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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필립칼럼 88] 아주 작은 디테일의 힘 1

[모이자] | 발행시간: 2020.12.05일 08:00
고객을 진정 감동시키는 일은 아주 작은 디테일에서 시작된다!

JR큐슈에는 가장 널리 알려진 철도사업 외에 현재 약 40개의 자회사가 있다. 순조롭게 여기까지 온 것은 아니다. 국철 분할 민영화 이후, 역경과 굴욕의 시간을 보내기도 했지만 다행히 모든 직원들이 합심해 위기를 극복 할 수 있었다. 역경은 우리가 선택할 수 없지만, 역경이 닥쳤을 때 포기할 것인지 꿈을 꾸며 앞으로 나아갈 것인지는 선택할 수 있다. 나는 꿈꾸기를 선택했고, 전 직원이 긍정의 의지로 미래를 향해 도전한 덕분에 망해가던 시골 기차가 로망의 아이콘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하룻밤 이용료가 500만 원에 달하는 특급열차인 나나쓰보시가 특별한 건, 단순히 물건과 서비스를 파는 게 아니라 고객의 마음에 감동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그 감동의 원천은 디테일에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사소한 것과 무심코 지나치는 순간까지 세힘하게 신경 쓰는 것이 나나쓰보시의 힘이다. 그리고 이는 바닥부터 다지고 올라온 나의 경험과 실패 속에서 얻은 교훈에 기인하다. 큐슈여객철도주식회사(JR큐슈) 대표이사 가라이케 고지의 책을 소개한다.


나나쓰보시는 반년에 한 번, 한 달 동안만 예약 신청을 받는다. 4월에는 그해 가을부터 이듬해 봄까지, 10월에는 이듬해 봄부터 가을까지 각각 반년 간의 예약을 받는다. 2013년 10월 운행을 시작한 이래, 나나쓰보시의 예약자 수는 항상 열차 정원을 넘어섰다. 7호차에 마련된 최고 등급의 DX스위트 객실은 한때 316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3박 4일간의 나나쓰보시 여행에서 감동이 최고조에 달할 때는 마지막 날 저녁 시간이다. 종착역에 도착하기 한 시간 전에 여행객들은 1호차에 라운지에 모여 고별 파티를 한다. 나흘간의 여행 중에 찍은 사진들을 스크린에 비춰 함께 감상하는 자리다. 그 시간을 위해 직원들은 미리 사진을 고르고 편집해서 슬라이드쇼를 만든다. 감탄이 깊어질 무렵, 바이올린 연주가 차내에 울려 퍼진다. 7~8분 정도의 슬라이드쇼가 끝날 즈음이면 분위기가 상당히 숙연해진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눈물을 흘리기 시작한다. 여기에 바이올린 연주가 더해지면서 감정은 절정에 이른다. 그 자리에 참석할 때마다 생각한다. 만약 바이올린 연주가 없다면, 분명 그 정도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거나 감동의 눈물까지 끌어내지는 못할 것이라고. 음악은 로망을 자극하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다.


점심시간에 식당차에 들어선 사람들은 직접 초밥을 만들고 있는 장인과 방금 만든 초밥이 차례차례 등장하는 모습을 보고 또 다른 감동을 경험한다. 초밥을 만들고 있는 사람은 하카타에서 첫손으로 꼽히는 초밥 식당 ‘야마나카’의 최고 장인이다. 열차 안에서 그런 고급 식사를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많은 사람들이 흥분한다. 후쿠오카를 대표하는 초밥집에 최고의 장인. 야마나카 다쿠오. 그를 섭외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는 포기하지 않았고, 설득을 거듭한 후 화요일 점심때만 승차하는 조건으로 겨우 승낙을 얻어냈다. 나나쓰보시에서 제공하는 초밥은 도시락이 아니다. 3박 4일 일정의 첫째 날인 화요일 점심때 야마나카 씨는 나나쓰보시에 타서 초밥을 만든다. 나나쓰보시에 승차하는 날, 야마나카 씨는 아침 5시 반에 일어나 시장에서 싱싱한 해산물을 구입해 바로 재료 손질을 시작한다. 흔들리는 열차 안에서 가능한 한 칼을 쓰지 않기 위해서다. 오전 9시가 되면, 초밥 재료를 들고 열차에 탑승한 뒤 주방에서 손님 맞을 준비를 한다. 두 시간만 할애하면 될 것이라는 내 생각은 안일하기 짝이 없었다. 미안해하는 나에게 그는 오히려 맛있는 초밥을 만드는 비밀을 알려줬다. “아침에 일어나 열차에서 내려 식당으로 돌아갈 때까지 쌀 한 톨도 입에 대지 않는 것입니다.” 공복 상태에서 일에 전념하는 것이 그의 비결이었다. “초밥 장인은 공복 상태에서 초밥을 만들어야 합니다. 배가 부르면 자신이 만들고 있는 초밥을 봐도 먹고 싶지 않고 맛있어 보이지도 않고요. 반대로 공복이라면 아주 맛있어 보이겠죠. ‘이 초밥은 맛있을 거야’라고 생각하면서 만든 초밥이 확실히 더 맛있습니다.” 아침부터 오후 2시까지 장인과 그의 제자들은 배고픈 상태에서 고도의 집중력과 정성을 다해 초밥을 만든다.


정성을 다한다는 말은 바로 이런 뜻이다.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순간 자신이 감동받을 수 있을 정도로 노력하는 것. 나나쓰보시의 요리에는 정성과 노력이 가득 담겨 있다. 손님들이 기뻐할 만한 최고의 메뉴는 무엇일까? 정답은 ‘노력 과 땀’이다. 중요한 것은 맛이 아니라 정성과 노력이다. 이는 일정 수준을 뛰어넘는 모든 일의 성과에 적용되는 불변의 법칙이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진심과 배려다. 나를 신경 써주고, 아껴주는 사람에게 우리는 호감과 호의를 갖는다. 때로는 감동하는 마음까지 들뿐더러 그런 관계는 오래 지속된다. 거산 윤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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