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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수기]사랑의 하트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20.01.22일 13:04
배옥화 (훈춘시제1실험소학교)

  (흑룡강신문=하얼빈)유리창밖으로 밤하늘에 깜빡이는 뭇별들이 빤히 집안을 들여다보면서 순진한 어린이들 눈동자처럼 빛을 뿌리고 있다. 저녁늦게 잠자리에 들었지만 좀처럼 잠들 수가 없었다. 30여년간의 유치원교육사업을 해오면서 오늘 뜻밖에도 6살짜리 유치원애한테서 짜릿한 인성교육을 받았는데 아직까지도 그 감화의 물결이 내 맘속으로 흘러들어 감돌고 있는 것이다.

  오늘 오후 언어시간이였다. 멀티미디어설계까지 정성들여 만들어가지고 수업을 시작했다. 오늘도 한번 멋드러진 과당교수를 펼쳐보이려고 은근히 마음을 도사렸다. 반급 모든 애들이 까만 눈동자를 반짝이며 즐겁게 웃고 있었다. 그런데 흐릿한 별똥 하나가 내 눈길을 훔쳐가고 있는 것이였다. 평소에 그 누구보다도 착하고 령리하고 수업시간에 적극적이던 태림어린이가 지금 내 강의도 무시하고 딴전을 부리고 있는 것이다.

  ‘아니, 얘가 오늘 웬 일이지? 여러가지 장끼를 다 부려가면서 이렇게 재미나게 강의를 하는데…’

  성격이 불같은 내 마음 한구석이 어느새 발끈해지는 것이였다.

  몇번을 암시를 보냈지만 마찬가지였다. 여전히 뒤에 친구하고 뭐라고 종알종알 거려대는 것이였다. 나는 더 참지를 못하고 교편대로 교탁을 딱 치면서 아니꼬운 눈길로 태림이를 흘겨보았다.

  그런데 바로 그때,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장면이 펼쳐질줄이야. 혀를 홀랑 내밀면서 제자리로 자세를 바로잡던 혜림이가 얼굴에 부끄러운 미소를 띠우면서 고사리같은 손가락으로 앞가슴에다 커다란 하트모양을 그려 나한테로 내밀어보이는 것이였다.

  ‘선생님, 미안합니다.’

  ‘선생님, 사랑합니다.’

  그애의 마음의 목소리가 내 귀가에 들려오는 것 같았다.

  순간 나는 가슴이 뭉클해나면서 할말을 잃었다.

  ‘세상에 어떻게… 이제 겨우 6살짜리 어린이가 상대방의 화를 따뜻한 사랑으로 감싸주다니?’

  나는 아무말도 하지못하고 천천히 애한테로 다가가 태림이를 와락 품에 안아주었다. 저절로 머리가 숙여졌고 왠지 눈물이 나올것만 같았다.

  ‘나는 왜 이런걸 못했지?’

  내 앞에 앉아있는 이 별무리들속에는 미래의 노벨, 에디슨, 빌 게이치도 있을수 있다. 그런데 나는 아이들의 무의식적인 작은 실수에도 그냥 미소로 넘어가지 못하고 발끈발끈 화도 내고 꾸중까지 한적이 많았다. 오늘 6살짜리 유치원 애한테서 따끔한 교육을 받은 셈이다. 부모와 자식간에도, 교원과 학생간에도, 학생과 학생지간에도 항상 사랑의 빨간 하트를 보내줄줄 알아야 하는 것이다.

  사랑은 아이들의 영양필수품이다. 태림이가 보내준 작은 사랑의 하트를 항상 내 마음속에 새기며 애들한테 사랑과 아름다움만을 선사하는 천사같은 교원이 되리라.

  오늘밤도 밤하늘에서 반짝이는 수많은 뭇별들이 커다란

  빨간색 하트를 그리면서 내 마음속으로 따듯하게 날아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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