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간 차를 달려 목적지에 도착한 우리는 안내를 받으며 외금강호텔로 들어섰다. 밝은 대청안에서 숙박수속을 마치고 짐들을 그자리에 맡겨둔채 식사하러부터 갔다.
식당안은 커피숍처러 분위기가 아주 우아했다. 한좌석에 4명씩 자리가 정해져있었고 이쁘게 장식한 식탁에는 간단한 해물튀김과 물김치, 금강산샘물, 봉황맥주가 언녕 올라있었다. 저녁 8시가 넘어서야 식사를 하게 된 우리는 시장기가 몰려 아주 급급하게 반찬이 들어오는족족 제껴버렸다. 문
어랭채, 두부튀김완즈, 낙지솔방울볶음, 까투네트(닭고기에 양념을 얹은 양식) , 완즈만두국에다 밥까지 먹고 또 물김치를 더 요구하여 먹었다. 정말 《금강산구경도 식후경》이라더니 옛말이 그른데 없었다. 배가 부르고보니 그제야 반찬들이 너무 빛깔 곱고 예뻤다는 생각이 들어 더 받아놓은 양배추물김치를 사진으로 한장 남겼다.
식탁에 함께 마주앉았던 할머니가 일어서면서 한마디 했다. 《간간하게 맛있게 잘했구만. 참 잘 먹었수다.》
그 밤을 우리는 5성급호텔의 고급시설을 향수하며 잘 보냈다. 10층 창을 열고 금강산의 고요한 야경을 한껏 흔상하기도 하고 커피솝에서 우아하게 커피잔을 기울이며 이야기를 나누고 특산물상점에서 기념품도 사고 텔래비죤을 켜고 조선드라마도 관람하고…
이튿날 우리는 아침 일찍 금강산으로 올라야 하기에 6시 반경에 식사를 마치고 호텔앞에 나섰다. 신선한 공기를 깊숙이 들이키면서 앞을 내다보니 정면으로 안개 서린 수정봉이 그림처럼 안겨왔다. 호텔정원 역시 한폭의 수채
화를 방불케하였다. 감나무들이 정원을 둘러가며 푸른 장식을 하고 꽃나무들이 이채로운 빛깔로 이목을 끌었다. 정원 한가운데로 난 돌길을 따라 걸으니 거기엔 또 정갈한 약수터가 있었다. 환성을 지르며 두손으로 약수를 받아 꿀꺽꿀꺽 가슴이 후련토록 마셨다.
아침부터 신선한 기운을 감지하며 금강산관광의 신들메를 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