서툰 실력으로 게임하는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모습을 묵묵히 보기만 하였다. 빠리의 에펠철탑, 애급의 금자탑, 우리 나라의 만리장성… 세계 곳곳의 명승고적을 다니며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면 덩달아 기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게임 속 화면으로 만족할 수 밖에 없는 할아버지와 아빠를 보며 눈물이 핑 돌았다.
나는 할아버지와 아빠의 곁을 조용히 떠나면서 다짐했다. 앞으로 꼭 성공해서 할아버지와 아빠의 꿈을 이루어드리겠다고. 할아버지, 아빠. 제가 당신들의 꿈을 실현할 때까지 건강하게 오래오래 앉으세요.
/지도교원: 김화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