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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려행기] 맑고 푸른 초원의 명주-아얼산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20.02.23일 12:40
김춘실

  (흑룡강신문=할빈) 아얼산(阿尔山)풍경구는 내몽골자치구 동북쪽, 대흥안령 남부 산기슭에 위치해 있는데 우리나라 최대 화산온천지질 공원이다. 할빈에서 이곳까지는 관광버스로 12시간이 소요된다.



  이날 어둠이 내려앉을 무렵, 아얼산 관광구에 몸을 부린 우리 일행은 서둘러 저녁상에 둘러앉게 되였는데 크고 둥근 음식상에는 풍성한 음식외에도 소주, 맥주가 있는가 하면 맛좋은 월병도 무득히 올랐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이 날이 바로 추석명절이였던것이다. 그래서 음식상마다 즐거운 웃음소리와 함께 노래가 흐르고 시가 나왔다. 명절에 덤으로 즐기는 려행이여서 함께하는 저녁은 음식보다도 기분에 배가 부른다.

  이곳은 추운 겨울이 길고 더운 여름이 짜른 곳이여서 저녁바람이 꽤나 쌀쌀했다. 하지만 이곳은 또 계절마다 자기의 특이한 예쁨을 뽐내고 있다고 한다.

  ‘봄이면 산과 들에 두견화 향기 그윽하고 여름이면 풀도 하늘도 파랗게 물들고 가을이면 푸르른 하늘아래 숲이 춤추고 겨울이면 흐르는 강에 무송이 비낀다네’

  맑은 천지와 깊은 계곡, 아츨한 바위산, 고요한 담소, 솟아나는 샘, 화산에 의한 암석 등 다양한 경관을 보유한 아얼산은 자연이 안고있는 거의 모든 예쁨을 지니고 있는듯… 포스터가 그렇게 아얼산을 세상에 널리 자랑하고 있었다.

  그런 사계절중에서도 아얼산의 가장 아름다운 계절은 만물이 무르익는 가을이라고 하니 우리의 이번 려행은 때를 맞추어 잘온 셈이였다.



  이튿날, 우리는 아침부터 부지런히 서둘렀다. 2박 3일의 날자로 정해진 스케줄이지만 하루품씩 걸리는 오고 가는 시간을 빼면 아얼산에서의 구경은 고작 하루낮뿐이기 때문이였다. 아얼산 삼림공원에는 다섯개의 큰 풍경구와 수십개의 명승지가 있는데 이 모든것들은 공원내의 버스를 리용하면 어디에든 갈수 있어 관광객들에게 마음대로 돌아보고픈 곳을 선택할수 있는 편리를 주었다. 그러고보니 공원 입구에는 버스가 쫙 늘어서 있었는데 얼핏 보아도 50여대는 넘을것 같았다.

  이미 약속이 되여있는지라 가이드는 우리 일행을 출발지점까지 안내한후 매 사람에게 입장권을 쥐여주고는 자유로 구경하며 움직이도록 하였다. 그러자 우리 일행 관광객들은 서넛씩, 대여섯씩 팀을 무어 버스에 올랐다. 우리 부부, 그리고 나의 고향친구, 또 그녀의 직장동료까지 우리는 다섯 사람이 한팀이 되여 그림자처럼 같이 다니게 되였다.

  버스에 앉아 얼마 달리자 투숙지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아얼산 천지 풍경구에 이르렀다. 사람들은 아얼산에 와서 그 천지에 올라가 보지 않으면 아얼산을 헛온거나 다름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그 천지를 구경 하려면 1000여개나 되는 계단을 밟으며 가파로운 산으로 올라야 했다. 그래도 우리는 땀을 철철 흘리며 그 산에 오르고야 말았다. 그렇게 정상에서 산아래를 내려다 보니 과연 그림같이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졌다. 고요한 천지물은 마치도 숲속에서 잠자는 보석을 방불케 하였다. 이 천지는 아무리 가물어도 물이 줄지 않고 아무리 큰비가 내려도 불을줄도 모르며 또 이 천지엔 흘러드는 물줄기도 흘러나가는 물줄기도 없지만 마냥 맑기만 한 신기하고 매력적인 천지였다.





