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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필립칼럼 97] 나는 매일 책을 읽기로 했다. 3

[모이자] | 발행시간: 2021.01.11일 08:00
우리 집 거실엔 TV가 없다. TV가 있어야 할 자리에 책장 6개가 있다. 우리 집은 도서관처럼 책으로 둘러싸여 있다. 책은 저렴한 가격으로 다양한 디자인이 가능한 훌륭한 가구다. 작지만 당신만의 서재를 만들고 빈약해도 당신만의 책 목록을 만들면서 작은 도서관을 만들어보라. 자연스레 일상에 책이 늘 함께하게 될 것이다.


출퇴근길에는 스마트폰 금지. 집을 나설 때 스마트폰은 가방 안에 넣고, 손에는 책을 든다. 집을 나설 때 무엇을 손에 붙잡고 있느냐에 따라 내 출퇴근 시간은 무의미한 시간과 유의미한 시간, 그중 하나로 결정된다. 중요한 것은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현관문을 나서지 않는 일이다. 이것만 지켜도 독서 습관 형성에 반은 성공한 것이다. 자신만의 독서 장소를 찾길 바란다. 고정된 장소를 찾으려고 애쓰기보다는 일상 속에 모든 공간을 독서의 장소로 만들었으면 좋겠다.


귀가 후 3분이 독서 습관을 결정한다. 집에 들어가서 스마트폰을 만지는 순간, TV를 켜는 순간, 노트북을 부팅하는 순간, 충분했던 나의 시간은 사라진다. 시간 도둑으로부터 나를 지키기 위해서 나는 집에 들어가면 씻기 전에 우선 3분 동안 책을 읽는다. 그 후에 씻고 밥을 먹는다. 3분 책 읽기. 사실 그 안에 2-3페이지도 읽지 못하지만, 집에 들어가자마자 스마트폰을 본다는 건, TV를 켠다는 건 내 하루를 스마트폰과 TV가 이끄는 대로 내버려 두겠다는 '항복 선언'과 같다. 현대의 시간 도둑은 과연 누구인가, 자본주의는 인간의 하루 24시간을 누가 더 많이 빼앗느냐의 싸움이다. 이 싸움에서 스마트폰은 지난 몇 년간 '무적 무패'의 대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책이나 잡지, 눈앞의 친구나 가족과 나눠 갖던 시간이라는 희소한 자원을 이제는 스마트폰이 독점하고 있다. 사랑스러운 아이를 앞에 두고 스마트폰으로 야구 중계를 보는 아빠의 모습은 때때로 혐오스럽기까지 하고. 우리는 스마트폰과의 시간 싸움에서 철저하게 패배하고 있는 셈이다. 소설가 김영하는 이런 세태를 다음과 같이 꼬집은 적이 있다. "어느 소설에서 부자가 빈자에게 돈을 주고 시간을 산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애플과 삼성이 만든 스마트폰이 공짜로 우리의 시간을 빼앗아가고 있다." (조선일보, 2014년 7월 14일)


우리 모두는 자기 시간을 지키기에는 혈안이면서 그렇게 가까스로 지켜낸 시간을 엉뚱한 도둑에게 자발적으로 바치고 있다. 이제부터 우리는 시간 도둑과의 전쟁을 치를 준비를 해야 한다. 정말 소중하고 귀한 삶의 순간들이 스마트폰 액정 바깥에 있는데, 우리는 이 단순한 사실을 자주 잊는다. 책은 시간 도둑으로부터 나를 보호해주는 유일무이한 도구다. 책을 읽어서 잘못된 사람이 있는가. 없다. 나를 보호해주는 방패가 많지 않은 이 험한 세상을 어떻게 싸워야 할지 냉철하게 고민해보자. 든든한 방패인 책을 내 무기로 삼자.


본격적으로 책 읽기를 시작하면서 도서관이 즐길 거리 많은 '꿀 장소'라는 것을 알았다. 또한 서점은 인생의 모든 시간을 가장 빠르게 경험할 수 있는 최고의 장소이기도 하다. 수없이 많은 지혜를, 추억을, 통찰을 얻게 해준다는 점에서 서점에서의 한가로운 시간은 나 자신과 만나는 산책의 시간이다. 이 '서점 산책'에서 당신이 얻게 되는 건 무궁무진하다. 독서를 위해서는 책을 사야 한다. 충동구매라도 해라. 자꾸 사야 자꾸 읽게 된다.

이제는 '북캉스'를 떠나자. 여름에 피서나 휴양을 위해 떠나는 휴가의 '바캉스'(vacance)와 '책'(book)의 합성어인 '북캉스'(Bookcance)는 휴가를 책과 함께 보낸다는 뜻이다. 남들 다 떠나는 휴가 시즌에 책을 구입하고, 시원한 곳에서 읽으며 여가를 보내는 거다.


어떤 미래 생활자가 되고 싶은가. 누군가의 꼭두각시로 삶을 살고 싶은가 아니면 스스로 인생의 설계자가 될 것인가. 갈 곳 몰라 허둥대는 인생을 살기 싫다면, 주체적으로 세상을 해석하며, 더 나은 삶을 원한다면 답은 오직 책뿐이다. 책 속에 미래가 있다. '오늘 뭐 먹지?'를 고민하는 것 이상으로 '오늘 뭐 읽지?'를 머리에 떠올리는 우리가 되길 바란다. 나와 당신이 어딘가에서 우연히 만났을 때 첫인사는 "요즘 어떤 책 읽으세요?"였으면 좋겠다. '아는 척' 대신 '아는 책'을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하며 이 책을 마친다.


현직 회사원이 이런 좋은 책을 썼다는 점이 놀랍다. 앞부분에 책을 통해 자신이 변화는 희열을 느껴보자고 도전을 던지고, 마무리는 '아는 척' 대신 '아는 책'으로 했다. 수많은 사람의 경험과 정보, 지식, 지혜가 압축된 책을 통해, 오늘의 시간을 좀 더 짜임새 있게 살고, 내일의 미래를 좀 더 현명하게 준비할 수 있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바란다. 거산 윤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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