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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수기]행복한 꿈쟁이들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9.12.03일 14:35



안예화 (녕안시조선족중학교)

  (흑룡강신문=하얼빈)꿈이라는 무거운 숙제를 짊어진 우리 아이들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구경 무엇일가?

  조선어문 교사로서 늘 이런 의문점을 가지고 학생들을 대하고 교학에 임한다.

  지난 학기부터 학교 도서관에는 10대 청소년들과 관련된 조선어로 된 책들이 륙속 구입되여 비치되여있었다. 청소년들에게 꿈을 심어줄 수 있는 책이 있는가 하면 청소년들의 고민을 해결해주고 청소년들의 심리를 훤히 꿰뚫어볼 수 있으며 앞으로의 진로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설명을 덧붙인 책들로 가득했다. 나도 우리 아이들의 사춘기 심리를 조금이나마 료해하고 싶은 마음에 여러 종류의 책들을 빌려다 보군 하였다. 보고나서는 그중 에서 우리 아이들이 읽기에 적합한 책들은 꼭 독서하라고 적극 추천해 주었다.

  요즘 조선족학교를 보면 학교내 언어환경이 아주 렬악하다. 조선족 학생 임에도 아이들 속에서 오고가는 언어는 조선어가 아닌 한어이다. 그러니 아이들은 자연스레 조선어와 사이가 어색해지고 조선어문 성적은 내리막 길을 달린다. 옛날에는 조선어문 선생님들이 그나마 쉽게 강의를 진행했 지만 요즘의 조선어문선생님들은 고생은 고생대로 해도 쓴소리뿐이다. 정말 코막고 답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평소 아이들에게 여러가지 좋은 책을 추천해주지만 워낙 조선어라는 언어를 잘 사용하지 않는터라 도서관에서 빌려보는 책들은 거개가 한어로 된 책들이다. 아이들 스스로가 책에 진정한 흥미를 붙이고 시간을 들여 독서를 해야 효과를 보는 법이다. 선생님이 억지로 보라고 해서 책 속의 내용이 모두 머리속에 저장된다는 보장이 없다. 오히려 시간만 랑비하고 역효과를 초래하기 십상이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조선어 독서에 흥미를 붙이고 책들을 읽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줄 수 있을가? 고민하던 끝에 나는 한가지 방법을 생각해냈다. 그것은 바로 “10대 청소년들을 위한 솔루션”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열독공개과를 진행하는 것이다.

  내가 맡은 학년은 한개 반에 18명씩 두개 반으로 구성되였다. 먼저 매개 반에 4개의 조를 만들어주고 매개 조마다 조장 한명을 선거했다. 그리고 조장이 조직하여 학교 도서관에 가서 10대 청소년들과 관련된 책을 빌려서 함께 책속에 들어가 내용을 파악하고 리해한 기초상에서 합심하여 그 책의 내용을 간추려서 발표하게 하였다. 처음에는 내가 예상했던 바와 같이 여기저기서 못한다고 아우성이였다. 한어로 발표를 하면 잘할 수 있 지만 조선어는 이구동성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였다. 그래도 나는 밀어붙 였다. 이번 학기에 꼭 완성해야 할 과제이니 먼저 도서관에 가서 주제와 관련된 책을 빌려서 보게 하였다. 책의 내용을 다 읽은 후에 조장이 조원 들을 이끌고 내용을 간추리는 작업을 하게 하였다. 한사람의 의견이 아닌 여러 사람의 의견을 모아 내용을 간추려야 한다고 부탁했다. 그리고 나는 아예 참여를 하지 않았다. 8개 조에서 선택한 책의 내용은 각양각색이였다. 단 “10대 청소년”들과 관련된 내용들이면 모두 발표할 수 있게끔 허락했다. 물론 준비하는 과정에서 주제를 잘 리해하지 못하는 조가 있는가 하면 책속의 내용을 리해하지 못하는 조, 조내 조원들끼리 의견이 서로 맞지 않아 애먹는 조, 파워포인트를 만들어야 하는데 조선어 타자가 안되여 속상해하는 조, 잘하고 싶은데 생각대로 잘 안되여 속을 끓이는 조… 그런 모습들을 옆에서 바라보는 나 역시도 조급해나고 안달이 났다. 그래도 아이들끼리 해결하고 완성할 수 있게끔 그냥 참고 기다려주었다. 며칠이 지나자 대부분 아이들이 준비를 끝마쳤다고 나를 찾아왔다. 가닥 가닥 검사해보니 어떤 조에서는 발표내용을 아주 참답게 준비했고 어떤 조에서는 간단하게 준비했는가 하면 어떤 조에서는 주제와 관련된 노래도 준비했다. 나름 열심히 준비한 것 같아서 내심 기쁘고 뿌듯해났다. 마음 같아선 아이들이 준비한데 기초하여 내용들을 더 추가해주고 발표방식들을 바꿔주고 싶었지만 그동안 아이들이 열심히 한 노력만을 긍정해주고 싶어 서 참고 그대로 발표하게끔 고무해주었다. 내용면에서 어떤 부분은 잘 안 맞았지만 그대로 두고 철자, 띄여쓰기, 맞춤법들만 간단하게 수정해주었다.

  공개과 형식이여서 더 잘하고 싶지만 나는 우리 아이들의 그동안의 노력과 책을 읽으면서 그속에서 느낀 감촉과 그속에서 배운 지식만을 인정 해주고 싶다. 이번의 열독과를 준비하면서 우리 아이들이 조금이나마 자기 자신에 대해 깨닫고 느꼈으리라 믿는다.

  꿈이라는 무거운 숙제를 짊어지고 있는 우리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결국 자기 발전이라고 생각을 해본다. 공개과는 비록 한번으로 끝나 지만 준비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배운 수많은 지식과 도리들은 우리 아이 들이 영원히 머리속에 기억해둘 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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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 의견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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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의 노고가 많으십니다.
아이들이 자기민족 언어를 더 잘 할 수 있도록 인솔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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