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자 앱 | | 모바일버전
뉴스 > 경제 > 경제일반
  • 작게
  • 원본
  • 크게

김재분 가수, '아 산간의 봄은 좋아'- 잊혀진 얼굴 그리운 목소리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20.12.11일 09:45



  산곡간의 맑은 내물 춤추며 흘러가고

  푸른 잔디 언덕 넘어 소와 양떼 흘러가네

  아, 산간의 봄은 좋아

  구성진 노래소리 흥겹게 들려오네

  …

  계곡에서 폭포수 타고 흘러내리듯 웅글진 녀가수의 목소리는 텔레비죤이 귀했던 1980년대초 집집의 스피커에서 울려나와 불후의 명곡 반렬에 올랐다.

  최현 작사, 김성민 작곡의 는 당시 무명가수였던 김재분이 터뜨린 핵폭탄이였다.

  길림성 매하구가 고향인 김재분(1964년생)은 어려서부터 노래를 즐겨 불렀을 뿐 체계적으로 노래를 배운 가수는 아니였다. 학교문예선전대에서 노래를 잘 불러 소문놓았던 그는 연길시조선족예술단에서 배우를 모집하자 연길로 달려왔다. 안타깝게도 연길시조선족예술단에서는 배우 모집을 끝마친 상태였다. 김재분은 예전에 음악교원으로 성악을 가르쳤던 리영일 선생을 찾아가서 안타까운 사연을 말했다. 당시 연변방송국에서 근무하고 있던 리영일은 두말없이 김재분을 데리고 연길시조선족예술단으로 찾아갔다.

  “당시 면접을 나오셨던 김성민 단장께서 를 한번 불러 보라고 하였습니다. 저는 선뜻이 팔경가를 불렀지요.”

  지난 9월 청도에서 만난 김재분씨가 근 40년 전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왜소한 체구임에도 불구하고 계곡을 울리며 흘러나오는 듯한 목소리는 김성민 단장과 함께 면접에 나온 시험관들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에헤라 좋구나 좋다, 지화자 좋구나 좋아, 명승의 금강산아, 자랑이로구나”

  김재분이 이 구절까지 불렀을 때 김성민 단장이 박수를 쳤다.

  그는 안쪽 사람(당시 연변에서는 연변지역외의 사람을 안쪽 사람이라고 했음)들의 억양은 민요풍에 아주 적합하다면서 만족을 표했다.

  연변 밖에서 살던 18세 ‘안쪽 소녀’는 그날부터 정식으로 연길시조선족예술단 성악배우로 입단하게 되였다. 그때가 바로 1981년이였다.

  “사실 처음에는 관중들이 저의 노래에 매료되여 박수를 친 것이 아니라 저의 목소리에 놀라서 박수를 친 것 같습니다. 제가 무대에 올라서 첫 구절을 뽑게 되면 관중석에서는 거의 동시에 와-하고 놀라는 소리가 터져나왔으니까요.”

  김재분은 떨리는 가슴을 안고 첫 무대에 나섰을 때 관중석의 열띤 반응이 잊혀지질 않는다고 하였다. 비록 남이 부른 노래를 불렀지만 관중석은 들썩이였고 곱고 우아한 가수의 목소리에 질려있던 관중들은 때묻지 않은 ‘안쪽 소녀’의 목소리에 환호했다.

  1982년, 김재분은 자기의 첫 노래로 관중들과 대면한다. 당시 연길시조선족예술단 창작실에 있던 고 최현선생이 김재분을 위해 라는 가사를 창작했고 김성민 단장이 곡을 붙였다.

  는 무대에서 대환영을 받았고 얼마 후에는 정식으로 방송전파를 타게 되였다. 개혁개방으로 가슴이 뜨거웠던 사람들에게 는 희망과 미래를 대변하는 노래이기도 하였다.

  김재분은 일약 스타덤에 올랐고 그의 노래 는 모든 무대의 단골메뉴로 올랐으며 그해 펼쳐진 ‘전국소수민족 성악콩클’에서 금상을 따냈다.

  이듬해인 1983년, 김재분은 두번째 노래를 취입하였다. 이였다. 최현 작사, 안계린 작곡으로 된 은 김재분의 울림이 많은 목소리를 타고 천가만호에 울려 퍼졌다.

  “그런데 왜 연변을 떠나셨지요?”

  궁금한 것이 많았던지라 기자는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여러가지 소문도 많이 돌고 특히는 좋은 소문보다 나쁜 소문이 많이 돈 것을 알고 있지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김재분씨가 웃으면서 털어놓았다.

