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자 앱 | | 모바일버전
뉴스 > 스포츠 > 축구
  • 작게
  • 원본
  • 크게

박항서와 최강희, 60대 한국적 로장 감독들의 성공기

[인터넷료녕신문] | 발행시간: 2019.12.16일 10:12
최근 몇년간 들어 아시아의 축구계를 살펴보면 베테랑 감독들의 영향력이 거의 사라진 상태이다. 중국 슈퍼리그나 일본, 한국 등 리그팀들에서

새로운 사령탑을 찾을 때면 대부분 젊은 지도자를 찾는다. 변화를 좇는 시대 흐름이라 설명하지만 실제로는 구단과의 소통, 정확히는 구단의 요구에

순응하는 감독을 찾기 때문이다.

그런데 컨트롤하기 어렵고 소통이 어려운 고집불통의 두 한국적 감독들이 최근 해외에서 잇달아 성공사를 썼다. 박항서 감독은 10일 열린

2019 동남아시안게임에서 베트남 22세 이하 국가팀과 함께 60년 만의 금메달을 목에 걸며 또 하나의 성공 신화를 더했다. 지난 6일에는

최강희 감독이 상해신화팀을 중국 축구협회컵 정상에 올려놓으며 중국 진출 첫해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한국국가팀에서 코치로 함께 일했던 최강희

감독(오른쪽)과 박항서 감독.

두 감독은 축구계의 대표적 절친이다. (박항서, 최강희 두 감독은 호적상 59년생이지만 실제로는 57년생이다. 한국에서 축구부 활동을 늦게

시작한 탓에 당시 관행대로 류급을 택했다.) 호적상 생일이 3개월 느린 최강희 감독이 박항서 감독을 ‘항서 형’이라고 깍듯이 모신다. 인연은

80년대 초반 한국의 륙군 축구팀 충의에서 시작됐다. 대학을 가지 않아 먼저 입대한 선임 최강희는 아시아 청소년 선수권에서 한국을 대표해 조선을

꺾고 우승을 하며 유명세를 누리던 후임 박항서를 인정사정 안 봐주고 굴렸다. 하지만 시골 출신으로 정 많던 두 사람은 서로의 속내를 이해하며

금세 친우가 됐다.

당시 한국 리그 수원삼성에서 코치로 한솥밥을 먹으며 더 돈독해진 두 사람은 2002년 박항서 감독이 부산 아시안게임 한국 국가팀 사령탑에

부임한 뒤 수석코치로 최강희 감독을 부르며 그 관계가 다시 주목받았다. 당시 최강희 감독은 수원 코치직에서 해고된 뒤 의욕을 잃고 있던

상황이였는데 박항서 감독이 불러주며 다시 지도자로서 의욕을 되찾았다. 2005년에는 같이 독일로 축구 연수를 떠나기도 했다. 그 기간에 최강희

감독이 K리그 전북현대 사령탑에 임명되며 먼저 프로 감독으로 데뷔했다. 1년 뒤 박항서 감독은 K리그 경남FC의 지휘봉을 잡으며 10년 가까이

두 사람은 K리그에서 경쟁했다.

박항서 감독은 최강희 감독을 자극을 주는 동생이라고 표현한다. 먼저 스타덤에 올랐지만 박항서 감독은 88년에 일찌감치 현역 생활을 마감하고

지도자로 전환했다. 최강희 감독은 20대 후반에 축구에 눈을 뜨며 한국 국가팀에 뽑혀 90년 이딸리아 월드컵에도 나섰다. 지도자로서도 박항서

감독이 히딩크 감독을 훌륭히 보좌해 화제를 모으며 앞서 갔지만 최강희 감독은 특유의 리더십과 과감한 팀 빌딩으로 전북 왕조를 만들었고 결국 한국

국가팀 감독까지 갔다. 박항서 감독도 어느 팀을 맞든 2년 내에 성과를 냈지만 상주 상무에서 거둔 두 차례의 2부 리그 우승외에는 정상

일보직전에 늘 고배를 마셨다.

