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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조선족농촌가정 3대의 100년 빈곤해탈 이야기

[길림신문] | 발행시간: 2020.10.12일 09:43
 

—허영자:“지금은 얼마나 살기 좋소. 먹을 걱정 입을 걱정이 없구, 아프면 치료받을 수 있구, 애들이 시름놓고 공부도 할 수 있구, 벽돌기와집에서 편안하게 살수도 있어서. 이게 다 공산당과 나라의 덕분이지.”

산을 끼고 두만강과 린접한 채 산속에 고즈넉이 자리잡고 있는 길림성 화룡시 숭선진 죽림촌의 력사는 거의 100년에 난다. 손춘일(46세)네 가족 3대가 바로 이 마을에서 근 한세기를 울고 웃으며 살아왔다.



죽림촌에서 만난 손씨네 가족 3세대 농민 손춘일.

9월 21일, 기자는 죽림촌에서 가정농장을 경영하며 고향마을 건설에 앞장 서고 있는 손춘일과 그의 어머니 허영자(72세)를 만났다.

■ 배고픔을 달래야 했던 그 때 그 세월

“저의 외조부가 두만강을 건너올 때 나이가 5살이였다고 하더라구요. 아마 1921년쯤이였지요.”

손춘일이 웃어른들에게서 전해들은 외조부에 대한 기억이다. 남부녀대하고 두만강을 넘어오던 그 시기… 그 당시 5살이였던 외조부도 살길 찾아 그 누군가의 손에 이끌려 죽림촌(원 사정곡촌)에 왔다. 그후 원래부터 이 마을에서 살고 있던 외조모를 만나 혼인을 하고 가정을 꾸렸다고 한다. 1세대의 시작인 셈이다.

손춘일의 어머니 허영자는 “아버지가 평생 지병으로 앓은데다가 생활까지 구차해 어머니가 갖은 고생을 다 했더랬지.”라고 말머리를 떼면서 자기의 부모님을 떠올렸다. 허영자는 그가 열대여섯살 되던 1960년대 초가 제일 살기 고달팠다고 말한다.



허영자가 풀죽을 쑤어먹던 그 때 그 세월 그 고달픔을 구술하고 있다.

“풀죽을 쑤어먹고, 옥수수를 가루 내 보태 먹고. 그것마저 없어 점심 한끼를 에운적도 푸술했지요. 하루종일 일해도 먹을 게 넉넉하지 못했지유.”

그토록 혹독한 배고픔의 세월을 견뎌내다가 나라의 호도거리(호도거리생산책임제) 정책이 실시되면서 배불리 먹기 시작했다고 허영자는 말한다.

“평생 고생만 했던 어머니가 다행히 호도거리를 실시한 첫해에 우리 집에서 처음으로 입쌀로 지은 밥을 드시고 돌아가셔서 위안이 되였죠. 그때가 바로 1983년이였죠.”

허영자는 1983년부터 집에 쌀이 없어 배를 곯는 일은 없었다고 말했다.

“지금은 얼마나 살기 좋소. 먹을 걱정 입을 걱정이 없구, 아프면 치료받을 수 있구, 애들이 시름놓고 공부도 할 수 있구, 벽돌기와집에서 편안하게 살수도 있어서. 이게 다 공산당과 나라의 덕분이지.”허영자의 말이다.



    손춘일네 일가는 현재 100평방메터 남짓한 집에서 아무런 걱정이 없이 살고 있다.

“우리 두 딸하고 옛날에 쌀이 없어 풀죽을 먹었다고 하면 믿지 않는다니깐요?” 옆에서 아들 손춘일도 한마디 끼여들었다.

그러자 허영자는 “본 적 없으니 믿을리 없지. 우리 땐 호미 들고 기음 매고, 소로 밭갈이 했었지, 그렇게 하던 농사를 지금 자네는 기계화로 대체하고 있지 않나.”라고 덧붙이며 시대의 변화에 대해 감탄을 표했다.

■ “과거에 200명이 하던 농사일을 지금 저 혼자서 합니다.”

손춘일은 죽림촌에서 나서 자란 3세대 ‘농민'으로서 어릴 때부터 보고 배운 것이 농사일이였다.

하기에 손춘일은 가정을 이루고 30대 초반에 잘 살아보려는 꿈을 안고 외국로무를 나가서 8년을 분투하면서도 마음속으로는 항상 다시 고향에 돌아가야 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귀향을 념두에 두고 계획을 세우기 시작하니 실행도 빨랐다. 1년 동안 외국에서 여러 농장들을 탐방하며 보고듣고 경험을 쌓은 후 손춘일은 2013년에 귀향했다.

