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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춘시조선족군중예술관에 드리는 감사의 편지

[길림신문] | 발행시간: 2020.12.10일 13:33
우리는 흑룡강성 치치하얼시 조선족 문화원의 제1기 사물놀이 양성반 수강생들입니다. 오늘 우리는 본 양성반 수강생과 문화원의 전체 회원들을 대표하여 장춘시조선족군중예술관에 진심으로 되는 존경과 감사의 뜻을 전하고저 삼가 이 글을 올립니다.



강습 양성의 한 장면

제례하옵고 올릴 말씀과 사연은 이러합니다. 몇년 전, 우리는 한국 재외동포재단과 국내의 동주학당(리사장 박신헌, 대련) 및 한중문화융합연구소(소장 김영석, 심양) 등 여러 단체의 도움으로 사물놀이 타악기를 마련하였습니다. 그런데 조선족 산재지역에 살면서 사물놀이 공연이란 겨우 텔레비죤에서나 눈요기하는 정도라 자체로 연습을 한다는 것은 엄두도 못 낼 일이였습니다.

그래서 한 지원단체와 악기 강습과 양성을 약속하고 계획을 세웠는데 그만 코로나 사태로 무산되고 말았습니다. 후에 여러 문화 단체와 련계해 보았지만 코로나 사태와 기타 여러가지 여건으로 시종 좋은 결과를 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민족 문화의 옳바른 보존과 전승을 취지로 하고 있는 우리 문화원은 치치하얼시 조선족 련합회 산하의 민간 단체로서 단순히 회원들과 애심인들의 협력으로 영위해 가는지라 재정상 어려움은 말치 않아도 불보듯 번한 일이 아니겠습니까.

우리는 전통 문화 보급과 대중화 기반을 조성하기 위한 목적과 미련을 접을 수 없어 신문과 위챗 등 매체를 통하여 알게 된 장춘시조선족군중예술관에 도움을 청하기로 작심하고 비위를 무릅쓰고 전화로 련계를 했습니다.



먼길을 마다 않고 치치할시에로 달려간 남희성(좌), 리호 선생.

사연을 접한 장춘시조선족군중예술관의 업무 담당 부관장 리상호씨는 남춘화 관장과 토론을 거치고 우리를 지원하기 위하여 업무에 조예가 깊은 남희성씨와 리호씨 두분을 강사로 보내주셨습니다. 후에 안 일이지만 계획 중이였던 매하구 지방 강습을 비롯한 다른 일정을 변경까지 하면서 우리의 소망을 이루어주었던 것입니다.

까맣게 타들어 가는 가슴을 조이며 포장도 벗기지 못한 악기 우에 먼지만 뽀얗게 내려앉는 것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던 우리들에게 그분들의 지원은 말 그대로 설중송탄이요, 목마른 사람에게 가져다주는 샘물이였습니다. 우리들의 가슴 속에서는 감동의 물결이 뭉클 솟구쳐 올랐습니다.

원래 몇십명을 대상해 조직하려던 양성반 인원수를 코로나 사태로 하여 10명으로 줄였고 원래의 훈련 장소도 리용할 수 없어 편벽한 농촌에다 자리를 마련하다 보니 먼곳에서 오신 두 강사님께는 너무나 실례가 되는 일이였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조금도 개의치 않고 오직 기법 훈련에만 모든 정성을 다하셨습니다.

정작 훈련을 시작하고 보니 원래 계획했던 이틀간의 시간으로는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수강생들이 초보인 데다 년세가 많은 분들이여서 애로가 이만저만이 아니였지요. 추운 날씨에 난방이 없는 실내지만 두분 선생님은 하나부터 열까지 손수 시범하며 가르치기에 비지땀을 흘렸고 한나절에 한번 휴식도 5분 이내로 각박한 규정을 할 정도였습니다.

진정을 바탕으로 한 두분 선생님의 정성에 감염된 우리들도 허리가 아프고 무릎이 저리고 북채를 쥔 손가락이 멍이 들고 터져 피가 흘렀지만 련습을 견지하였습니다. 부끄러운 일이지만 강훈련을 견디지 못하고 련습을 중단하고 집으로 돌아간 ‘변절자’도 있었지만 경험한 사람은 리해하리라 믿습니다.

타악기 악보 읽기로부터 시작하여 악기의 소조별 련습과 합주 련습에 이르기까지 일주일 간을 우리는 즐거움으로 통증을 달래여 가며 선생님의 가르침에 보답코저 무진 애를 썼습니다.



수강자들과 강사 선생님들 기념사진

그간에 또한 즐거우면서도 울도 웃도 못할 에피소드도 없지 않았습니다. 꽹과리를 배우는 한분은 집에서 밤늦게까지 련습을 하다 보니 이웃의 휴식에 영향줘 전화로 신고하기에 이르렀고 한밤중에 관리 부문 일군이 찾아오는 해프닝이 벌어졌는가 하면 장고를 배우는 한분은 주방에서 채를 볶다가도 손으로 다리를 두드르며 장단 련습을 하다 보니 남편의 오해의 시선을 받기도 했습니다.

강습의 마지막 날, 최후의 합주 시연을 할 때 집을 임대해준 한족 분 주인이 관람을 왔습니다. 회보 합주가 끝나자 그는 그동안 참아왔던 속심말을 털어 놓았습니다. 첫 며칠간은 조잡하게 두서도 없이 둥당거리는 소리를 듣고 지금도 굿을 하는 무당(跳大神)을 배우는 사람이 있는가고 의심을 했는데 이제 들어 보니 무엇인가 알린다고 하여 우리 모두를 배꼽을 잡도록 웃겼습니다.

앉은자리에서 말로만이 아니라 실제행동으로 전통 문화의 맥을 이어 전통 문화 육성과 민속 고유의 가치 부여 및 자생력을 위한 추진 사업에 힘을 이바지하는 장춘시조선족군중예술관의 두 선생님은 물론 예술관의 지도부와 전체 임직원들에게 다시 한번 진심으로 되는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하루속히 사물놀이 연주법을 익숙히 터득하여 시 산하 여러 조선족 마을들에 사물놀이를 보급하는 것으로 장춘시조선족군중예술관의 지지와 선생님들의 가르침 그리고 기대에 보답하고저 합니다. 우리는 이같은 민족 문화의 뒤받침이 되여 주는 예술관이 있는 것으로 하여 더없는 긍지와 자랑을 느낍니다. 이곳에서 민족 예술의 조예를 닦고 계시는 모든 분들도 우리와 같이 자긍심을 안고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끝으로 장춘시조선족군중예술관의 더욱 휘황한 앞날을 기원하면서 민족 문화와 민속 전통 예술 발전과 전승에 더 큰 기여가 있기를 바랍니다.

흑룡강 치치하얼시 조선족 문화원, 흑룡강 치치하얼시 조선족 련합회 전창국 대필

2020년 11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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