  두개의 히트곡을 뽑고 무대생활을 이어가면서 그는 연변무대가 작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당시 길림성문화관과 료녕성 심양전력(电力)예술단에서 러브콜을 보내왔고 우월한 조건을 제시하였다. 농촌에 계시는 부모님에게 효도도 해야 하고 더 큰 무대에서 발전하고 싶었던 그는 길림성문화관에 정식 전근하였고 현재는 료녕성심양전력예술단에서 정년퇴직한 상태였다.

  비록 연변을 떠났지만 가장 그리운 건 연변무대이고 연변관중이라고 하였다.‘전국 100명 예술가’에도 선정됐고 조본산, 공한림, 황굉 등 대스타들과 함께 화려한 무대에도 올라봤지만 가장 잊지 못할 무대는 바로 새내기 가수에게“등장할 때부터 박수를 보내준 연변무대”라고 하였다.

  슬하에 아들을 하나 두고 남편과 함께 심양에서 여유로운 퇴직생활을 즐기고 있는 가수 김재분, 얼마 후면 손군을 볼 예비할머니라고 했다.

  세월 속에서도 생생한 목소리, 노래방의 단골메뉴로 자리잡은 …연변에서 불러주면 언제든지 달려가겠다는 그의 소원이 실현되기를 기원해본다.

/허강일

뉴스조회 이용자 (연령)비율 표시 값 회원 정보를 정확하게 입력해 주시면 통계에 도움이 됩니다.

남성 80%
10대 0%
20대 0%
30대 20%
40대 60%
50대 0%
60대 0%
70대 0%
여성 20%
10대 0%
20대 0%
30대 0%
40대 20%
50대 0%
60대 0%
70대 0%

네티즌 의견

첫 의견을 남겨주세요. 0 / 300 자

관심 많은 뉴스

관심 필요 뉴스

2023년 5월, 연길시사회복리원은 연변주의 첫 〈국가급 사회관리 및 공공봉사 종합 표준화 시점〉칭호를 수여받은 동시에 ‘국가급 양로봉사 표준화 시점단위’로 확정되였다. 상을 받은 후 연길시사회복리원은 봉사품질 향상을 핵심으로 양로봉사의 표준화를 지속적으로
1/3
모이자114

추천 많은 뉴스

댓글 많은 뉴스

1/3
"손 떨리고 눈물나" 강지영, 경찰서 민원 목격담 갑론을박... 무슨 일?

"손 떨리고 눈물나" 강지영, 경찰서 민원 목격담 갑론을박... 무슨 일?

걸그룹 카라 출신 강지영이 자신의 SNS를 통해 공무원의 불친절을 목격했다는 글을 남겨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23일, 강지영이 쏘아올린 해당 글은 곧 누리꾼들의 갑론을박으로 번졌다. 그녀는 자신의 SNS에 "소소한 저의 일상을 보내고 있는 사진과 그 일상 속에서

“아이들의 변화 속에서 행복과 보람을 느낍니다” 

“아이들의 변화 속에서 행복과 보람을 느낍니다” 

—연변 고아∙곤난아동 애심협회 설립… 고아∙곤난아동들 위한 사랑 릴레이 이어간다 연변 고아∙곤난아동 애심협회 설립식 한장면(오른쪽 두번째가 강위란 회장)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물질보단 사랑과 동반이지요. 자원봉사를 하면서 아이들과 함께 음식도 만들어

우리나라 채굴 가능 석유, 천연가스 매장량  모두 증가

우리나라 채굴 가능 석유, 천연가스 매장량 모두 증가

개남평유전에서 작업 중인 ‘심란탐색'호 시추 플래트홈 지난해 말 기준으로 기술적으로 채굴 가능한 우리나라의 석유 매장량과 천연가스 매장량이 각각 38.5억톤, 66834.7억립방메터 기록, 전년 대비 각각 1.0%, 1.7%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자연자원공보와

모이자 소개|모이자 모바일|운영원칙|개인정보 보호정책|모이자 연혁|광고안내|제휴안내|제휴사 소개
기사송고: news@moyiza.kr
Copyright © Moyiza.kr 2000~2024 All Rights Reserved.
모이자 모바일
광고 차단 기능 끄기
광고 차단 기능을 사용하면 모이자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모이자를 정상적으로 이용하려면 광고 차단 기능을 꺼 두세요.
광고 차단 해지방법을 참조하시거나 서비스 센터에 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