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생충》이 한국영화 최초로 미국 골든글로브 시상식 후보에 지명됐다. 외국어영화상 뿐 아니라 각본상, 감독상 후보에도 이름을 올렸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는 평가이다.
올해로 제77회를 맞는 골든글로브 시상식은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에서 주최하는 미국의 대표적인 영화 시상식중 하나이다. 아카데미 시상식
직전에 시상식이 진행되고 실제로 시상결과가 일치하게 되는 사례가 많아 바로미터 역할을 하고 있다. 《기생충》의 골든글로브 수상 결과에 이목이
집중되는 것도 아카데미와 무관하지 않다.
《기생충》은 전원 백수인 기택네 장남 기우가 고액의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를 그렸다. 세계의 화두인 빈부격차를 가장 한국적으로 그려내면서 올해 5월 칸 국제영화제의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작품성과 흥행력을 모두 인정받은 《기생충》은 지난 10월 11일 북미지역에서 개봉한 가운데 우선 첫선을 보인 3개 상영관에서 개봉 성적
38만 4216딸라를 기록, 이후 매진 행렬이 이어지면서 개봉 4주차에는 상영관이 463개로 늘어나 화제가 되기도 했다.
관객들과 평단의 호평도 이어졌다. 영화 평점을 집계하는 로튼토마토가 99%로 최상의 신선함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현지 주요언론의 리뷰를
수자로 환산해 보여주고 있는 메타크리틱 역시 높은 평점인 95%를 기록했다.
《기생충》의 북미 승전보는 이어지고 있고 지난 8일 LA비평가협회로부터 작품상과 감독상, 남우조연상을 받았고 같은 날 발표된
토론토비평가협회(TFCA)상에서도 작품상과 외국어상, 감독상 3관왕을 차지했다.
뿐만 아니라 전미비평가협회 외국어영화상, 아틀란타비평가협회 감독상과 각본상, 외국어영화상, 뉴욕필름비평가온라인 어워즈(NYFCO)에서는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을 휩쓸었다.
골든글로브까지 수상이 이어진다면 아카데미에서도 외국어영화상 뿐 아니라 다른 부문의 수상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기생충》이 골든글로브에서 후보로 선정된 외국어 영화상 부문은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로마(罗马)》(2019년 수상), 리안 감독의
《와호장룡(卧虎藏龙)》(2001년 수상), 진개가 감독의 《패왕별희(霸王别姬)》(1994년 수상) 등 전세계적으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작품들이
수상한 바 있다.
《기생충》은 셀린 시아마 감독의 《타오르는 녀인의 초상(燃烧着的女子肖像)》, 래드 리 감독의 《레미제라블(悲惨世界)》 등과 트로피를 놓고
경합을 벌린다.
봉준호 감독과 함께 《1917》샘 멘데스 감독, 《조커(小丑)》 토드 필립스 감독, 《원스 어폰어 타임 인 할리우드(西部往事)》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후보자로 지명됐다.
올해에는 《기생충》외에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西部往事)》, 스티븐 자일리안 감독의
《아이리시맨(钢铁侠)》, 노아 바움백 감독의 《결혼 이야기》, 안토니 맥카튼 감독의 《두 교황(两位教皇)》이 함께 후보에 올랐다.
《기생충》의 골든글로브 수상 결과는 1월 5일에 공개된다.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