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년부터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선 녀우주연상과 남우주연상이 사라진다. 주요 국제영화제 최초로 성별이분법의 틀을 깨고 ‘젠더프리 연기상’을 시상하기로 했다.
베를린영화제측은 24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2021년 베를린영화제부터 은곰상 연기상이 ‘젠더 중립적’으로 바뀐다고 밝혔다. 1956년부터 배우의 성별에 따라 ‘녀우주연상’, ‘남우주연상’으로 나눠 시상하던 틀을 깨고 ‘은곰상 최고연기상’과‘은곰상 최고조연상’을 시상하기로 했다.
마리에트 리섹벡, 카를로 카트리안 베를린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우리는 연기상을 젠더에 따라 구분하지 않는 일이 영화계의 젠더의식을 더 향상하는 신호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베를린영화제는‘젠더프리 연기상’ 시상방침을 발표한 최초의 주요 국제영화제이다. 이른바 ‘세계 3대 영화제’로 불리는 칸, 베니스, 베를린 영화제중에서도 처음이다. 최근 젠더 이슈가 전세계적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베를린영화제의 변화가 다른 시상식의 변화로도 이어질지 주목된다.
국제영화제가 아닌 영화, TV상 시상식중에는 이미 연기상의 성별 구분을 없앤 선례가 있다. 2008년 영국의 내셔널텔레비죤상이 처음으로 남녀 연기상 구분을 없앴다. 2017년 미국 MTV 영화, 텔레비죤상도 연기상에 ‘젠더프리’ 방침을 적용했다. 당시 영화 《미녀와 야수》로 영화부문 최고연기상을 받은 엠마 왓슨은 “연기는 다른 사람의 신발을 신는 것과 같다. 그것은 두 범주로 나뉠 필요가 없다.”는 수상소감을 말하기도 했다.
2021년 베를린영화제는 래년 2월 11일부터 21일까지 오프라인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많은 국제행사가 취소 또는 연기되거나 온라인, 비대면 개최방침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베를린영화제측은 “영화제와 영화 마켓은 만남과 소통의 장이다. 문화의 령역에서는 여전히 아날로그 경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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