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그당한 오마르 알 바시르 전 대통령.
아프리카 수단의 악명 높은 독재자로 지난 4월 군부의 군사정변으로 축출된 오마르 알 바시르 전 대통령이 비밀금고에 거액의 돈다발을 쌓아놓고 뢰물 등으로 활용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8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전날 열린 오마르 알 바시르 전 대통령의 재판에서는 그의 오른팔 역할을 한 야시르 바시르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증언대에 올랐다.
야시르 바시르 전 비서실장은 재판에서 자신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현금을 전달하는 업무를 해왔다면서 많게는 1180만딸라(약 인민페 8400만원)에 달하는 돈을 개인과 단체에 전달했다고 증언했다.
증언에 따르면 뢰물로 활용된 돈은 모두 대통령궁에 마련된 비밀금고에서 나왔다. 수천만딸라에 달하는 돈다발이 이곳에 보관중인 것으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금액은 금고의 주인밖에 알지 못한다.
야시르 바시르 전 비서실장은 “알 바시르는 돈이 있는 방의 열쇠를 가진 유일한 사람이였다.”면서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현금을 전달하는 것이 내 임무였다.”고 말했다.
오마르 알 바시르 전 대통령은 1989년 군사정변을 일으켜 정권을 잡은 뒤 30년간 철권통치를 해온 인물이다. 그의 재임기간 수단에서는 종교, 종족 분쟁이 반복되면서 수십만명이 살해되거나 강제 이주됐다.
오마르 알 바시르 전 대통령은 또한 서부 다르푸르에서 일어난 반군을 진압하기 위해 30만명 이상의 민간인들을 무차별 학살한 혐의로 국제형사재판소에 기소됐다. 그는 지난 4월 11일 수도 하르툼에서 벌어진 군부의 군사정변으로 실각했으며 현재 수단내에서 부패, 부정축재 등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외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