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선 심판 판정을 둘러싼 뜨거운 두 장면이 이어졌다.
하나는 맨유와 브라이턴전에서 나왔다. 2대2 동점이던 후반 추가시간, 맨유는 브라이턴 문전에서 공격을 이어갔다. 하지만 꼴은 넣지 못했고 결국 주심의 종료 휘슬이 울렸다. 무승부라 생각하던 순간 VAR(비디오 판독 기술)이 가동됐다. 종료 휘슬 직전 매과이어가 헤딩을 시도하던 순간 브라이턴의 모페가 팔을 들고 다가서다 공이 팔에 맞은 걸 들여다본 것이다. VAR 판독 결과 모페의 핸드볼 반칙이 선언, 맨유에 페널티킥(PK)이 주어졌다. 브루누 페르난데스가 PK를 성공시키며 맨유가 극적인 3대2 승리를 거뒀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후 주심이 VAR를 확인하고 맨유에게 페널티킥을 선언해주자 강하게 항의하고 있는 브라이턴 선수들.
공이 모페의 팔에 닿은 것이 확인된 만큼 핸드볼 반칙일 수 있지만 문제는 이미 경기가 종료됐다는 것이였다. 브라이턴 선수들은 강하게 항의했지만 종료 휘슬을 분 주심은 소급해 맨유에게 PK를 주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렸는 데도 PK를 선언하는 게 가능한 일일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축구 규칙상 가능한 일이다. 경기 규칙서에 따르면 경기 종료 휘슬이 불렸어도 경기 시간내 있었던 플레이를 VAR 체크하고 반칙 여부에 따라 처벌을 내리는 게 가능하다. 단 선수들이 경기장을 떠나지 않았을 때만 해당한다. 선수들이 경기장을 나간 뒤라면 소급 적용이 불가능하다.
다만 이날 주심의 운영이 아쉬웠던 건 문전에서 혼전상황이 있었던 만큼 종료 휘슬을 불기 전에 VAR룸과 교신을 통해 문제가 있었는지를 확인하고 경기를 마쳤다면 좋았을 것이다. 당초 주어진 추가시간보다 더 주어진 추가시간 론난도 있으나 추가시간에 추가시간 역시 경기 규칙상 가능하다.
또 하나는 첼시와 WBA전의 장면이였다. 이 역시도 경기 막판 상황이였다. 2대3으로 뒤져있던 첼시가 막판 총공세를 펼쳤다. 첼시는 계속해서 공을 WBA 문전으로 붙였다. 그러다 93분경 첼시가 꼴대 앞으로 붙인 공이 하베르츠 팔에 맞고 떨어졌다. 수비수가 이 공을 걷어냈으나 첼시 측에 걸렸고 슛한 공이 꼴키퍼에 맞고 나온 걸 에이브라함이 밀어넣어 극적인 동점꼴을 만들었다.
하지만 곧바로 VAR이 가동됐다. 공이 하베르츠의 팔에 맞은 것 때문이였다. VAR 판독 결과 아무런 문제없는 장면으로 그대로 첼시의 득점이 인정됐다.
핸드볼 규정이 바뀌여 공격자의 경우 의도를 따지지 않고 팔에 공이 닿으면 무조건 반칙으로 분다고 하지 않았나? 꼭 그런 건 아니다. 공격자라 하더라도 팔에 공이 닿은 것만으로 무조건 핸드볼 반칙으로 처리되는 건 아니다. 바뀐 새로운 규정에 따라 의도를 따지지 않고 무조건 반칙이 성립되려면 공격자의 팔에 닿은 공이 ‘즉각적으로’ 꼴로 련결된 경우만이다. 우연이라도 공격자의 팔에 닿은 공이 자신이나 동료의 즉각적인 슛으로 련결돼 꼴이 됐다면 이때는 핸드볼 반칙으로 무효 처리되는 게 맞다.
하지만 이번 하베르츠의 경우는 ‘즉각적으로’ 꼴이 들어간 장면이 아니다. 하베르츠 팔에 맞고 흐른 공을 수비수가 의도를 가지고 걷어내는 순간 ‘즉각적으로’라는 상황은 해제된 것으로 간주한다. 무조건적인 핸드볼 반칙 상황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외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