2017년 10월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 국가팀과 23세 이하 국가팀을 총괄하는 사령탑에 오르며 해외로의 도전을 택했다. 2015년 상주

감독에서 물러난 뒤 더 이상 프로팀은 그를 찾지 않았다. 그때 자신을 택한 베트남에게 박항서 감독은 “내 모든 지식과 경험을 쏟아 부어

부응하겠다.”고 했고 반년도 안 돼 베트남 축구를 이전에 누리지 못한 위치와 위상으로 끌어올렸다. 1년 사이 그는 베트남 축구의 영웅이

됐다.

그런 성공이 이번에는 반대로 최강희 감독을 자극했다. 한국 국내에서 더이상 이룰 것이 없던 최강희 감독에게 중국 무대에서 기회가 왔고 그

역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최강희 감독의 2019년은 이 이상 드라마틱할 수 없는 고난의 련속이였다. 막대한 지원을 약속했던 첫 계약 팀인

천진권건팀은 사실상 공중분해됐고 개막을 앞두고 팀을 옮겼지만 세계적인 명성의 감독 영입을 위해 각 구단들에서 내쳐졌다. 그는 불과 6개월 사이

팀을 세번이나 옮긴 끝에 상해신화팀으로 향했다. 힘든 경험이였지만 중국축구의 속성을 빠르게 파악한 그는 외국인 선수 한 자리를 애제자 김신욱으로

보강하는 모험수를 뒀고 결국 리그 잔류와 축구협회컵 우승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두 60대 감독에겐 공통적인 자산이 있다. 지기 싫어하는 승부욕, 선수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스킨십이다. 판정에는 거세게 항의하지만 자신의

선수들에게는 누구보다 따뜻한 박항서 감독의 리더십은 베트남 국가 전체를 감동으로 이끌었다. 최강희 감독은 대련일방팀을 떠날 당시 중국 선수들이

눈물을 흘리며 배웅하는 모습을 보여 큰 화제를 일으킨 적이 있다. 팀을 제대로 이끌기 위해 선수들의 진심을 사야 한다는 기본중의 기본을 두

베테랑 감독은 잘 알고 있었다.

이겨야 하는 경기에서는 독종 기질을 보였다. 박항서 감독은 부임 후 ‘숙적’ 타이를 처절한 정도로 눕혔다. 중요한 결전마다 승리 혹은

무승부의 무패 행진으로 좌절을 안겼다. 이번 동남아시안게임에서도 태국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무승부를 기록, 베트남은 조 1위로 준결승에 올라

금메달까지 차지했고 태국은 그대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박항서 감독 부임 후 승승장구하는 베트남을 보고 자극된 타이는 지난 7월 일본 최고의

축구 지도자중 한명인 니시노 아키라 감독을 영입했지만 ‘박항서 트라우마’를 깨지 못하고 있다.

한편 최강희 감독도 상해신화팀으로 온 뒤 자신을 버린 대련일방팀을 상대로 모두 승리를 거뒀다. 첫 맞대결은 축구협회컵 준결승이였다. 두번째

맞대결은 상해신화팀이 리그 잔류를 사실상 확정하는 중요한 승리가 됐다. 는 “최강희 감독은 자신을 경질한 대련일방팀이

영원히 후회하게끔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축구협회컵 결승전에서도 최강희 감독이 항상 강조하는 그 ‘애절함’이 나타났다. 객관적 전력에서 훨씬

우위에 있는 산동로능팀을 상대로 1차전 0대1 패배를 안고 2차전에 나선 상해신화팀은 김신욱의 선제꼴을 시작으로 3대0 완승을 거뒀다. 강등

위기에서 최강희 감독을 택했던 상해신화팀의 완벽한 반전이였다.

두 감독의 지식, 경험은 팀의 체질도 바꿨다. 베트남은 박항서 감독 부임 후 영양 섭취와 체력 훈련에서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체격의

렬세에 대한 부담감을 실리적인 전술과 괜찮은 훈련으로 극복해내며 동남아 축구의 최강자를 넘어 아시아 축구 전체에서도 경쟁력을 발휘중이다. 긴

시간 젊은 유망주 육성에 투자했던 베트남은 그런 선수 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박항서 감독을 만나 황금기를 연 상태이다.

