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 축구팀의 리빌딩 과정은 고통스럽다. 미래에 다가올 좋은 성적을 위해 눈앞의 패배를 받아들여야 한다. 리오넬 메시는 바르셀로나를 떠나지 못했고 마지막 시즌까지 바르셀로나를 지탱하게 생겼다.
메시는 4일 영국 《골닷컴》과 가진 인터뷰를 통해 최근 이적요청에 대한 심경을 털어놓았다. 메시는 지난 시즌 내내 구단과 갈등한 것으로 알려져있으며 시즌 종료 직후 계약해지를 요청하는 공식문서를 보냈다. 그러나 바르셀로나측은 약속한 날자를 어긴 요청이라며 메시측의 주장을 반박했다. 메시가 올여름 자유계약선수(FA)로 떠나려면 법정 싸움이 필요해졌다.
메시는 이적의사를 충동적으로 이야기한 게 아니라 1년 내내 구단에 이야기해왔다며 팩스를 보낸 건 자신의 뜻을 공표하기 위함이였을 뿐 법적 분쟁을 벌일 생각은 없다고 이야기했다. “구단, 특히 바르토메우 회장에게 떠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1년 내내 말했다. 서로 헤여질 때가 됐다고 믿었다. 구단에는 젊고 새로운 선수가 더 필요하다. 내 바르셀로나 시절은 끝났다고 생각했다.” 특히 바르토메우 회장을 지목해 “회장은 시즌이 끝날 때가 되면 남을지 떠날지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게 해주겠다고 말해왔지만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정면 비판했다.
메시가 떠날 때가 됐다고 느낀 건 구단이나 자신이나 서로 성적에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언제나 이 팀에서 경력을 마칠 때까지 뛰고 싶다고 말해왔다. 동시에 우승할 수 있는 팀과 우승을 위한 프로젝트를 원하고 구단이 바르셀로나의 전설을 지속해나가길 바란다. 그러나 사실 장기적 안목의 그 어떠한 행동도, 아무런 프로젝트도 남지 않았다.”며 팀이 근시안적인 안목에 그쳐있다고 비판했다. 자신은 새 팀에서 우승을 위해 뛰고 바르셀로나는 리빌딩을 할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결국 메시는 잔류를 택했다. 메시는 14살 때 바르셀로나 유소년팀에 입단한 뒤 20년 동안 지역과 구단에 애착을 갖고 뛰였다. 사실상 가족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경력을 위해서는 떠나야 한다고 결정한 이상, 1년 뒤 계약이 끝나면 서로 갈라설 것이 유력하다. 메시가 바르셀로나에서 뛰는 마지막 시즌이 될 전망이다.
메시는 2017-2018 시즌부터 최근 3년간 공격을 혼자 만들다싶이 했다. 바르셀로나의 야심찬 대형 영입이 줄줄이 실패하면서 메시의 부담을 덜어줄 동료가 실종됐다. 메시는 스페인라리가에서 2017-2018 시즌 34꼴, 12도움, 2018-2019 시즌 36꼴, 13도움, 2019-2020 시즌 25꼴, 21도움을 기록했다. 이처럼 메시를 돕는 동료가 없다는 건 그의 발언처럼 “구단에 계획이 없다.”는 걸 단적으로 보여줬다.
마지막 1년조차 메시는 팀 전체의 운명을 짊어질 것으로 보인다. 바르셀로나는 선수단 개편중이다. 지난 시즌 30대 선수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았던 바르셀로나는 올여름을 앞두고 아르투르 멜루를 30살 미랄렘 퍄니치와 교환하며 평균년령을 더 높이고 말았다. 이후 ‘과격파’ 쿠만 감독을 선임해 이반 라키티치를 이미 방출했고 아르투로 비달, 루이스 수아레스 등 큰 폭의 물갈이를 추진중이다.
새로 영입될 후보로는 쿠만 감독이 화란 국가팀에서 지도했던 베이날둠, 더파이 등이 거론된다. 바르셀로나 스타일에 맞는 확실한 슈퍼스타는 아니기 때문에 진통이 예상된다. 팀 공격이 살아나지 않는다면 결국 믿을 건 메시 뿐인 시즌이 반복될 뿐이다.
한편 6일 스페인 《마르카》에 따르면 메시는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뒤 7일부터 팀 훈련에 합류할 예정이다. 구단과 불편한 동행에 나선 메시는 새 사령탑 쿠만 감독과 함께 새로운 시즌을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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