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은비 (훈춘시제4소학교3학년1반)
(흑룡강신문=하얼빈)올해 2월 5일은 우리 나라의 최대의 전통명절인 음력설입니다.
오랜만에 멀리서 사업하시는 아빠도 오셨고 할머니도 우리 집에 오셨습니다.
아침이 되자 나와 동생은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할머니, 아빠, 엄마에게 세배드렸습니다.
“우리 은비 새로운 한해에도 공부 열심히 하고 건강하거라.”
“그리구 찬우도 우썩우썩 크거라.”
역시 우리 할머니 최고였습니다. 할머니는 세배돈이 들어있는 빨간 봉투를 나와 동생에게 주었습니다. 나와 동생은 할머니가 주는 세배돈을 받았습니다. 평소에는 할머니한테서 돈 받는 걸 반대하시던 엄마도 오늘은 세배돈을 받고 좋아하는 우리를 보며 웃으셨습니다.
세배가 끝나자 나는 한복을 벗으려 했습니다. 그 때 아빠 핸드폰이 련속 울렸습니다. 아빠 친구들이 아빠하고 영상통화하면서 나를 불렀습니다.
“은비야, 삼촌한테도 세배해라.”
“싫어요. 우리 집에 오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세배해요?”
“핸드폰 앞에서 세배해라. 그럼 삼촌이 볼 수 있어.”
“참! 소웃다 꾸레미터질 일이지! 나더러 핸드폰에 대고 세배하래.”
나는 기분이 나빴습니다. 그런데 엄마는 재밌다고 웃었습니다.
“은비야, 얼른 세배해라. 삼촌이 세배돈 준다는데.”
“엄마는 돈 주자고 하는 사람 있으면 그깟 세배 열번이라도 하겠다.”
할머니도 아빠도 나더러 어서 세배하라고 독촉했어요.
앞뒤에서 “세배해라, 세배해라.” 하고 공격을 들이대는 바람에 나는 얼결에 꾸벅 세배를 했어요. 태여나서 10년 만에 핸드폰에 대고 세배해보기는 처음이였어요.
잠시 후 “띨룽” 하고 아빠 핸드폰이 울리더니 세배돈 1000원이 들어왔어요. 아빠는 꺼리낌없이 핸드폰 액자에 떠있는 봉투를 클릭해서 돈을 받았어요. 아빠 핸드폰 안의 세배돈까지 합하면 나는 올해 설에 세배돈 륙천원을 받았어요. 그런데 핸드폰에 절을 하고 세배돈을 받으니 마음이 별로 시원치 않았습니다. /지도교원: 김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