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이면 세계 탁구력사에서 혁명적인 변화라고 할 수 있다.
국제탁구련맹(ITTF)이 2021년부터 기존의 월드투어를 대체하는 WTT를 의욕적으로 출범시킨다. ITTF는 CEO인 스티브 데인톤을 중심으로 ‘WTT 프로젝트’를 치밀하게 준비해왔고 2019년 8월 WTT를 출범시켰다. 최근에는 구체적인 대회운영안을 확정하고 수장을 영입하는 등 행보를 재촉하고 있다.
지난달말 중국 탁구의 레전드중 한명으로 중국탁구협회(CTTA) 회장을 맡고 있는 류국량을 WTT의 초대 회장으로 영입했다. 이어 재력가인 칼 알 모한난디 ITTF회장(까타르)을 첫번째 보드멤버(리사)로 확정했다.
WTT의 지향점은 명확하다. 탁구를 골프나 테니스처럼 인기 프로스포츠로 만든다는 것이다. 메이저대회부터 등용문대회까지 레벨별 대회가 년중 열리고 대회별 상금은 최고 300만딸라까지 대폭 증액된다. 화려한 TV중계에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탁구팬과의 소통도 강화한다. 기존의 세계선수권은 2년에 한번 단체전만 열리게 된다.
WTT는 주요대회가 135개 국에 중계되고 년간 7000시간 이상의 TV중계, 시청자 10억명 이상, 소셜미디어 팔로워 350만명 등을 예상하고 있다. 대회는 골프나 테니스의 메이저대회에 해당하는 그랜드스매시부터 WTT컵 파이널스-WTT 챔피언스-WTT 스타콘텐더스-WTT 콘텐더스로 체계화된다.
탁구의 메이저대회인 그랜드스매시는 년간 4차례 개최되며 상금 200~300만딸라가 걸린다. 남녀 64명씩이 출전하며 테이블(탁구대)은 4개로 시작해 1개로 줄어든다.(대회기간 10일) 기존 월드컵의 40년 전통을 이어받은 2개의 WTT컵 파니이널스는 더 압축적이다. 남자와 녀자 대회로 분리해 열리는데 16명씩이 출전해 단식과 복식 우승자를 가린다. 대회기간은 5일이며 상금은 100~150만딸라이다.
그랜드스매시와 WTT 파이널스가 메이저대회라면 나머지 WTT 챔피언스-WTT 스타콘텐더스-WTT 콘덴더스는 등급별 투어형식의 대회이다. 챔피언스는 세계랭킹 상위 32명씩(와일드카드 2명, 호스트 초청 2명)이 출전해 상금 40~60만딸라를 놓고 다툰다. 남자와 녀자 대회 각 4개씩 열린다.
남녀 48명의 선수가 출전하는 스타콘텐더스는 년간 6차례 열리며 상금은 20~30만딸라 수준이고 등용문대회 성격의 콘텐더스는 5만~7만 5000딸라를 놓고 10~14차례 열린다.
이러한 WTT 대회는 기존 ITTF 월드투어에 비해 상금은 2배 이상 올랐고 외관도 확연히 다르다. 대회별 테이블(탁구대)의 수자는 많아야 4대이다. 파이널스와 챔피언스의 경우는 대회기간 내내 딱 1대의 테이블만 설치된다. 수십개의 테이블에서 경기가 동시다발적으로 열리는 기존 대회와는 달리 집중해서 탁구경기를 중계하거나 관람할 수 있는 것이다.
걱정거리도 있다. WTT의 출범으로 세계 탁구의 판이 커지면서 전통의 탁구강국 한국의 위상이 벌써부터 우려되고 있다. 한국은 2020년 건국 이래 처음으로 세계탁구선수권을 유치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대회가 1년 연기됐다. 마음 같아서는 WTT의 출범과 함께 4개의 그랜드스매시대회중 하나를 유치하고 싶지만 대형 스폰서가 없어 ‘한국대회(예전의 코리아오픈)’는 잘해야 챔피언스급 이하의 대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WTT는 현재 세계탁구계의 주요인사를 대상으로 임원진을 구성하고 있으며 올해말까지 주요대회의 일정을 확정, 발표할 예정이다.
외신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