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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공부 포인트를 어디에 찍을가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20.09.15일 10:13



최장춘(경제사)

  지난 90년대말 청화대학강당에서 하버드대학 교수가 학생들에게 대학에 무엇을 배우러 왔느냐 하는 질문을 던진 적이 있었다. 당시 학생들은 저마다 자신의 관점을 피력했다. 방정식을 익히러 왔다고, 상상력을 키우러 왔다고, 사람 됨됨이를 바꾸러 왔다고 등등 별의별 대답이 련이어 쏟아졌는데 교수는 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럼 그 날 교수가 바랐던 정답은 대체 무엇이였을가? 후날 학생들이 사회에 진출하여 성공의 희열과 실패의 쓴맛을 겪고 난 뒤에 철썩 무릎을 치는 깨달음이 있었은즉 바로 ‘정확한 사유방식’을 배우는 것이였다.

  세상사가 얽히고 설킨 것 만큼 우리 조선족대학생들의 사유 패턴도 다양하다. 출세를 위해 머리를 싸매는가 하면 재부를 모으기 위해 또는 명성을 얻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학생들이 있다. 어떤 생각을 갖고 공부하느냐에 따라 세상을 보고 읽는 방식이 달라진다. 옛 시인 소동파가 려산의 모습을 두고 가로보면 고개마루, 세로 보면 산봉우리, 멀리서 가까이에서 높낮은 곳에 따라 제각기 달라보였다던 명시 속의 철리를 심사숙고해볼 필요가 있다.

  인간의 사유는 때론 모듈(기계 또는 시스템의 구성단위) 생산라인과 흡사하다. 잘못 입력된 수치가 오작동을 반복하면 만들어낸 제품이 불량품인 것처럼 입수된 지식정보가 대뇌에서 차질이 생길 경우 사유가 혼선을 빚어 심한 굴절현상을 일으킨다. 서책지식을 신성시해서 공자 왈 맹자 왈에 흠뻑 빠져 과거급제하고도 비극을 연출한 《유림외사》 속의 범진(范镇)이나 생활의 궁지에 빠져 대충 사는 ‘공을기’(孔乙己)와 같은 인물이 대표적인 실례이다. 그래서 력대의 성인들이 바쁠수록 급해 말고 쉬여가라고 권장했다. 자신이 정한 코스를 따라 정신없이 뛰다가 잠간 멈춰서서 돌아보며 혹시 내가 선택한 삶이 어느 정도 합리하고 실현이 가능한 것인지를 점검하는 지혜가 잘못 채워진 첫 단추를 제때에 바꿔놓아 잇달아 생길 련쇄반응을 미리 차단하고 현혹된 사유를 정상궤도에 올려놓는다. 청년시절 로신은 이른바 ‘동아병부’로 신음하는 국민들이 제국주의 렬강들에게 뜯기우고 짓밟힌 원인이 건장한 체구가 없었기 때문으로 생각하고 의학을 배워 치료하기로 맘먹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일로전쟁을 반영한 기록영화 속의 처참한 정경을 본 후 백성들의 무기력함은 다름 아닌 머리 속이 병들었기 때문임을 간파하고 잠든 령혼을 깨우쳐주고저 의학을 버리고 결연히 문학의 붓을 들었다. 감각차원을 뛰여넘어 명지한 사유로 업그레이드한 위대한 전변이였다.

  인생길은 예측하기 어려운 미지수로 가득찬 삼각함수다. 아무리 정보화시대라고 하지만 우리 조선족은 필경 좁디좁은 울타리에서 나서 자란 한계가 있다. 한사코 큰 인재가 되고 싶은 추상적인 욕망보다 책 한페지를 읽어도 투철하게 알고 넘기는 사명감이 남다른 각성을 부른다. 현재 우리 대학생들 속에 두가지 관념이 존재한다. 첫째, 나는 여직껏 학습성적이 우수하고 주변에서 총명하다는 말을 자주 듣는 타입이다. 둘째,나는 머리가 비상한 편이 못되여 노력으로 부족점을 미봉하는 타입이다. 이런 경향을 두고 일찍 스탠포드대학 캐롤 드웩교수가 《마인드셋》이란 저서에서 ‘고정형 사유’와 ‘성장형 사유’란 개념을 거론했다. 가령 두 학생이 박사생 시험을 쳤는데 한사람이 락방되였다고 하자. 그럼 고정형 사유에 물젖은 학생은 학업의 실패를 운명으로 간주하고 이왕의 노력마저 영영 포기한다. 하지만 성장형 사유를 갖춘 사람은 봉착한 어려움을 기회로 삼고 꾸준히 자신을 변화하고 적응하는 방향을 선택하여 나중에 목표를 달성한다.

  지식은 힘이고 재부이다. 인간의 총명재질도 정상적인 사유방식에서 발휘될 때만이 무궁무진한 비전을 낳는다. 무작정 책을 읽어서 운명이 개변된다고 믿으면 오산이다. 하버드경영대학원의 통계수치에 따르면 학생들의 지력, 학력, 환경조건이 엇비슷해도 87%가 안광이 짧은 탓에 인생목표을 잃거나 아예 중도반단한다. 나머지 13%중 유독 3%가 장기분투목표를 세우고 발전행보에 맞춰 부단히 새로운 사유방식을 도출해내여 끝내는 성공에 가닿는다. 교육자 주영신(朱永新)이 쓴《미래학교》에서 미래의 대학은 정해진 장소, 시간, 년령에 구애됨이 없이 배우고 싶을 때 수시로 쎈터를 찾아 습득하는 이미지로 탈바꿈되여 독립사고능력이 비상한 수준에 이르러야 적자생존이 가능해진다고 했다.

  과거에 일자무식을 문맹이라고 일컬었다면 앞으로는 사고력이 결핍한 사람이 문맹취급을 받기 십상이다. ‘아메바 경영’방식을 창조한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이 내놓은 ‘인생의 성과=사유방식×노력× 능력’이란 공식에 그물이 삼천코라도 벼리가 으뜸인 것처럼 ‘사고방식’이 벼리줄에 맞먹는 핵심이고 근본이였다. 인간이 전지전능한 신선이 아닌 이상 오직 꾸준한 노력을 기울일 때만이 지식과 성공을 련결하는 관건적인 사고방식을 터득하여 보다 높고 넓은 차원의 그라프를 긋는다. 어쩌면 ‘소크라테스의 명제’인 내가 누구이며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하는 문제가 인생철학의 영원한 미스터리인 것 같다. 바야흐로 배움의 전당에 들어설 우리 조선족대학생들한테서 꼭 훌륭한 답변이 나오리라 믿어마지 않는 한편 힘찬 지지와 성원의 박수를 보낸다.

  /길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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