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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성의사 무한 근무일지-4] 딸애가 편지를 보내왔다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20.02.23일 13:00
  청도대학 부속병원 최창성 조선족 의사가 무한 일선에서 보내온 근무 일지



방호복을 입고 격리 병실에 들어가기전 기념촬영 찰칵. (왼쪽 첫번째가 최창성 의사)

  2020년 2월 17일 월요일

  (흑룡강신문=청도) 딸애가 보내온 편지

  오늘은 오전 8시 출근하여 저녁 8시에 퇴근한다.

  식사를 많이 하면 방호복 입고 움직이는데 불편할가 저어되여 우유 한컵 빵조각 하나로 간단히 아침식사를 마쳤다.

  앞팀과의 교대 근무 수속을 마친 후 우문성 주임(于文成청도대학 부속병원 호흡내과 주임, 코로나19 의료조 조장)과 함께 격리병실로 들어갔다.

  격리병실에 들어서니 벌써 9시 30분이 되였다. 우문성 주임의 인솔하에 나와 서도(徐涛)의사는 51명 환자를 차례로 돌아보기 시작했다. 그중 4명 환자가 위중하였다. 그외는 중병환자들이다.

  51명 환자들을 한명한명씩 쭉 검진하고나니 벌써 오후 1시 30분이다.

  이어 5명 환자에게서 코로나19 핵산(核酸)검측에 필요한 목구멍 가래 채취를 마무리했다.



  격리병실에서 방호복을 입고 N95의료용 마스크를 걸고 호목경(护目镜)까지 끼고 몇시간을 있다보면 그전에 코로나 병독 오염이 없는 병실에서 근무하였던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이었는지를 새삼스레 느낄 수 있었다.

  격리병실을 나와 방호복을 벗었을 때는 이미 오후 2시가 되였다. 힘들고 배고프고 땀뻘창인데가 오줌을 참느라 방광이 잔뜩 불어 있었다.

  간단한 샤워를 마친 후 도시락으로 점심을 에때웠다.

  오후에는 검진리포트를 하나하나 작성했다. 매개 환자에게 맞는 음식, 약사용, 화학검사 등 방면의 의사지시(医嘱)도 하나하나 적었다. 업무량이 너무 많아 저녁 8시까지도 끝내지 못했다. 교대의사가 도착했는데도 퇴근 할수가 없다. 오늘내로 51명 모든 환자의 검진 리포트 및 지시를 끝내야 하기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저녁 9시 통근버스를 놓치고 말았다. 할수 없어 10시 버스를 타고 퇴근했다.

  지친 몸으로 호텔로 돌아와 가족과 저녁인사를 했다.

  헌데 반갑게도 딸애한테서 위문편지가 도착해 있었다. 집 근처인 62중학교에서 초중1학년을 다니는 딸애는 공부도 잘하고 녀자애라도 태권도 배우기를 좋아한다.

  편지를 보니 딸애가 반에서 작문짓기 하면서 쓴 내용이였다.



아버지의 출정. 칭다오63중학교 7학년 4반 최군림.

  2020년 2월 8일은 중국의 전통명절인 정월대보름날이다. 이날만은 온가족이 한데 모여 오손도손 명절을 지내는 날이다. 헌데 이날 우리 집은 불면의 밤을 보냈다.

  이야기는 아버지로부터 시작된다.

  나의 아버지는 청도대학 부속병원 응급과의 주치의사이다. 그의 사업은 사신과 싸우는 것이다. 그는 이미 많은 사람들을 사망선에서 구해냈다. 현재도 그렇고 앞으로도 아버지는 계속 사람들을 구할 것이다.

  설기간에도 아버지는 병원에 출근하면서 거의 휴식을 하지 못한다. 나는 어려서부터 아버지가 나와 함께 놀아주기를 바랐지만 그게 뜻대로 되지 않는다. 허나 나는 병원과 환자들이 나보다 아버지를 더욱 수요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정월 대보름날에도 아버지는 당직을 섰다. 야간 당직이라 오후에 맛있는 음식을 해놓고 부랴부랴 출근하러 가셨다.

