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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필립칼럼 73] 돈의 흐름으로 읽는 세계사 1

[모이자] | 발행시간: 2020.07.14일 18:00
역사를 실제로 움직이게 하는 것은 돈과 경제다. 그래서 돈의 흐름을 따라가면 복잡하고 이해하기 힘든 근현대사가 의외로 쉽고 명쾌하게 정리된다. 또한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오늘을 이해하고 시대의 흐름을 읽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오랫동안 돈과 경제의 역사를 연구한 오무라 오지로의 책을 소개한다.


영국에 이어 세계경제의 패권을 거머쥔 국가는 미국이다. 미국의 강점은 드넓은 국토와 풍부한 자원에 있었다. 넓기만 한 게 아니라, 농업에 적합한데다, 금맥과 유전, 광산 등 온갖 자원의 보고이다. 미국이 영국으로부터 독립하고 국가를 수립했을 당시 미국 국토는 13개 식민지를 합한 데 불과했다. 오늘날의 4분의 1이다. 19세기, 식민지 경영이 어려워진 지역, 세력이 약해진 지역인 잔뜩 생겨나자, 미국은 이런 지역을 닥치는 대로 사들였다. 서구 국가들의 경우, 과학기술은 발달되어 있었으나 그것을 활용할 자원이 풍부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미국은 차고 넘칠 만큼의 자원이 있었다. 미국은 서양의 과학기술과 대륙의 풍요로움을 모두 갖고 있었다. 강대국이 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유럽 국가들 입장에서 미국은 신생국가였다. 그러나 제1차 세계대전 전후로 구도는 대대적으로 재편되었다. 전쟁으로 인해 생산력이 떨어진 유럽 국가들은 미국에 대량의 군수 물자를 발주했다. 전쟁터에서 멀리 떨어져 있던 미국은 조금의 피해도 없이 막대한 전쟁 특수를 누리게 된 것이다. 미국이 유럽 국가들에 졌던 채무는 순식간에 소멸되었으며, 도리어 거액의 채권을 확보하게 되었다. 미국은 세계 1위의 채무국에서 세계 1위의 채권국으로 거듭났고, 유럽 국가들은 싫든 좋든 미국이라는 존재의 거대함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또 하나의 변수는 석유였다. 제1차 세계대전을 전후로 전 세계에서는 에너지 혁명이 일어나 주 에너지원이 석탄에서 석유로 옮겨갔다. 당시 전쟁에서 전투기, 전차, 잠수함 같은 신무기가 투입되었는데, 이 무기들은 석유가 동력원이었기에 변화는 더 빠르게 진행되었다. 석유라면 으레 중동을 떠올리지만, 중동의 대규모 유전은 제2차 세계대전 전후에 발견되었다. 제1차 세계대전 때는 미국이 세계 1위의 산유국이었다. 제1차 세계대전에서 연합국 쪽의 석유 대부분은 미국이 공급했으며, 연합국이 승리한 데는 미국의 석유 덕분이었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즉, 미국은 ‘세계 1위의 공업국’이자 ‘세계 1위의 채권국’이면서 ‘세계 1위의 산유국’이었다.


1차 세계대전을 통해 미국 경제가 크게 성장했고, 무역 흑자가 불어났으며 대량의 금이 유입되었지만 인플레이션이 일어날 것을 경계하여 ‘금 비축 정책’을 실시하고, 통화량을 증가시키지 않았다. 1923년 말에는 전 세계 금의 40%를 미국이 보유했다. 그러나, 미국에만 금이 쌓이고 무역 흑자가 이어지는 세계경제란 건전하지 못한 것이다. 1929년 말, 뉴욕 주식시장은 갑자기 대폭락했고, 그 여파는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이른바 대공황이었다. 미국은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과 프랑스에 대략의 무기들을 팔아넘겼는데, 같은 연합국이면서도 무기 대금을 한 푼도 깎아주지 않았다. 영국과 프랑스는 미국에 지불할 대금 마련을 위해 독일에 엄청난 액수의 배상금을 매겼다. 이 거액의 배상금 때문에 독일에서는 단기간에 물가가 급속도로 상승하는 하이퍼인플레이션이 발생했으며 독일 내 경제가 파탄 직전까지 내몰렸다. 이런 상황 속에서 독일 국민의 불만을 보듬고 헤아린다는 명목으로 탄생한 것이 바로 히틀러 정권이다. 정리하자면, 미국은 제1차 세계대전을 통해 세계적인 경제 대국으로 거듭났으면서도 여전히 자국의 이익을 중심에 둔 경제활동을 이어갔다. 이것이 대공황과 제2차 세계대전의 요인 중 하나가 되었다.


대공황부터 제2차 세계대전에 이르는 세계경제의 혼란은 미국한테도 쓰라린 교훈이 되었다. 대공황 후 영국과 프랑스가 블록경제를 시행했기 때문에 세계 시장의 태반이 닫혀 미국의 농산물과 공업 제품은 갈 곳을 잃었고, 이는 미국 경제를 위협했다. 그리하여 미국은 전쟁 후, 세계경제의 패권을 장악하고 미국을 중심으로 한 자유무역권을 전 세계로 확장하기 위한 움직임을 시작했다. 이 시점부터 미국은 세계경제의 리더임을 자부하게 된다. 제2차 세계대전 막바지였던 1944년, 미국의 브레튼우즈에서 전후 국제경제의 새로운 틀이 형성되는 회의가 개최되었다. 미국은 이 협정에서 달러를 금과 태환시키고 세계의 기축통화로 삼을 것을 주장했다. “달러와 금의 태환을 보증할 테니 향후 달러를 기축통화로 사용해 달라”. 달러를 기축통화로 삼게 되면 전 세계 국가들은 무역을 할 때 달러를 조달해야 하며 필연적으로 미국은 ‘세계의 은행’이라는 지위에 군림하게 된다. 이 시점에서 세계의 경제 패권은 영국에서 미국으로 옮겨갔다고 할 수 있다. 거산 윤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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