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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구려 부르는 소년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9.12.23일 12:17



박택용(목단강시조선족소학교6학년2반)

  (흑룡강신문=하얼빈)어느 날 오후 할머니와 함께 팔녀투강광장에 놀러 갔다. 거기에는 많은 사람들이 연을 띄우고 있었다.

  한참 연을 바라보고 있는데 한 남자애가 “공을 사시오! 광천수를 사시오!” 하면서 사구려를 부르고 있었다. 하지만 그 애 물건을 사는 사람이 한사람도 없었다. 아마도 날씨가 그리 무덥지 않아 그런 것 같았다. 그 남자애는 12살 쯤 돼보였다. 그냥 남색티에 짧은 바지를 입고 사구려를 부르다 못해 맥이 지났는지 걸상에 풀썩 주저앉아 아주 맹랑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 때 할머니가 날 부르며 가자고 했다. 난 할머니와 함께 얼마 쯤 걸어가다가 자꾸 그 남자애의 맹랑한 얼굴이 떠올랐다. 그래서 할머니 보고 “할머니 저 광천수 살래요.”라고 했더니 할머니께서 물을 가져 왔다면서 가방 안에서 꺼내는 것이였다. 나는 선자리에 서서 물을 꿀꺽꿀꺽 반병이나 마셨다. 할머니께서 체하겠다며 왜 그리 급하게 마시는가 물었다. 나는 아마도 물이 모자랄 것 같으니 한병 더 사겠다고 했다. 할머니는 어안이 벙벙해하시면서 나에게 돈을 주셨다.

  난 부리나케 달려가 보니 그 남자애는 아직도 그 자리에 풀이 죽어 앉아있었다. 난 인차 돈 5원을 내밀고 광천수 한병 달라고 했다. 그리고 광천수를 들자마자 할머니인데 부리나케 달려왔다. 그 남자애가 돈 3원을 쥐고 나의 뒤를 쫓아왔다. 난 그 애에게 나머지 돈을 그만두라고 하면서 주먹을 쥐고 화이팅을 하며 잽싸게 돌아서 뛰였다. 그 남자애는 활짝 웃으면 날 쳐다보다가 고맙다면서 광천수상자를 둔 곳으로 돌아갔다.

  난 아직도 할머니 손을 잡고 연놀이도 하고 놀러 다니는데 그 애는 장사를 하다니 정말 대단하기도 하고 불쌍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난 얼마나 행복한가를 생각했다. 오늘 그 아이의 광천수를 통이 크게 사줬지만 마음은 한없이 기뻤다. 할머니도 나보고 잘 했다고 했다. 나의 귀전에 아직도 사구려를 부르는 그 아이의 목소리가 쟁쟁하다.

  /지도교원: 천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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