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와 모더나"
화이자(辉瑞)와 모더나(莫德纳)는 코로나 백신으로 유명한 미국의 두 글로벌 제약회사이다. 이들이 만든 코로나 백신의 핵심 기술을 설계한 중국인 과학자가 알려져 주목된다. 그의 이름은 왕년상(王年爽), 청화대학 박사 출신이며 80후이다.
왕년상.
중국 매체 딥테크(DeepTech深科技)는 화이자-바이온테크, 모더나의 코로나 백신 개발에 모두 사용된 핵심 기술의 설계자 중 하나가 중국 출신 과학자라고 보도했다. 미국 매체 워싱턴 포스트(WP)가 지난 12월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 개발 과정을 다룬 기사에 등장한 'Nianshuang Wang(왕년상)'이 중국인이라는 것이다.
왕년상이 참여한 핵심 기술은?
바이러스 표면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줄여서 S단백질이라고 부른다. 인체 세포 표면의 수용체 ACE2와 결합하고 바이러스의 세포 침투를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단백질이자 백신 제조의 열쇠이기도 하다. 코로나19가 사스(SARS)에 비해 전염성이 강했던 원인 중 하나로 S단백질과 ACE2 수용체 간 강한 친화력이 꼽히기도 한다.
사스, 메르스를 비롯한 고위험성 바이러스는 S단백질의 불안정성이 관련 연구를 지연시키는 주된 원인이였다. "왕년상이 포함된 연구팀은 바로 이 S단백질을 안정화시키는 연구성과를 거뒀고 백신 및 약품 개발에 기반을 마련했다"고 딥테크는 보도했다.
왕년상 소속 연구팀은 그동안 축적해온 연구 결과 덕분에 신속한 대응이 가능했다. 지난해 코로나 19 발발 후 왕년상이 소속된 미국 텍사스대학 오스틴 분교 제이슨 맥렐란(Jason McLellan) 실험실은 초저온 전자 현미경 기술을 적용, 안정화된 코로나 바이러스 S단백질 구조를 밝혀냈다. 이는 이후 코로나19 진단시약 및 백신, 약품 연구개발에 핵심적인 정보가 됐다.
이 실험실은 또 전세계 10여개 국가의 100여개 연구기관 및 업체에 S-2P 플라스미드 혹은 단백질을 제공했다. 전세계 코로나 바이러스 연구 및 약품 개발을 촉신시키는데 기여했고 딥데크는 향후 이 기술이 더 많은 '코로나19 대항 무기' 개발의 가이드라인이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메르스 발생 후 바이러스 연구 돌입"
왕년상이 바이러스 연구와 인연을 맺은 것은 메르스가 발생한 이듬해인 2013년이다. 그는 당시 청화대학 생명과학대학 왕신천(王新泉) 교수의 밑에서 메르스 바이러스의 세포기제에 대해 연구했다.
1년 뒤인 2014년, 왕년상은 박사 과정을 마무리한 후 미국으로 건너갔다. 당시 과학 학술지 사이언스에서 2013년 10대 과학 혁신 성과로 뽑은 제이슨 맥렐란의 백신 연구에 주목했고, 맥렐란이 새로 설립한 실험실의 일원이 되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6년이 흘렀고 그간 공들인 연구가 2019년 전세계를 급습한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 개발에 보탬이 됐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 왕년상은 다국적 바이오제약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추후 기회가 된다면 귀국해 중국 바이오 제약 산업을 위해 기여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중국이 자국 기술혁신을 독려하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중국으로 돌아오는 해외 류학 과학자의 사례가 점차 늘고 있다. 바이오제약 부문도 마찬가지다. 대표적 사례로는 2020년 10월 신다 바이오(信达生物)그룹 총재로 선임된 류용군(刘勇军)박사, 항암제 개발 다크호스로 떠오른 중국 제약업체 백제신주(百济神州) 창립자 왕효동(王晓东) 등이 있다.
/종합