상해신화팀도 최강희 감독 부임 후 선수들이 투지 넘치고 포기하지 않는 플레이를 보이며 180도 달라졌다는 평을 받았다. 공격에 실패하면

그대로 멈춰서던 선수들이 곧바로 압박을 펼치고 다시 공을 찾아오는 집중력을 보였다. 후반기 대반전을 분석한 언론들은 “상대와 부딪히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 호랑이 같은 팀이 됐다.”고 평했다.

립지가 사라져 가던, 혹은 자극이 없어 침체기를 겪던 두 60대 감독이 거두고 있는 성공은 새로운 혁신으로 받아들여진다. 최근 새로운

얼굴, 젊은 인물에게서만 혁신을 찾으려고 애쓰는 현상과 비교하면 아이러니한 일이다. 불평 불만이 많은 감독, 판정 항의가 잦던 두 감독의 그런

성공은 한국에서 마법이라고 표현된다. 그 놀라운 마법은 그들 안에 내재돼있던, 그동안 우리가 찾아 보지 못했던 본질이 아니였을가?

외신

뉴스조회 이용자 (연령)비율 표시 값 회원 정보를 정확하게 입력해 주시면 통계에 도움이 됩니다.

남성 94%
10대 0%
20대 0%
30대 29%
40대 59%
50대 6%
60대 0%
70대 0%
여성 6%
10대 0%
20대 0%
30대 0%
40대 0%
50대 0%
60대 6%
70대 0%

네티즌 의견

첫 의견을 남겨주세요. 0 / 300 자

- 관련 태그 기사

관심 많은 뉴스

관심 필요 뉴스

가수 현아가 현재 공개열애 중인 하이라이트(비스트) 출신 가수 용준형에 대한 마음을 고백했다. 지난 18일 유튜브 채널 '조현아의 목요일 밤' 에서는 '드디어 만난 하늘 아래 두 현아' 라는 제목의 영상이 새롭게 업로드됐다. 이날 게스트로 출연한 사람은 바로 가수
1/3
모이자114

추천 많은 뉴스

댓글 많은 뉴스

1/3
"지하철 길바닥에 가부좌" 한소희, SNS 재개 충격 사진에 '또 술 마셨나'

"지하철 길바닥에 가부좌" 한소희, SNS 재개 충격 사진에 '또 술 마셨나'

사진=나남뉴스 배우 한소희가 SNS를 다시 시작하며 지하철 승강장 바닥에 가부좌를 틀고 앉은 사진을 공개해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18일 한소희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너희가 있고 내가 있고 우리가 있고 같이 달리게 해 준"이라며 사진 여러 장을 업로드했다. 사

"돈 빌려준 팬들 어떡하나" 티아라 아름, '남친이 시켰다' 감금 충격 폭로

"돈 빌려준 팬들 어떡하나" 티아라 아름, '남친이 시켰다' 감금 충격 폭로

사진=나남뉴스 그룹 티아라 출신 아름이 금전사기, 도박설 등 각종 의혹에 휩싸인 가운데 재혼을 준비하던 남자친구와 결별했다. 이날 19일 한 언론 매체 보도에 따르면 아름은 재혼을 발표했던 남자친구 A씨와 각자의 길을 가기로 선택했다고 전해졌다. 이어 유튜브

"본인이 피해자인 줄" 유영재, 결국 라디오 하차 삼혼·사실혼 묵묵부답

"본인이 피해자인 줄" 유영재, 결국 라디오 하차 삼혼·사실혼 묵묵부답

사진=나남뉴스 배우 선우은숙이 전남편 유영재의 삼혼, 사실혼에 대해서 '팩트'라고 인정한 가운데, 결국 유영재가 라디오에서 하차했다. 지난 18일 경인방송은 유영재가 진행하는 '유영재의 라디오쇼' 프로그램에서 자진 하차 소식을 공지했다. 경인방송 측에서는 "유

모이자 소개|모이자 모바일|운영원칙|개인정보 보호정책|모이자 연혁|광고안내|제휴안내|제휴사 소개
기사송고: news@moyiza.kr
Copyright © Moyiza.kr 2000~2024 All Rights Reserved.
모이자 모바일
광고 차단 기능 끄기
광고 차단 기능을 사용하면 모이자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모이자를 정상적으로 이용하려면 광고 차단 기능을 꺼 두세요.
광고 차단 해지방법을 참조하시거나 서비스 센터에 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