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주 영국 프리미어리그를 가장 뜨겁게 달군 것은 뉴캐슬의 롱스태프 형제였다. 21살인 션은 지난 여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적설이
돌기도 했던 뉴캐슬의 전도유망한 중앙미드필더이다. 뉴캐슬엔 또 한명의 롱스태프가 있었다. 션의 동생인 19살 매튜였다.
매튜에게 7일 맨유전은 평생 잊을 수 없는 날이 됐다. 형과 함께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을 치른 것만도 대단한데 맨유를 무너뜨리는 결승꼴까지
터뜨리며 단숨에 뉴캐슬 최고의 영웅으로 떠오른 것이다.
후반전 70분경 제트로 윌렘스가 왼쪽 측면에서 밀어주자 매튜가 금지구역 외곽에서 강력한 오른발 슛을 날렸다. 낮게 깔려 날아간 뽈은 맨유
꼴문 왼쪽 구석으로 빨려들어갔다. 맨유 꼴키퍼 데 헤아가 필사적으로 몸을 날려봤지만 뽈이 더 빨랐다.
꼴대 뒤에 있던 뉴캐슬 홈팬들이 일제히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서 포효하는 마법같은 그 순간을 매튜는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같은 동네에
살고, 같은 학교에 다니고, 지하철과 뻐스를 같이 타고 다녔던 그 팬들은 곧 그 자신이기도 했다. 매튜는 “꼴이 들어간 뒤 팬들을 향해 달려가는
느낌을 뭐라 설명할 수 없다. 초현실적이였다.”고 말했다.
전반전 28분경에도 벼락같은 중거리슛이 꼴대를 맞고 나와 데 헤아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던 매튜는 두번째 슈팅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매튜의 꼴은 스티브 브루스 뉴캐슬 감독에게도 뜻깊은 승리를 안겼다. 맨유를 상대로 23경기만에 처음으로 승리를 맛보는 감격을 누린 것이다.
23전 첫 승리에 성공한 브루스 감독은 이날 경기가 자신의 프리미어리그 통산 400번째 지휘 경기이기도 했다. 매튜를 과감하게 선발로 기용한
용병술이 적중했다.
반면 맨유는 이날 패배로 원정 11경기 련속 무승 기록을 이어가며 리그 12위로 추락했다. 승점 9점으로 강등권인 17위 에버튼과 2점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션과 매튜는 이날 중앙 미드필더로 나란히 출전해 뉴캐슬의 중앙을 책임졌다. 션도 패스 4개에 가로채기 2개를 기록하며 매튜와 함께 뉴캐슬
승리에 주역이 됐다.
두 형제는 경기 후 나란히 수훈 선수 인터뷰에 나섰다. 션이 매튜에게 경기 MVP 트로피를 건넸다. 매튜는 “어제밤 이런 장면을 꿈꾸며
잠자리에 들었지만 이게 현실에서 이뤄질 것이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었다.”며 “하늘을 둥둥 떠다니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아버지가 아이스하키 선수 출신인 롱스태프 형제는 어릴 때부터 뉴캐슬의 팬으로 뉴캐슬 아카데미에서 축구를 시작했다. 션과 매튜 모두
미드필더로 이날 둘이 리그에서 처음 호흡을 맞췄다. 션은 “평소에는 소리치며 집안을 뛰여다니던 애가 어제는 조용했다. 동생 때문에 오늘 경기를
하는 게 훨씬 쉬웠다. 동생이 너무나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용감했던 형제의 활약상은 소셜 미디어에 올라온 이 한마디로 압축할 수 있을 것 같다. “롱스태프 형제가 가련한 맨유를
응징했다.”
외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