“지금 농촌정책이 그래요. 부지런히 일하면 잘살게 돼 있어요. 다 자기에게 달렸죠.”

전야(田野)가 ‘직장'이 되고 농민이 ‘직종'이 된 요즘, 손춘일의 ‘직함'은 ‘가정농장주'이다.



손춘일은 현재 촌의 70헥타르의 밭을 전부 도급 맡아 옥수수를 재배하고 있다.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가정농장을 시작한 손춘일은 현재 촌의 70헥타르의 밭을 전부 도급 맡아 옥수수를 재배하고 있다. 로동력을 상실했거나 운영상황이 안되는 마을의 35가구가 밭을 손춘일에게 양도해주고 면적에 따라 양도비를 지급받는다.

 



국가의 빈곤부축 자금으로 벌리고 있는 소사양업, 소한테 여물을 주고 있는 손춘일.

손춘일은 국가의 농업정책과 빈곤해탈 난관공략전의 정책 탄력을 받아 소사양업도 크게 벌린다. 현재 사양 중인 소가 100마리에 달한다. 국가의 빈곤부축 자금으로 벌리고 있는 이 소사양업은 해마다 빈곤호들에게 수익 배당금을 지급한다.

“우리 아버지 세대 때에는 말이예요. 이 마을 농사를 200명이 함께 했습니다. 그렇게 힘들게 하던 걸 지금은 제가 혼자 맡아합니다. 농업 기계화 덕분이죠.”

가을이 되면 도매상들이 촌에 내려와 일년 수확물을 구입해 가고 고기소가 꽤 괜찮은 가격에 팔릴 때면 외국에서 일할 때에는 느껴보지 못한 성취감을 느끼는 손춘일이다.



손춘일은 5년 동안 농기계 구매에만 100만원을 투자했다.

손춘일은 근년래 농장규모 확장에도 알심을 들여왔다. 지난 5년 동안 농기계 구매에만 100만원을 투자했다. 올해에는 콘크리트 바닥을 깔고 농기계를 갱신하는 데 또 40만을 투자했다. 그만큼 투자하면 그만큼의 수익이 나온다는 게 손춘일의 주장이다. 올해의 수입을 물었더니 20만원이란다.

■ “다같이 좀 더 잘 살아야죠.”

취재가 끝날 무렵, 서산에 해가 지면서 마을 집집마다 저녁 준비에 한창이였다. 허영자도 아들과 함께 먹을 저녁밥상을 차려올렸다. 돼지고기를 썰어 넣어 끓인 된장찌개에 닭알,김,배추김치,깨잎무침 그리고 옥수수지짐까지 올린 밥상은 그야말로 진수성찬이였다.  

밥상을 마주하고 허영자는 또 입을 뗐다.

“죽림촌에서 나서 70여년을 살면서 나는 마을의 변화를 내눈으로 다 지켜봤지요. 10여년 전만 해도 시내로 통하는 길이 다 흙길이였는데 지금은 전부 콘크리트예요. 전화 한통이면 택시가 오구, 시내 나들이가 신선같아요.”



일하러 나간 아들을 기다리며 저녁 준비에 한창인 허영자.

허영자의 페부지언을 들으며 아침에 금방 마을 입구에 도착했을 때 한눈에 안겨왔던 새농촌의 모습들이 하나둘 떠올랐다. 그제날의 초가집이 주택개조를 거쳐 이미 간데온데 없고 전부 벽돌기와집으로 일신했다. 마을길도 전부 콘크리트로 보수되고 마을에 배수로도 새롭게 건설되였다. 올해에는 또 집집마다 실내 화장실을 만들었다.

“예전에는 농사를 하면 농업세가 있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지금은 세금이 전부 면제되였고 국가에서 되려 농민들에게 혜택을 줍니다. 일해도 힘납니다. 이 좋은 세월에 통이 크게 일해 다같이 좀 더 잘 살아야지요.”



하루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저녁밥상에 둘러앉은 손춘일과 그의 어머니 허영자.

20년 당령을 자랑하는 손춘일은 로당원인 만큼 마을사람들과 다 함께 잘살아 보려는 각오도 높다.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손춘일네 가족 3대에 거친 빈곤해탈 이야기는 죽림촌의 변화를 보여줄 수 있는 하나의 축도이다.

죽림촌은 이미 빈곤에서 해탈되였다. 손춘일네 가족은 오늘도 래일도 죽림촌 촌민들과 함께 끊임없이 새 이야기를 엮으며 보다 부유한 살림을 수놓아갈 것이다.

/길림신문 홍길남 김룡 김파 김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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