  뒤이어 우리는 ‘타봉령’(驼峰岭)’이라고 하는 또 다른 천지를 찾았다. 타봉령천지 역시 아얼산천지 못지 않게 아름답다는 소문을 들어서였다. 벌써 숱한 관광객들이 그 봉우리를 향해 올라가고 있었다. 그 틈에 끼워 한참씩 올라가다 멈추어서서 숨을 돌리며 뒤를 돌아보면 푸른 하늘아래 푸 른 숲이 펼쳐져 있고 그 속으로 맑은 강물이 흐르는데 올라가면 갈수록 그 황홀함이 더해져 자꾸만 “와~ 예쁘다!”는 감탄이 입에서 흘렀다. 서로 뒤질세라 부지런히 오르고보니 400여개 계단을 어느새 훌쩍 넘어 거뜬히 산정상에 올라섰다. 멀리에서 내려다보면 신통히도 거대한 락타가 누워있는 모습을 방불케하여 얻어진 이름-타봉령천지, 이 천지도 거울처럼 맑고 깨끗했고 푸른 보석처럼 반짝거렸다. 파란 병풍을 두른듯 사면이 나무와 숲으로 둘러싸인 천지는 주위의 일초일목을 하나도 버림이 없이 맑은 수면우에 띄워서는 한폭의 화려한 수채화를 그려내고 있었는데 그 속에는 두둥실 떠가던 구름도 그 길을 멈추고 자유롭게 미역을 감는 모습이 또렷이 비껴있어 타봉령천지의 신비하고 아름다움을 더욱 짙게 해주었다. 이곳에서는 또 희한한 돌을 볼수 있었는데 그 돌인즉 물에 던져도 가라앉지 않는 괴상한 돌, ‘부석(浮石)’이였다. 화산 폭발시 생겨난 이런 돌에는 먼 옛날의 전설적인 이야기가 깃들어있는데 대개 청춘남녀의 뜨거운 사랑이야기였다. 그래서인지 이 타봉령천지에는 그 어느 풍경구보다 젊은이들이 많이 모여든다고 하니 아마 그들은 뽕도 따고 님도 보는 격으로 천지도 구경할 겸 ‘부석’도 만지며 사랑소원을 빌겠구나… 나는 그런 생각을 했었다.



  아얼산에서 두견화를 보는 최고의 장소는 ‘두견호(杜鹃湖)’였다. 호수의 주변에 두견화가 하도 많이 피기에 그렇게 이름을 갖게 된 이 호수는 마치 반달을 그려놓은듯 누구봐도 그 생김새가 꼭 하늘에 걸려있는 반달이였다. 맑은 물이 찰랑이는 이 호수는 화산이 내린 또 하나의 선물인데 신비한 천지에 비해 더욱 가깝게 다가왔다. 수면우에는 온갖 새들이 날아예고 물에서는 고기들이 먹이를 찾아 분주히 헤염치고 있었다. 이제 두견화가 필 때면 호수물이 붉게붉게 타올라 장관을 이룬다니 그 기회를 놓친것이 못내 아쉽기도 했다. 두견호는 호수의 동남으로 물이 들어오고 서남으로 물이 나가며 호수의 상유에는 ‘송엽호(松叶湖)’가 이어져 있고 하유에는 ‘합라합하(哈拉哈河)’가 잇대여 있었다. 실로 ‘물이 살아 춤추는 움직이는 호수’라는 말이 실감이 났다. 두견호 숲속에 위치한 림장들은 요즘은 벌목장으로서의 기능을 잃은 대신 들끓는 관광지로 부상했으며 지난날 목재를 나르던 깜찍한 미니렬차는 관광객들의 기념촬영의 배경으로 되여있었다.

  아얼산 풍경구는 생각외로 건설이 완벽하였으며 보수가 제대로 되여있어 가는곳마다 정갈하고 새롭다는 느낌을 주었다. 거리가 얼마나 멀던 산이 얼마나 높던 풍경구마다 빠짐없이 모두 나무로 만든 길이 펼쳐져있었고 모두 나무로 만든 계단이 놓여져있었다. 구경 내내 부드럽고 깨끗한 나무 길로만 다니게 되여있으니 관광객들에겐 진짜 풍성한 혜택이 아닐수 없었다.

  이번 려행길에 덤으로 단풍구경도 할수 있다고 은근히 기뻐했는데 생각과 달리 아얼산은 그때까지도 푸르름을 안고 있었다. 간혹 빨갛게 변해가는 단풍잎들이 보이긴 했지만 아얼산을 곱게 물들이기에는 아직 열흘쯤은 더 걸려야 할것 같았다.

  그렇다. 려행은 늘 수확과 랑만속에 아쉬움도 따르기 마련이다. 아얼산 려행을 마치며 하는 생각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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