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병의 시대를 맞아 전세계 출판사들은 코로나19 시대를 진단하는 기획으로 분주하다. 거의 매주 코로나19를 다룬 책들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경제나 보건 분야를 넘어 과학, 공학 등 다양한 분야의 론의가 더해지고 있어 지적 담론을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인류는 완전히 다른 삶을 살게 될 것이다. 누구도 겪어보지 못한 신세계에서 살아갈 우리를 감히 코로나 사피엔스라 부른다. 코로나19에 대한 각 분야 대표 지성의 대담을 묶은 책들은 출간 직후 인문분야 베스트셀러 1위를 달리는중이다.
세계화, 자본주의, 동아시아, 첨단기술, 기후위기, 국가재난 등을 주제로 의료현장에서부터 인류학에 이르기까지 각 학문이 바라보는 코로나19와 이 역병이 드러낸 우리 사회의 면면을 짚어내는 책들도 이미 출간됐거나 출간중에 있다.
방역 이슈에 가려져 표면화되지 못했던 일상의 불쾌와 석연찮음을 날카로운 인권 감수성으로 비판하기도 하고 이번 사건에서 부각된 일부 비정규적 단체의 비리성적 존재 방식을 비판하는 기존의 론의를 넘어 사람과 신,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을 ‘다시 련결’하는 것을 주목하는 글들도 여기저기에서 볼 수 있다.
과학잡지들도 앞다투어 코로나 특집으로 묶어냈다. ‘과학이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주제로 연 좌담회를 지상중계하기도 한다. 음성결과를 받아 퇴원한 환자가 다시 양성확진이 나온 경험을 들려주며 ‘뭔가 무너지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솔직하게 토로하기도 한다.
흔히 코로나19를 ‘싸워 이겨야’ 하는 전쟁 대상으로 여기는 리유에 대해서도 분석하고 코로나19 사태로 과학연구 현장이 어떻게 바뀌였는지에 대한 잡지들의 취재가 쇄도하고 있다.
출판사가 직접 코로나19에 관한 세미나나 포럼 등을 준비하고 옴니버스 도서를 준비중인 곳도 많아 아직 코로나 출판은 시작단계다.
한 중견출판사 대표는 “인문, 사회, 과학 분야의 대형 출판사는 대부분 ‘코로나기획’을 하고 있다고 봐도 될 정도”라고 말했다. 일찌감치 책을 출간해 베스트셀러 10위권에 안착한 선두주자에 비하면 후발주자들은 이미 레드오션이 된 시장에 뛰여드는 형국이라 판매 효과를 누릴 수 있을지 미지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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