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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만강칼럼]자률과 규제

[길림신문] | 발행시간: 2021.01.11일 16:48
 

 

우상렬

(연변대학 교수) 

인간은 자률적인 존재이다. 인간성을 선한 것으로 본 성선설자들은 대부분 이렇게 본다. 맹자가 집안 어른을 사랑하는 데로부터 자연스럽게 다른 집 어른을 사랑하는 데로 나아가며 집안 아이들을 어여삐 여기는 데로부터 자연스럽게 다른 집 아이들을 어여삐 여기는 데로 나아간다고 한 것은 전형적인 보기가 되겠다. 유럽에서 18세기 독일의 철학가이고 미학가인 칸트가 인간의 순수도덕의지를 강조한 것도 그 보기가 되겠다. 인간은 리성적이고 착하니 충분히 자률에 맡겨도 무난하다는 것이다.

인간은 규제적인 존재이다. 인간성을 악한 것으로 본 성악설자들은 대부분 이렇게 본다. 순자가 인간은 자기 밖에 모르는 리기적인 존재이기에 반드시 강한 법적 규제를 가해야 된다고 한 것은 그 전형적인 보기가 되겠다. 그리고 유럽에서는 전통적으로 성악설이 주류를 이루면서 법제를 강조해왔다. 어쩌면 유럽 사람들의 원죄의식도 이것을 말해주고 있다.

그럼 인간은 자률적인 존재인가 아니면 규제적인 존재인가? 결론은 간단하다. 자률적인 존재이면서 규제적인 존재이다. 이로부터 자률과 규제는 네 속에 내가 있고 내 속에 네가 있는 변증법적 관계가 형성된다. 따라서 이런 변증법적 관계로부터 우리 삶을 조직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 삶에는 이 량자의 관계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문제점들이 있다. 너무 규제에 치우치다 보니 자률을 묵살하는 경우이다.

교통질서를 놓고 보자. 언젠가 나는 남방의 한 현대화 대도시에 출장을 갔었다. 다른 것은 다 마음에 들었는데 전반 도시가 굉장히 갑갑하고 억압감을 주어 하루도 더 있기 싫었다. 도로 가름대가 눈에 거슬렸다. 도로 중앙선에는 더 말할 것도 없고 도로 량켠 인행도 쪽에도 철제가름대를 설치해놓았다. 물론 철제가름대를 보기 좋게 하느라고 여러가지 색칠도 했다. 그러니 인행도의 사람들이 애초에 차도에 못 들어오도록 규제를 해버렸다. 답답함을 느꼈다. 오히려 대도시가 작아보이고 초라해보였다. 규제는 이렇게 하는 것이 아닌데…

우리의 교육을 살펴보자. 우리는 학생들에게 이렇게 해야 한다는 당위성 교육, 이렇게 하지 말아야 한다는 금지교육, 한마디로 규제적인 교육을 많이 해왔다. 물론 이런 교육이 효과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 초등교육일수록 이런 교육이 필요한 줄로 안다. 그러나 자기가 알아서 공부하고 배우기, 이런 자률적인 교육도 대단히 필요하다. 고등교육일수록, 인생의 보다 많은 과정은 스스로 배우는 것이라 할 때 더구나 필요한 줄로 안다. 현재 우리 교육의 문제점은 바로 이런 자률교육이 부족한 데 있다. 특히 고등교육에 있어서 개성과 주체성이 형성된 대학생들이라 자률학습이 위주가 되게 해야 한다. 그런데 규제적인 필수과목이 너무 많고 자률적인 선택과목이 아직 적은 것이다. 우리는 학생들에게 고기를 잡아주기보다는 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쳐 스스로 잡게 해야 한다. 학생들이 스스로 고기를 잡을 때 그것은 자률적인 즐거운 선택이 될 것이다. 사실 맞춤형 교육이라는 것도 이런 자률이 안받침될 때 효과적인 것이다.

규제, 우리 인간 삶은 이것을 떠날 수 없다. 규제가 필요하다. 특히 현재 코로나19와 같은 비상시기에는 규제가 절실히 필요하다. 규제를 하지 않을 때 인간은 굴레 벗은 말처럼 될 수 있으니 말이다. 그렇다 하여 우의 경우처럼 규제를 해서는 안된다. 자률을 홀시하거나 무시한 규제 말이다. 규제는 어디까지나 자률을 이끌어내야 한다. 규제가 자률에 녹아들게 해야 한다. 이로부터 인간의 삶은 어떤 의미에서 점점 규제를 풀어가는 과정 즉 자률에 맡기는 과정이 되는 것이다.

한마디로 말하면 자률을 통한 자유의 획득이다. 자률이란 자기 의사에 따라 자기가 알아서 하기, 그러면서도 공공적인 합의나 사회적인 법도에 부합되는 것, 그러니 자연스럽고 즐겁고 합리적일 수 밖에 없다. 공자가 말한 “내 마음이 내키는 대로 해도 법도에 어긋나지 않는(随心所欲不逾矩)” 경지가 되겠고 로자가 말한 “스스로 다스려지는(無爲而治)” 경지가 되겠다. 그러니 자률은 인간 삶의 한 리상적인 경지라고 말할 수 있다. 바로 규제를 통해 자률이 형성되였을 때, 규제가 자률의 피와 살이 되였을 때 규제를 풀어야 한다. 때문에 도시 철제가름대도 사람들이 인행도를 자률적으로 오갈 때 제거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의 교육도 학생들이 스스로 원하고 행할 때 자률에 많이 맡겨야 한다. 이로부터 보아 규제는 과정이고 자률은 결과이다.

현재 이런 자률이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선진국에서는 자률에 의한 NGO―시민단체들이 우후죽순마냥 나타나고 있다. 이른바 뜻이 맞는 사람들 끼리 모여 사회공익사업을 추진하는 것이다.

때문에 우리는 자타나 사회를 막론하고 자률적인 합의에 의하여 의사 결정을 도출하는 민주로 우리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길림신문/우상렬(연변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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