  그날 저녁 나는 남동생과 함께 맛있는 탕원(汤圆)을 먹으면서 말했다. "아빠만 집에 있다면 어머니, 할머니 그리고 너와 나 온가족이 모여 둥글둥글한 대단원(大团圆) 탕원을 먹을 건데 –"

  저녁식사 후 나와 남동생은 당시(唐诗)를 함께 읽기도 하고 어머니를 도와 집안 청소를 하기도 했다.

  일찍 자리에 누워 어렴풋이 잠이 들었는데 인기척이 나더니 아버지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당직 중에 종래로 집에 돌아온 적이 없는 아버지였다.

  아버지는 집에 들어서자마자 어머니에게 말했다.

  "금방 병원 지도층으로부터 통지를 받았소. 날이 밝으면 집합하여 무한으로 출발하오. 물건을 좀 챙겨주오"

  아버지의 말을 들은 우리는 깜짝 놀랐다. 코로나 19로 가장 위험한 곳에 가신다는 것이 아닌가! 순간 나는 저으기 긴장해나기 시작했다.

  실은 며칠 전부터 아버지로부터 무한으로 가겠다는 자원신청을 했다는 말은 들었지만 이렇게 갑작스레 닥쳐올 줄은 몰랐다.

  나는 고개를 들어 어머니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어머니의 얼굴은 처음에는 굳어져 있었다. 이빨로 입술을 꽉 깨물고 있는 듯했다. 그것도 잠시 어머니의 얼굴은 인차 평온을 되찾아 오히려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좋아요. 제가 바로 준비해드릴게요."

  어머니의 눈빛은 그렇게 견정하였다. 처음 본 어머니의 모습이 진짜였는지 의심이 들 정도였다.

  아버지의 모습도 평소와 전혀 달라져보이지 않았다.

  행장을 준비하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평온한 모습을 보면서 나의 머리 속에는 2월 2일날에 벌어진 일이 떠올랐다.

  그날 어머니는 나에게 "아빠가 빠른 시일내에 무한으로 떠날 거야. 무한이라는 곳에 코라나19 에 걸린 환자들이 그렇게 많단다. 그러니 수많은 백의천사들을 필요로 한단다."

  이 말을 들은 나는 여러가지 생각을 하다가 주르륵 눈물을 흘리기도 하였다.

  이튿날 잠깐 눈을 붙힌 아버지는 어머니가 삶아준 물만두와 썩장을 맛있게 드시고 대문을 나섰다.

  병원 후근에서는 밤을 새워 이들의 행장을 준비했다고 한다. 무한으로 출발하는 용사들이 필요로 하는 급수용품을 챙겨준 것이다.

  오전 11시 중국동방항공 비행기는 청도대학 부속병원 132명과 청도시 의료팀 132명 합계 264명 의료 용사들을 태우고 무한으로 출발했다.

  아버지는 무한으로 출발하면서 할머니, 어머니, 나와 동생의 그리움도 함께 가져가셨다.

  후에 들은 이야기지만 아버지가 근무하는 지역은 호북성 무한시 동제병원 광곡병원 중증병실로서 가장 위험하고 가장 힘든 곳이라고 한다. 아버지는 매일 12시간씩 출근하신다고 한다.

  아버지 수고하십니다!아버지 절대 자아보호를 잘하시고 안전을 중시하기 바랍니다. 아버지가 건강하셔야 더욱 많은 환자들을 구하실 수 있지 않습니까.아버지 저는 이런 아버지가 계신다는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아버지- 아버지는 우리 집의 기둥이고 대들보입니다.

  역병이 하루빨리 물러가고 사랑하는 아버지가 빨리 돌아오시기를 기도하겠습니다.

  80세가 넘는 년로하신 할머니가 아들을 고대 기다리고 있습니다.

나와 동생, 어머니도 아버지가 평안하게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버지가 돌아오는 날 나와 남동생이 춤추며 맞이하겠습니다.

아버지 사랑합니다.

아버지 화이팅!

(다음기에 계속)

  /박영만 기자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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